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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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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Apr 07. 2022

만족스럽지 못한 날


아침에 온타리오에 핀 크로커스 사진을 한 장 봤다.

단아한 듯 화려한 크로커스가 마음에 들어

오늘은 요걸 그려야겠구나 생각했다.


어제 통 마시지 않던 맥주를 한 잔 하고는

오늘 오전 내내 헤롱댔다.

전화를 여러 통화했는데

대부분 초면인 사람들

강연 콘택 관련한 전화였는데

축 늘어진 목소리로 전활 받았다.


어제 친구와 페미니즘에 관한 토론을 하느라 목소리를 꽤 높았나보다.

목이 따끔거려 혹시 코로나? 이러면서 엉뚱한데서 원인을 찾질 않나..


오전 내내 늘어져있다가

오후에 글을 조금 썼다.

한달에 연재하는 원고 몇 개 가운데 첫번째 마감이 15일이다.

이맘 때면 원고 마감이 언제까지라 일러주는 메일이 온다.

어제 메일을 받았다.

그게 오면 또 한 달이 시작되는구나.. 느낀다.


사람의 마음을 예단하는 못된 버릇이 있다.

많이 노력을 한다고 했는데

또 어느 순간 사람의 마음을 예단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세상을 확장시켜 크게 보면 그 마음이 곧 내 마음일 텐데...


세상살이가 어려운 게 아니라

내가 어렵게 만든다.


오늘은 운동이고 뭐고 다 건너뛴다.

아침에 못 일어나고 누워서는 시원한 꿀물을 한잔 마시면 정신이 말짱할 것 같았는데

따끈한 꿀물을 만들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찬물을 좀 섞었더니 미적지근한

그러니까 이도저도 아닌


오늘 그림이 딱 그렇다

오늘은 이도저도 아닌 그런 날이다.

살다보면 이런 날도 저런 날도


20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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