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쉘 Aug 03. 2024

개의 습격

애완닭 이야기


정체 모를 동네개가 사랑으로 2년 동안 키워온 닭들을 공격했어요.

두 마리는 목이 꺾여 죽었고, 한 마리는 온데간데없고요. 한 마리는 다행히도 옆집 아주머니가 개로부터 구해 주셔서 살았어요.

펄은 너무 충격을 받은 건지 어디를 다친 건지 한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고 있어요. 너무 불쌍하고 가슴이 아파요.


외출을 하고 돌아왔는데, 저희 집 앞에 옆집 아저씨가 우리를 계속 기다린 모양이었어요. 너희 집 닭인지는 모르겠지만  개한테 공격당하고 있는 닭을 와이프가 구해와서 보호 중이니 확인해 보라고 … 닭을 제일 잘 알아보는 아들과 함께 아니길 바라면서 갔는데.. 맞더라고요. 꼼짝도 안 하고 남의 집에 앉아 있는데.. 가슴이 찢어지늕줄…


금세 눈시울이 붉어진 아들이 닭을 가슴가까이 끌어안고 집으로 데려왔어요. 연신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닭장에는 전쟁터처럼 깃털이 가득.. 캐러멜은 목이 꺾여 죽어있고.. 선샤인과 체리는 온데간데없었어요.


달걀에서부터 키워온 닭들이라서 정이 많이들 었는데.. 있을 때 잘해줄걸.. 바쁘다고 아이들 당번만 시켜 먹고 저는 한번 제대로 못 들다 봐준 걸 잔뜩 후회하며, 가든과 연결된 숲 속을 이리저리 찾아 헤맸어요. 남편과 딸은 캐러멜을 가든 한쪽에 묻어주었고, 아들과 전 숲 속을 뒤지고 다녔어요.


아들은 떨어진 닭털을 따라가 보자고 했고, 집에서 꾀 떨어진 곳에서 죽은 체리를 발견했어요. 무서운 마음이 먼저든 저와는 달리 열한 살 먹은 아들이 죽은 체리를 안아 들고 집으로 데려갔어요. 남은 전 선샤인을 더 찾아보는데… 공격하는 개로부터 살아보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닭털이 사방팔방…. 닭 밥 한번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던 저이지만… 그래도 많이 정들었거든요.


딸의 닭인 선샤인의 행방이 묘연한 채 , 펄을 박스집에 넣어 집안으로 데려왔어요. 꼼짝도 안 하고  박스집에 앉아있어요.   오늘 닭모이를 새로 사 왔는데.. 특별히  닭 소화기관도 좋아지는 닭모이를 사 왔는데…  20kg나 샀는데… 먹을 닭들이 없어요.


아이들은 일요일이 지나면 펄을 동물병원에 데려가자고 난리예요. 깃털을 제쳐보니 피가 보여요. 아마 어디를 다친 게 분 면한데… 동물병원 가격이 만만치가 않아 고민이 잠깐 되더라고요.


 따뜻하고 밝은 거실에서는 도통 잠을 자지 않아 , 시원하고 어두운 현관으로 옮겨주니 이제 잠을 자나 봐요. 펄을 체크하고 온 남편이 “다 조용히 해 ~이제야 자는 것 같아”라고 하네요.


제일 똑똑했던 썬샤인의 행방을 모르는 우리는  썬샤인이 돌아 올거라 믿고있어요. 썬샤인은 정말 똑똑한 잙이라 우리가족도 다알아보고, 목소리도 구분하고 , 집의 바운더리도 다알아서 꼭 앤완견 같았거든요.

썬샤인이 혹시 돌아올까봐 빈 정원에다 대고 “썬샤인|” 하고 지속적느로 이름을 불러주고 있는 아이들이 짠 하네요.


오늘 전 처음으로  영어로 진심으로 욕을 했어요. Bloody dog!!



작가의 이전글 시어머니 오신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