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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인 Jan 01. 2021

주식 투자 1년차, 2020년 결산

안녕하세요! 와인입니다.


올해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아무래도 "COVID-19"이 아닐까 싶습니다. 급격한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류 전체가 큰 혼란에 빠졌고 우리 생활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대면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비대면 문화가 우리에게 친숙해지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화상 회의로 팀장님과 대화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배달 음식은 날로 다채로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큰 변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했던 기업들은 상승 랠리를 달리며 그 끝이 어디인가를 궁금하게 했습니다. 


백신 개발 소식에 항공, 쇼핑, 부동산 관련 주식이 급등한 적도 있었습니다. 인류가 드디어 반격에 나서면서 COVID-19을 극복한다는 기대감에 말이죠. 아직까지 완벽히 바이러스를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점차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COVID-19으로 바뀐 변화를 좀 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언택트로의 전환은 거대한 흐름이었고 바이러스는 이러한 변화를 가속해준 촉매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MS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2년 걸릴 디지털 전환이 단 2개월 만에 이뤄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거대한 흐름을 읽고 투자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1. 12월 마감 주식 계좌


20.12.31 기준. 포트폴리오 정보
20.12.31 기준. 해외 주식 계좌.


12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보유 종목과 보유량 그리고 수익률입니다. 배당금, 실현 수익, 레버리지 비용을 포함하면 42.5%의 수익률을 기록하였습니다.


12월 추가된 3가지 종목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드리면,


① 레모네이드(LMND) :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AI를 활용하여 고객에게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테슬라, 스퀘어를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기분이 들었습니다. 기존 레거시 보험사를 부분적으로 혹은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기업으로 판단됩니다. 


② 슈뢰딩거(SDGR) : AI를 바탕으로 제약 과정의 물리적 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유명합니다.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꽤나 유명해서 제약업계의 테슬라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제약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③ C3.ai(AI): AI 기반 소프트웨어 회사로 주로 B2B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AI가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고, 그 효율성이 혁신적이라는 점을 실제로 증명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따라서 ARKW, ARKF의 비중을 조금 줄이고 새로운 기업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20.12.31 기준. 분야별 비중


#2. 2020년을 돌아보며, 자주 나눴던 이야기


주식 투자를 하게 되면 주위 지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자연스럽게 화제로 꺼내기 마련입니다. 올해 들어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시작해서 예전보다는 좀 더 가볍게 대화는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투자 철학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지에 대해서 의견을 듣는 것은 늘 즐겁습니다.


혼자 고민하고 생각하여 투자하다 보면 자기 편향에 빠지기 쉽습니다. 내가 투자한 기업에 대해서는 좋은 것들만 생각하기 마련이니까요. 내가 투자한 기업에 대해 좋은 의견을 들을 때 보다 당장은 기분이 나쁠 수 있어도 그 기업에 투자하지 않은 이유를 들을 때 오히려 발전하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올해 주위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가장 많이 들었고, 가장 많이 의견을 말했던 질문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① 그렇게 테슬라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레버리지 활용하고 올인하면 되는 거 아니야?


제 포트폴리오에서 테슬라 비중이 높은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테슬라의 비전을 자연스레 말하게 됩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저는 2025년에 테슬라 주가는 $2,000 이상은 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700 정도이지만, 이때 당시 주가는 대략 $450 달러 내외였습니다. 한 분이 제가 얼마큼 빚을 낼 수 있는지 물어보시고,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 운용하는 자금 전부를 테슬라에 투자하면 더 수익률이 좋지 않을까?"


그 말은 제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테슬라가 더 큰 기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테슬라가 반드시 도산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극단적인 가정이긴 하지만, 기업이 도산하게 되면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됩니다. 말 그대로 'zero'. 0이라는 숫자는 어떤 숫자를 곱해도 늘어나지가 않습니다.


저는 주식 투자를 오래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든 시장에 오래 투자해서 큰 부를 이루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 한 번이라도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 특정 종목에 올인하기보다는 적정한 수준의 비중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또, 테슬라와는 다른 색깔로 빛나고 있는 기업들을 찾고 투자하는 재미도 느끼고 싶습니다. 




② 직장인치고 많은 돈을 투자하는데 불안하지는 않은가?


'직장인치고는 많은 돈'이라는 정의가 참 애매하긴 합니다. 누군가에겐 큰돈이고 또 누군가에겐 적은 액수일 수 있습니다. 당장 없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원하는 나이에 은퇴하기 위해서 설계해 놓은 최소한의 금액입니다.



물론 큰 금액을 투자하면서 '빠르게'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었던 점은 아주 좋은 시기에 투자를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올해는 누가 뭐라고 해도 대세 상승장이었습니다. 양극화가 심해지긴 했지만, 거의 모든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는 시장이었습니다. 때문에 안전 마진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던 점은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 초보자에게 안전 마진은 불안을 없애주는 아주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해도 내가 매수한 금액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아직까지는 수익권이야'라며 스스로를 안정시키게 하고 매도 버튼을 누르지 않게 합니다.


저는 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편입니다. 강요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투자를 하면서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는 방식으로 권유합니다.


먼저 복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시간의 중요성이 맞겠네요.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현금의 가치와 5년, 10년 뒤의 현금의 가치를 저울질하는 습관을 가지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고 투자를 더 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또, 이전에는 관심 없었던 세계정세와 경제 흐름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죠. 좀 더 똑똑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음.. '금융자존감'이라고 표현해보겠습니다. 금융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제 경우에는 '금융자존감'이 형성될 때쯤에 아마 살면서 가장 많은 경제, 기업 뉴스에 대해서 접한 것 같습니다. 스펀지처럼 거의 모든 뉴스를 흡수하고 기업 자료를 찾아서 공부했습니다. 근데 너무 많은 정보가 제공되어 생각이 많아졌다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V자 반등은 없다', '2020년 하반기 최대의 위기가 올 것', '이제는 자산을 현금화할 시기' 등 자극적인 뉴스 제목들로 전부 매도하고 하락을 기다릴까 생각해본 적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이런 뉴스들을 완벽히 차단할 필요는 없지만 적당히 눈과 귀를 닫을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적절하게 본인이 흔들리지 않는 수준에서 정보를 얻는 게 좋겠습니다. 


파도의 방향은 매일 바뀔 수 있지만 거대한 해류는 변하지 않습니다.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보다는 본인이 매수했던 근본적인 가치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③ 해외주식 투자를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은가?


이제 막 해외주식 투자를 하시려는 분들께는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ETF를 통해서 투자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ETF라는 투자 상품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ETF는 기본적으로 적어도 10가지가 넘는 종목에 투자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 분산투자를 하는 효과가 있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 적은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1주에 $3,000가 넘어가는 아마존 같은 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주식 거래처럼 ⒞ 환금성이 매우 좋기 때문에 일반 펀드처럼 환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게다가 ETF를 구성하는 ⒟ 기업들의 비중을 투명하게 알 수 있어서 내가 어떤 기업에 투자했는지 알기도 쉽습니다. 주의할 점이라면 추적오차와 괴리율이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QQQ, SPY, VOO 등 초대형 투자사가 상장한 ETF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ETF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벤치마크'입니다. 간단하게 ETF를 구성하고 있는 '컨셉'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펀드매니저는 이 벤치마크라는 기준에 따라서 매일 ETF의 종목을 매수, 매도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투자자 A는 "미국, 중국이 잘 나갈까? 아니면 신흥국? 잘 모르겠어. 전 세계의 주식에 투자하고 싶어!" → VT

투자자 B는 "다른 국가는 모르겠고, 나는 미국만은 지금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해!" → SPY

투자자 C는 "미국 기업 중에서도 나는 기술주가 꾸준히 더 잘 나갈 것이라고 생각해!" → QQQ

투자자 D는 "그 기술주 중에서도 가장 유망한 건 역시 반도체 아니겠어?" → SOXX


이런 식으로 투자자는 투자 섹터를 벤치마크하는 ETF를 고르시면 됩니다. 다만 처음부터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 말고 조금씩 투자하면서 스스로 확신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투자 성공' 경험을 가지되 탐욕은 늘 경계해야 합니다. 100만 원으로 10%의 수익을 냈다고 하더라도 1억으로는 10%의 수익을 내는 것은 아예 다른 문제입니다. 평정심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죠. 작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좋은 투자자가 되어 시장에 오래 살아남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나와 비교하는 습관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나의 투자 시간계(時間界)와 다른 사람의 투자 시간계가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30살에 이 정도 돈 밖에 없는데, 저 사람은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서 젊은 나이에 큰 부를 이루었구나. 부럽다." 이런 생각은 우리를 초조하게 만들고, 잘못된 투자를 하게 만듭니다.


내 투자 시간계에서 나는 이제 겨우 1살입니다. 걸음마를 차분히 배워야 할 나이에 육상선수의 신기록을 보며 부러워하고 초조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의 투자 나이가 그의 투자 나이가 되면, 우리도 그에 못지않은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다, 전부 받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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