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디단 밤양갱, 전하지 못한 마음
오늘의 내담자는 비비(BIBI)의 ⌈밤양갱⌋이에요.
⌈밤양갱⌋을 처음 들었을 때, 가슴이 뭉클했어요. 달디단 밤양갱 하나. 그렇게 작은 걸 원했던 건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 노래를 들으며 '아, 나도 그랬지' 하는 마음이 들었을 거예요.
떠나는 길에 네가 내게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잠깐이라도 널 안 바라보면,
머리에 불이 나버린다니까
"어? 나 그런 적 없는데?"
속마음이 이랬을 것 같아요. 사실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는 걸,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고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그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으니까, 오해가 쌓이고 서운함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죠.
상담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어요. "저는 정말 많은 걸 바란 게 아니었는데, 왜 상대방은 그렇게 느꼈을까요?" 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시는 분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참 아프더라고요.
우리는 이걸 '욕구 표현의 어려움'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쉽게 말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걸 말로 꺼내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상대방이 알아서 눈치채주기만을 바라는데, 그게 잘 안 되니까 답답하고 서운한 거예요.
나는 흐르려는 눈물을 참고,
하려던 얘길 어렵게 누르고,
그래, 미안해라는 한 마디로
너랑 나눈 날들 마무리했었지
아, 이 부분에서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하고 싶었던 말들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 꾹꾹 눌러 삼켰을 그 순간들. "말해봤자 넌 이해 못 할 거야", "괜히 더 복잡해질까 봐" 하면서 말이에요. 그래서 결국 "미안해"라는 한 마디로 모든 걸 덮어버리게 되는 거죠.
표현되지 못한 마음은 정말 오래가요.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내지 못했던 그 아쉬움이, 시간이 지나도 자꾸 떠올라서 우리를 힘들게 하거든요.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이야
밤양갱 하나.
정말 그게 다였어요. 거창한 것도 아니고,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달콤한 밤양갱 하나면 충분했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다는 게 더 속상했을 거예요.
상다리가 부러지고
둘이서 먹다 하나가 쓰러져버려도
나라는 사람을 몰랐던 넌
떠나가다가 돌아서서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온 마음으로 건넨 것들이, 때로는 상대에게 과한 짐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것이 내 사랑이 잘못된 건 아니에요. 다만, 서로의 다름을 몰랐던 것뿐이죠.
내가 원하는 걸 직접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내 마음을 짐작할 수밖에 없게 돼요. 그러다 보니 서로 엇갈리게 되는 거죠.
아냐, 내가 늘 바란 건 하나야,
한 개뿐이야, 달디단, 밤양갱
그래요, 맞아요.
결국 바란 건 아주 작고 단순한 거였어요.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 이해받고 싶다는 마음. 이런 바람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걸 우리는 '자기주장(assertiveness)'이라고 불러요. 자기주장은 내 마음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나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거예요.
다음 사랑에서는, 그 마음을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솔직하게 꺼내보면 어떨까요?
욕구를 말하지 않는 습관, 상담실에서 정말 많이 만나요. 거절당할까 두려워서, 혹은 욕심 많은 사람처럼 보일까 봐 마음을 숨기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는 이걸 '회피형 애착'과 연결해서 보기도 해요.
그런데 그렇게 감정을 꾹꾹 눌러담다 보면, 내면에 불만이 쌓이게 돼요. 살아오면서 우리 모두는 때로는 너무 많이 참았고, 때로는 너무 쉽게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렇게 쌓인 마음들은 언젠가 펑 터지기도 하고, 조용히 나를 무너뜨리기도 하죠.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돌봄을 받고 싶은 욕구도 있고요. 하지만 그 마음을 겉으로 꺼내 보이지 않으면,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워요.
그러니 이제는 내가 바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요. 상대가 눈치채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내 마음을 다정하게 꺼내어 보여주는 연습이 필요하죠.
사랑한다는 건 서로의 마음을 말하지 않고도 알아주는 게 아니에요. 사랑은, 서로의 마음을 건네는 일이거든요.
혹시 그 과정에서 또 상처받을까 두려워진다면, 괜찮아요. 사랑이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숨는 게 아니라, 상처받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다시 문을 열어보는 용기니까요.
지금까지 참 많이 애썼어요. 그리고 당신이 다시 사랑을 시작할 때, 더 단단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는 걸 믿어요.
그게 바로 건강한 사랑의 시작이니까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혹시 마음속 깊이 숨겨둔 '밤양갱' 같은 게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