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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인 Sep 27. 2020

미국 증시, 처음 겪는 조정장에 대처하기

#0. 처음 겪어보는 조정장 


9월 2일, 나스닥 지수가 최고점인 12,053을 기록하고 약 4주 간 계속되는 조정장을 맞고 있습니다. 4월 이후 지속적으로 치솟던 미국 증시에 브레이크가 걸린 이번 조정장은 COVID-19 이전 전고점(9,814)을 회복한 뒤 가장 긴 조정 기간입니다. 


출처 : 한국 예탁결제원 증권정보 포털


미국 주식 보관잔액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해외주식 투자자분들이 처음 겪어보는 조정장일 것 같습니다. 어제만 얼마를 잃었다느니, 이제 그만 손절을 고민 중이라느니 등의 얘기가 회사 엘리베이터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제 입장에서도 처음 경험하는 조정 중이라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1. 조정이 오는 이유는 뭐야?

 

조정이 오는 이유를 알기 전에 '약세장'과 '조정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고민해보았습니다. 


① 고점 대비 낙폭 


만약 조정장을 전고점 대비 -10%, 약세장(흔히 일컫는 베어마켓) -20% 하락으로 본다면 조정장은 약세장으로 가는 초입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9월 증시 하락에 대해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약세장으로 가는 단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약세장으로 진입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에 미국 증시 하락세가 '조정장'으로 보지 않았을까요? 


② 하락의 원인 


그렇기 때문에 저는 조정장과 약세장을 가르는 것은 주가 하락의 원인에 있다고 봅니다. 3월 미국 증시 급락은 분명히 약세장이 맞습니다. 나스닥 기준 전 고점 대비 -35% 이상 떨어진 '수치적 하락'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하락을 이끌어 낸 원인이 '심각한 바이러스'라는 점에서 많은 투자자들의 투매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최근 9월 증시 급락은 눈에 보이는 리스크보다는 '제거되지 않는 불확실성'과 '이익 실현 욕구'가 주된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⑴ 미국 추가 부양책 


미국은 지금까지 COVID-19 팬데믹 사태에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총 4차례에 걸쳐 2조 8000억 달러의 양적완화를 통해 부양책을 실시해왔습니다. 이에 미국 경제는 9월 초 8% 대 실업률을 기록하며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때문에 현재 5차 부양책 2조 5000억 달러에 대한 합의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경기가 계속해서 회복되고 있는데 무리한 부양책을 진행할 수 있는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경제 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무산되면 기존에 계속해서 유입되던 투자금이 회수될 수 있고,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올해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 또한 정치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두 후보 중 누가 되든 증시의 급락과 급등이 올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재 누가 될지 모르는다는 것은 남은 추가 경제 부양책이 오리무중이란 뜻과 같기 때문에 이 또한 불확실성에 무게를 더 해주고 있습니다. 


   이익 실현 욕구 


시장이 더 이상의 성장 모멘텀을 잃고 정체되는 경우, 많은 투자자들이 이익을 실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현재 증시 성장 모멘텀은 실물 경제와는 별개로 무제한 양적 완화를 통한 막대한 유동성이 주식 시장으로 몰려든 것이라고 봅니다. 더 들어올 자금이 있다면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고 '더 먹고 싶기 때문에' 이익 실현을 미룰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로써는 불확실하니 '이 정도 먹었으면 됐다' 하고 이익 실현할 투자자, 기관들이 나타납니다. 


특히 공매도를 집중적으로 하는 기관의 경우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가의 역사를 늘 공매도와 함께하는 테슬라(TSLA)에 최근 공매도 볼륨의 변화를 알아보겠습니다. 8월 31일 테슬라 전고점을 찍기 전까지 공매도 비율이 60% 정도가 됩니다. 매일 10개의 주식이 거래가 된다고 가정하면 그중 6개는 공매도 물량이었다는 뜻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부근에서 강한 하방압력을 받고 테슬라 주가가 계속해서 하방세를 띠게 됩니다. 누구보다 고점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하는 공매도 전문 기관에서 냄새를 맡았다는 뜻이겠죠? 개인 투자자들 역시 고점을 확인하고 이익 실현 욕구가 생겨 매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8월 27일 ~ 9월 25일 테슬라 공매도 비율. 출처 : nakedshortreport.com


   바이러스 2차 팬데믹 


9월 중순부터 바이러스 2차 팬데믹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2차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 제한, 모임 금지 등의 봉쇄령을 내렸습니다. COVID-19에 대해서 완화적인 조치를 두던 유럽이 2차 봉쇄를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6월을 기점으로 신규 확진자 수의 기울기가 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2차 확산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1차 확산과 다른 방식으로 증시가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번 맞아봤기 때문에 약세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크지 않다고 봅니다. 빠른 주가 회복을 이미 경험했으니 매수세가 따라붙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정치적 불확실성, 추가 부양책 합의 이슈보다는 '약세장'으로 이끌 가능성은 높다고 봅니다. 


COVID-19 백신 3상 통과가 위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유일한 해결책이 되겠습니다.  


COVID-19 확진자 증가 추이. 출처 : Google

#2. 조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거야?


조정이 오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아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불확실성(부양책, 백신 등)이 언제 해소될지 모르고, 시장이 불확실성의 해소에 따라 언제 얼마나 반등해줄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아마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다만, 저는 조정장 지속에 따라 투자할 현금을 좀 더 확보(국내 주식 매도 등)하였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증시 흐름에 따라 대응하고자 합니다.


'너무 많이 오른 것 같다.'  혹은 '이 정도면 바닥이 아닐까?'는 나의 느낌에 의존한 것이기 때문에 설사 이득을 본다고 해도,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같은 식으로 대처하기가 어렵습니다. 매번 감에 의존해서 이득을 본다면, 돗자리 펴고 손님 받아야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을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본인만의 생각을 가지고 매수/매도 전략을 짜는 게 맞다고 봅니다. 설사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실수를 보완하고 다음에 더 나은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① 1차 지지선 진입 시 (MDD -10%, 10,847)  


8일 종가 기준으로 10,848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지수가 하방으로 횡보하고 있습니다. 현재 나스닥 지수는 소폭 회복하여 25일 종가 기준으로 10,913으로 MDD -9.5% 수준입니다.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어줄 모멘텀이 나오지 않으면 단기간 동안은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고점 대비 많이 떨어진 주식들이 많아 사고 싶어 죽겠지만,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시장을 지켜보고자 합니다. 


② 1차 지지선 이탈 후 2차 지지선 형성 (MMD -15%, 10,245) 


사실 2차 지지선이 어디서 형성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MMD -15%에서는 어느 정도 매수에 가담해도 좋은 가격대라는 생각(바닥은 아니라도 콘센트 높이쯤)을 가지고 본격 분할 매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금 비중을 20% 정도 유지되는 선에서 목표한 주식을 매수할 생각입니다.   


③ '약세장' 진입 시 (MDD -20%, 9,642) 


COVID-19 이전 전 고점이 9,817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그때와는 말도 안 되게 풍부한 자금이 증시에 몰렸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거의 실현되기 힘든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약세장 진입을 할 경우를 아예 배제할 수 없으니 이 경우에는 가지고 있는 현금 비중을 5%을 남기고 낙폭이 큰 주식을 위주로 매수하고자 합니다.  


④ 개별 주식들의 낙폭이 커질 경우 



미국 증시 하락과는 별개로 개별주식의 낙폭이 커질 경우에도 구매할 계획입니다. 개별 주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9월 최저점에 맞춰서 낙폭을 정해 목표가를 산출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2차 목표가는 절대로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오게 되었을 경우, 기쁘게 매수할 수 있는 멘탈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이번 조정장에서 배운 점은 '이 가격은 다시는 안 온다. 얼른 사야 된다.'라는 조바심을 더 이상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멈추는 방법을 모르는 듯했던 기차에도 브레이크는 걸린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증시 변화에 따라 매수/매도 계획을 잘 세워가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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