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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인 Jan 01. 2022

미국 주식 투자 2년 차, 2021년 결산

강세장 2년 차, 2021년 


안녕하세요! 와인입니다. 


올해 주식 시장의 분위기. 참조 원작 출처 : economist.com


대충 아무거나 매수하고 홀딩했다면 어느 정도 수익률을 보장되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종목'을 잘 선택하지 않으면 수익률이 시원치 않았던 한 해였습니다. 특히 작년이 '주식'이라는 자산 자체에 대한 FOMO 현상이 있었다면, 올해는 특정 '섹터'에 대한 FOMO 현상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NFT, 메타버스, WEB 3.0과 같은 미래 지향적인 단어가 붙으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는 시장입니다.  


2020년 연말 결산을 쓴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2021년 결산을 쓰려고 하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1년은 코로나 급락 이후 시작한 강세장의 두 번째 해입니다. 나스닥 종합지수를 기준으로 2020년에는 약 43% 상승하였으나, 2021년에는 약 23% 정도의 상승을 보여주었습니다.



역사적으로 강세장 3년 차에는 미국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았던 사례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2022년의 증시가 안 좋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강세장 2년 차에 1년 차만큼의 수익을 보지 못한 투자자는 주식 시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고, 과거에 그랬듯이 다시금 주식이라는 자산은 소외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주식을 정리하고 시장을 떠나라는 말은 아닙니다. 약세장이라고 해서 모든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듯 적지 않은 종목이 눈부신 수익률을 안겨다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강세장보다는 훨씬 더 많은 노력과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말이죠.  


밸류에이션, 그것이 문제로다.  


작년에 주식이라는 자산에 처음 투자하여 '성장성이 좋은 기업'을 찾는 것에 많은 노력을 했다면, 올해는 그 기업이 '적당한 가격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미래에 크게 성장할 산업이라고 많은 투자자들 입을 모아 얘기하는 기업은 그 가격이 본래의 가치보다 높게 평가되어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투자하면, 테슬라나 아마존에 절대 투자할 수 없을걸? 밸류에이션도 중요하지만 결국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 투자법이다."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틀림없이 맞는 말입니다. 제가 밸류에이션에 대한 깊은 분석을 했다면 테슬라에 투자하기 쉽지 않았겠죠. 


하지만 저는 20년 7월 이후의 테슬라가 아닌 18년과 19년 사이에 존재하는 테슬라를 발견할 수 있는 안목을 원합니다. 모두가 테슬라에 대해서 비난을 아끼지 않고, 기관투자자들이 엄청난 양의 공매도 세례를 퍼부을 때, 기업의 가치를 남들보다 먼저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따라서 올해 많이 깨지면서 배웠던 밸류에이션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대부분의 성장주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 회사이기 때문에 PER(주가 대비 수익 비율)로 그 가치를 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게 PSR(주가 대비 매출 비율)로 회사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PSR이 같더라도 '매출 성장률'이나 '매출 총이익률'이 저마다 다른데, PSR만 가지고 기업을 평가하는 것에 한계점을 느꼈습니다. 따라서 저는 위 두 가지 값을 넣어 PSG(Price Sales to Growth and Gross profit ratio)로 기업의 가치 평가를 하고자 합니다. PSG의 산식은 간단합니다. PSR = 시가총액 / 1년 매출액입니다. 여기에 매출 총이익률과 전년 동분기 대비 매출 성장률을 넣습니다.  


PSG = 시가총액 / (1년 매출액 × 총매출이익률 × 전년 동분기 대비 매출 성장률)
예) 테슬라의 경우, PSG → 39.4 = 906억 달러 / (3.7억 달러 × 27% × 157%) 


총매출이익률이 높을수록, 매출 성장률이 높을수록 PSG의 값은 낮아집니다. 즉, 빠르게 성장하거나 낮은 원가를 통해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은 낮은 PSG 지표를 가지게 됩니다. 


참고) 나스닥 100 PSR 평균은 5.6배, S&P 500은 3.2배입니다.


현재 투자하고 있는 기업에 적용해보았습니다. PSR보다 높아진 종목도 보이고, 낮아진 종목도 보입니다. 빅 테크 기업(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의 경우, 평균 16배이고, 성장주는 평균 20배 내외입니다. 절대적인 숫자에 근거해서 기업 가치의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지만,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고평가 받고 있는지, 저평가받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시장 평가를 기준으로 PSG 수치가 20배가 넘으면 고평가, 8배 이하면 저평가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미국 증시가 조정이 더 길어져 약세장으로 진입하게 된다면 그 기준은 더 낮아질 수 있겠습니다. 


PSG의 한계점은 분기별로 매출의 등락이 심한 기업이라면 지수가 크게 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펠로톤과 같은 기업은 2분기에는 전년 동분기 매출 성장률 54% 였습니다. 반면 3분기에는 6%로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매출의 변동을 수치적인 접근이 아닌 투자자의 주관적인 해석이 필요합니다. 일시적인 하락인지 아니면 다소 장기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질지 판단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반짝' 매출 상승한 기업에 대해서도 매출 성장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확인해봐야겠습니다. 


투자할 기업의 조건을 되돌아보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투자할 기업의 조건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다음과 같은 4가지 조건을 갖춘 기업에만 투자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해당 조건에 충족하지 못 한 기업들은... 주가가 곧 회복되면 정리하려고 합니다. 


① 투자 안정성 : 나스닥(Nasdaq)과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기업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감독을 받고 있습니다. 주주친화적 자본주의가 확립된 미국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그 어떤 나라보다 투자의 안정성은 보장되어 있습니다. 다만, 올해 중국 정부의 빅 테크 규제로 인해서 단지 미국에 상장되어 있는 것은 '투자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업의 사업 영역을 정치적인 힘으로 침해하고, 사업권을 흔드는 행위는 '투자 안정성'을 훼손합니다. 따라서 저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운영하는 기업'으로 투자 대상을 제한하려고 합니다.


② 사업 확장성 : 기업이 크기 위해서 반드시 글로벌 사업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성공한 기업의 대부분은 글로벌 사업자입니다. 다소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지만, 분명 분별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금융업보다 글로벌 확장에 유리합니다.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사업이 카카오 뱅크보다 더 빨리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쉬운 것처럼 말이죠. 따라서 저는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③ 이익성장성 : 위의 조건들이 기본적인 허들이었다면, 이익성장성은 허들뿐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익성장성을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1) 영업현금흐름이 4분기 연속 증가

   2) 전년 동분기 대비 매출 성장률이 20% 이상

   3) 최근 분기 총매출이익률이 60% 이상  


단순히 매출액만 볼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세부적인 지표와 함께 기업을 파악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익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고자 합니다. 


④ 데이터 집약성 : 데이터가 곧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는 시대이기에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계속해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 많은 데이터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기술적인 해자를 보유하게 해 줄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데이터가 모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하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아마존의 이커머스나 마이크로소프트 깃허브와 같이 '서드 파티 생태계가 잘 조성되어 있는 기업', 페이스북이나 블록(구 스퀘어)과 같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CEO가 이끄는 기업', 구글의 인프라 사업처럼 '아프리카 진출에 적극적인 기업'과 같은 부가적인 조건이 있습니다.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위 조건에 부합한다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2021년 투자 성적표



시험을 보면 성적이 나오듯, 2년 차 투자 성적표입니다. 1년 차에 목표했던 수익률 10%를 훨씬 넘는 42.7%를 기록하면서 좋은 성적을 받았으나, 2년 차에는 13.8%로 시장을 하회했습니다. 21년 수익의 대부분은 20년에 이미 보유하고 있던 종목들에서 나왔습니다. 21년 매수 금액을 QQQ에 투자했다면, 그 금액은 33%가 늘어났을 것입니다. 투자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나았을 정도입니다. 

딱 1년 전에 포트폴리오와 비교해보았습니다. 딱 1년 전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종목의 변화가 많습니다. ARK ETF 종목이 전부 사라졌고, 올해는 시가 총액이 비교적 작은 고성장주 위주로 투자를 진행한 점이 눈에 확 띕니다. 올해 결과는 좋지 않지만, 빨간색으로 칠해진 수치가 머지않은 미래에 녹색으로 반전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주제별 투자 비중입니다. 목표한 비중을 그대로 가져가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기준은 있어야 하기에 늘 관리하고 있습니다. 작년과 비교한다면, 파편화되어있는 세부 주제를 큰 주제를 통해 단계별로 정리한 점이 발전한 것 같습니다. ① 다가올 미래에 대한 문제점 혹은 메가 트렌드를 주제로 설정하고 ② 이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을 하부 전개한 뒤, 마지막으로 ③ 해당 솔루션을 가지고 있거나 솔루션 최선단의 기업을 중요도에 따라 비중 배분하였습니다.  



최대 손실(MDD), 생각보다 쉽지 않네? 


월별로 투자금, 누적손익, 수익률의 변화를 그래프로 표현해보았습니다. 최고의 수익률을 안겨 준 달은 20년 8월과 21년 10월이며 각각 27.0%, 19.9%를 기록하였습니다. 월말로 가면서 회복했지만 12월이 체감상 가장 고통스러웠습니다. 12월 20일에 -12% 수익률을 기록하였습니다. 나름 마음고생했고, 주식 관련된 콘텐츠 자체를 기피하게 만들었던 올해 2월도 12월 20일에 비하면 굉장히 귀여운 수준입니다.  



고작 -12%입니다. 물론 절대 낮지 않은 수치이지만,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MDD 수치인 -30%에 비하면 아주 작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그 고통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습니다. 돈이 하루가 멀게 삭제되고 있는 것을 보자니 견디기 쉽지 않았습니다. 어리석게도 "11월에 어느 정도 팔고 나왔어야 했나?" 고민이 들게 했습니다. 언제 시장이 급락할지 알았던 양 건방진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만히 생각 보면 제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늘 강한 상승 뒤에 오는 조정장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매도하고 다시 시장에 하기를 기다렸다면 저는 아마 영원히 시장을 빠져나왔을지도 모릅니다. 이쯤에서 다시 한번 피터 린치의 명언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우리가 1997년 7월 1일 주식에 10만 달러를 투자하고 5년 동안 묻어두었다면, 10만 달러는 34만 1,722달러로 불어났다. 그러나 그 기간에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30일 동안만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어도, 10만 달러는 겨우 15만 3,972달러가 되었다. 시장에 계속 눌러앉았다면 두 배가 넘는 보상을 받았다는 뜻이다.

폭락하기 직전에 시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할까? 하지만 아무도 폭락 시점을 예측하지 못한다. 게다가 시장에서 빠져나와 폭락을 피한다고 해도, 다음 반등장 전에 다시 시장에 들어간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투자의 거장들의 저서 


제가 가장 많이 정보를 얻는 채널은 '유튜브'입니다. 특히, 촉각을 다투는 최신 뉴스의 경우 유튜브만큼 빠르고 자세한 채널은 없다고 봅니다. 특히 무료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시장 혹은 특정 종목의 급등락 자체에 집중하여 자극적인 문구로 인해 마음이 어지러워지기도 합니다.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질 때면 투자의 거장들의 저서를 읽어봅니다. 같은 책인데도 읽을 때마다 투자에 대한 철학이 다시 세워지는 느낌이 들고, 치열한 증시에서 한 발 짝 떨어져서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책은 켄 피셔의 『슈퍼 스톡스』과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입니다. 『슈퍼 스톡스』를 지은 켄 피셔는 그 어떤 투자의 거장보다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올해 조정장에서도 켄 피셔는 주식 시장에 대한 일관적인 낙관론을 펼쳤습니다.  


켄 피셔는 슈퍼 스톡이란 3~5년 동안 3~10개 상승하는 종목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슈퍼 스톡이 탄생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① 뛰어난 성장세를 구가하던 슈퍼 컴퍼니였지만, ② 누가 봐도 심상치 않은 결함으로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③ 이에 많은 투자자들의 우려로 큰 폭의 가격조정을 겪게 되면 슈퍼 스톡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위 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단어는 '심상치 않은 결함'으로 보입니다. 그는 기업이 난관에 닥치면 실력 차이가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특히 피셔는 난관을 극복하는데 경영진의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문장을 읽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생각이 났습니다. 스티브 발머 CEO 체제인 2000~2014년을 MS의 잃어버린 15년이라고 부릅니다. 주가는 닷컴 버블 주가를 회복하지 못했고, 사내정치와 관료주의적인 조직문화로 기업문화가 병들어 있었습니다. 3대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MS의 문제점은 모바일 시대에 뒤떨어져 신제품을 내지 못하는 것이나 클라우드 시장에 뒤쳐지는 것이 아닌 '상대평가 중심의 기업문화'로 보았습니다. 그가 CEO로 취임하고 즉각 상대평가 시스템이 폐지되고 자율평가로 인사 시스템을 개편하였습니다. 그 결과, 자신의 고과가 낮아질까 두려워 부서 간의 비협조적이었던 기업문화가 개방적으로 점차 바뀌었고, 동료와의 관계도 평가에 포함시켰습니다. 현재 MS는 화려하게 부활하여 시가 총액 1,2위를 다투는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한번 도약하였습니다. 뛰어난 경영진이 '결함'을 극복하는 과정에 적절한 예가 아닐까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기업문화를 꼬집은 삽화. 출처 : flickr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켄 피셔가 매수를 할 기업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약 15~20%의 장기 평균 성장률
② 5%가 넘는 장기 평균 세후 순이익률
③ PSR 0.75 이하에서 매수할 것
+ PRR(Price to Research Ratio, 주가 연구 개발비 비율)이 5~10일 것

                                                                                   ↓

① 꾸준히 매출과 이익이 상승할 것
②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현금창출 능력이 있을 것
③ 저평가가 되어 있는 기업일 것
+ 새로운 제품 혹은 기술에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일 것


2009년에 이 책이 저술되었고, 현재 증시와 10년 이상의 차이가 있고, 제가 주로 투자하는 기업은 기술주가 많기 때문에 이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듭니다. 예를 들면 PSR 0.75 이하인 기술주는 찾기 정말 힘듭니다. 다만, 위 조건을 수치적으로 보지 않고 본질적인 면을 보게 되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요? 켄 피셔의 밸류에이션 원칙을 현재 제가 투자하는 기업에 맞게 잘 적용해서 활용해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책의 전반의 내용을 관통하는 문장으로 『슈퍼 스톡스』의 내용을 마무리해보고자 합니다. 


"내가 기회다"라고 선전하는 기회는 없다. 


켄 피셔가 좋은 기업을 저평가된 가격에 사는 법에 집중했다면, 피터 린치는 투자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서술하였습니다. 켄 피셔가 PSR이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스크리닝 하여 종목을 발굴했다면, 피터 린치는 우리 생활 주위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피터 린치는 월가의 펀드매니저보다 아마추어 투자자가 더 유리하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우리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회사 가운데도 10루타 종목이 수없이 많다. 예를 들면 던킨 도너츠, 월마트, 토이저러스, 스톱 앤 숍, 스바루 등이 있다. 사람들은 이런 회사의 제품을 높이 평가하고 좋아한다. 그러나 스바루 자동차를 살 때 스바루 주식도 함께 샀다면, 오늘날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겠는가? … 1982년에 아이들이 성적을 올려 대학에 진학하도록 2,000달러를 주고 애플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2,000달러를 애플 주식에 투자했다면, 1987년에는 이 주식이 1만 1,950달러가 되어 대학 1년 학자금을 충당했을 것이다. 


게다가 개인투자자는 기관처럼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할 수 없고, 전반적으로 시장이 하락할 때 투자자들의 원성을 들을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좋은 공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기관투자자와는 달리 개인투자자는 공을 계속 거르며 기다릴 수 있기에 유리합니다. 또 그는 주식 시장을 '스터드 포커'에 비유하며 주식 시장은 '해 볼만 한 도박장'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투자는 승률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도박에 비유할 수 있다. … 카드 관리하는 법을 제대로 터득한 사람은 세븐 카드에 돈을 걸어 장기적으로 매우 일관되게 돈을 딸 수 있다. … 분명히 주식시장은 늘 도전해볼 만한 도박이었다. 게임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한, 새로운 카드가 계속해서 펼쳐진다. 


또, 피터 린치는 '시장'과 '투자'를 분리하라고 말합니다. 그는 시장이 어떤 분위기인지,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 예측하는 것보다 '투자할 종목' 자체에 대한 분석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시장은 투자와 아무 상관이 없다. 이 한 가지만 당신에게 이해시키더라도, 이 책은 제값을 다한 셈이다. … 다음 달이나, 내년이나, 3년 뒤 어느 날 시장이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는 북소리 효과에 맞서 싸워야만 한다. 특히 불길한 메시지가 수없이 되풀이되고 있어서, 도무지 메시지에서 벗어나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 나는 특정 사업이 특정 방법으로 명백하게 영향을 받는 몇몇 경우가 아니라면, 외부 경제 여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유가가 하락하면 오일 서비스 회사는 분명히 영향을 받지만, 전문의약품 회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는 투자 종목을 분석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2분 스피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2분 스피치'를 통해 투자한 기업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지 당장 해보았는데, 1분을 채 넘기지 못했습니다. 예전에 기업에 투자한 3가지 이유를 글로 정리한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논리 정연한 글로 풀어내는 것에 부담이 되어 지속적으로 하지 못 했습니다. '2분 스피치'를 통해 노력은 덜 들어가지만 생각은 잘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아 계속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나는 주식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 회사가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앞길에 놓인 함정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2분 동안 혼잣말하기를 좋아한다. …단, 주식의 스토리를 가족, 친구, 개에게 어린애도 이해할 정도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면, 당신은 상황을 적절하게 파악한 셈이다. 


투자할 종목을 고르고 나면 언제 사야 할지, 언제 팔아야 할지 고민하기 마련입니다. 모두가 그렇듯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고 싶습니다. 피터 린치가 말하는 최적의 매수 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식 매수의 최적 시점은 백화점에서와 마찬가지로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에 나왔다고 당신이 확신하는 날이다. 하지만 주식을 엄청나게 헐 값에 살 수 있는 두 종류의 기간이 있다. … ① 기관투자자들도 다가오는 평가에 대비해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려고, 손해 본 종목들을 연말에 던져버린다. 이런 매도가 매도를 불러오고 정말 좋은 종목들조차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주가가 내려간다. 연말이야말로 고대하던 종목을 싸게 살 수 있는 시점이다. ② 두 번째는 몇 년마다 주식시장에서 발상하는 붕괴, 폭락, 거품 붕괴, 일시적 하락, 대폭락 기간이다. '매도'하려는 본능을 억누르고 용기를 발휘하여 무서운 상황에서 주식을 매수한다면, 다시는 보지 못할 기막힌 기회를 잡을 것이다.  

매수에 좋은 2가지 시점이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까지 떨어졌을 때 매수하기 좋은 시점일까요? -10%? 아니면 -20%? 터 린치는 떨어지는 주식을 급하게 잡지 말고 충분히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즉, 하락세가 멎고 공포가 잦아들 때 해당 기업을 합리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때가 매수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저점 매수는 투자자에게 인기가 높지만, 대개 낚이는 것은 주식이 아니라 투자자다. 떨어지는 주식을 바닥에서 잡으려는 시도는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는 행동과 마찬가지다. 칼이 땅에 꽂혀 잠시 부르르 떨다가 멈춘 다음 잡는 편이 낫다. 빠르게 떨어지는 주식을 잡으려다 보면 필연적으로 칼날을 잡게 되므로, 그 결과 뜻밖의 고통을 당하게 된다.  


갑자기 포트폴리오를 열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스냅(SNAP)과 펠로톤(PTON)입니다. 



두 기업 모두 3분기 매출 성장률 혹은 4분기 가이던스가 예상보다 낮다는 이유로 어닝 발표 이후 각각 -26%, -35% 급락했던 종목입니다. 둘 다 매력적인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밸류에이션이 높아 보여 매수를 주저하고 있었는데, 급락 이후 매수를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어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피터 린치의 말처럼, 단기간의 급락 이후에는 천천히 시장의 분위기를 보고 분할 매수에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름 좋은 매수 시점을 골랐다고 하더라도 시장은 변덕스럽기에 투자 종목이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뜻하지 않는 하락에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손해율보다는 당신이 투자한 이유에 대한 확신이 흔들렸는지에 집중하라고 합니다. 주가가 힘 없이 떨어졌을 때 기분 좋게 매수할 수 있을 만큼 강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25% 손해 보면 팔아야겠어."라는 치명적인 생각을 버리고 "25% 손해 보면 사겠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면, 그런 투자자는 주식에서 큰돈을 절대로 벌지 못한다.  


기업이 주가가 지난 1년 간 100% 상승했다고 하면, 우리는 그 기업의 주식을 쉽사리 매수하기 힘들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100% 상승한 그 가격조차 기업의 가치에 비해서 저평가라면 우리는 기꺼이 매수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충분한 보상이 주어질 것입니다. 


만일 내가 '더는 못 올라'라고 생각했다면, 스바루가 이미 20배 오른 뒤 이 주식을 절대 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스바루의 기본을 점검했고, 여전히 싸다고 실감했으며 주식을 매수했고, 그 뒤 7배를 벌었다. 요점은 인위적으로 주식의 상승 한계점을 설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껄무새'가 1980년대 미국에서도 있었나 봅니다. 저 또한 머릿속에서 '아 고점에서 팔 껄'이라고 생각한 점이 많습니다. 아무리 그런 생각을 하지 말자고 해서 생각이 듭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되뇝니다. '네가 과연 다시 그때로 되돌려 준다고 하여도 팔 수 있을까?'라고 말이죠. 그때로 돌려놔도 저는 접니다. 결국 같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고 같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다음에는 좀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지표를 엑셀에 하나 추가하는 게 더 낫겠죠? 


내 친구들은 매일 '뉴욕 증권거래소의 10루타 종목들'을 살펴보면서, 이런 종목들을 사지 않아서 엄청난 손해를 보았다며 자학하고 있다. 야구카드, 보석, 가구, 집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자학한다. 다른 사람이 얻은 이익을 자신의 손실로 여기는 태도는 주식투자에 생산적인 태도가 아니다.  … 이런 사고방식이 가장 나쁜 점은 사람들이 손해를 만회하려고 사지 말아야 하는 주식을 사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한 푼도 손해 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콘텐츠를 소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비슷한 사람, 비슷한 얘기, 비슷한 예측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혹시 독자 여러분 중에서 이런 고민을 한 번쯤 해보셨다면, 투자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쓴 저서를 한 번쯤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넘치는 정보 속에서 방향을 잃었을 때 길라잡이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1년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D

당신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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