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해야 안전하다는 착각

자존감수업 | 오직 나를 위한 마음공부

by 지혜더하기

어떤 사람들은 자기 머릿속에 CCTV가 있다.


말하는 나를 찍고,

걷는 나를 찍고,

뭔가를 끝낸 나를 되감기 해서 다시 본다.


'이상한 거 없었나?'

'실수한 거 없었나?'

끊임없이 자기를 검증한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되게 피곤하다는 것.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머릿속이 멈추질 않는다.

'괜찮았나, 이상하진 않았나, 틀린 건 없었나.'

그 점검이 멈추질 않는다.

왜 그럴까.




처음엔 이게 성격인 줄 알았다.

꼼꼼한 거라고, 신중한 거라고.

그런데 상담을 하면서

그 아래 다른 게 보였다.


수치심.


틀리면 수치스럽다는 두려움.

맞으면 당당하고, 틀리면 부끄럽다는 공식.

그게 언젠가부터 깊이 박혀버렸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어릴 때부터 많이 들었다.

"맞아, 잘했어."

또는

"틀렸어, 왜 그랬어."

맞음에는 칭찬이, 틀림에는 꾸지람이 따라왔다.


그게 반복되면 뇌가 학습한다.

틀리면 안 된다고.

틀리면 사랑받지 못한다고.

그래서 말을 아끼게 된다.

확실한 것만 말하게 된다.

모임에서 조용해진다.


틀릴 바엔 안 하는 게 낫다.


문제는,

'틀려도 괜찮다'는 말이 잘 안 먹힌다는 것이다.

머리로는 안다.

완벽한 사람 없다는 것.

실수해도 괜찮다는 것.


그런데 몸이 안 따라온다.

뭔가 틀리면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 순간, 이성적인 위로는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틀려도 괜찮다'가 아니라,

'왜 이렇게 틀리는 게 무서운지'를 먼저 본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누구 앞에서 특히 그런지.

틀렸을 때 느꼈던 감정이 뭐였는지.


그걸 알게 되면, 조금씩 풀린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어린 시절의 내가 무서워했던 거구나.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다.

틀려도 사라지지 않는다.

틀려도 버림받지 않는다.

그걸 머리가 아니라 경험으로 알게 되면,

점검이 조금씩 줄어든다.


머릿속 CCTV의 전원이 꺼지는 건 아니다.

그냥 덜 들여다보게 된다.


아직 완전히 편해지진 않았어도 괜찮다.

알아차렸다면,

이미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