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람 꽃바람
벚꽃이 절정이다
도시는 화사하고 은은한 빛깔로 채색된다.
온갖 칙칙하고 무뚝뚝한 콘크리트를
화사한 분홍빛으로 다 덮어준다
이 맘때면 사람들 마음도 착해지는 것 같다
꽃앞에 숙이고 올려다보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경배를 올리는 것만 같다
그 마음 꽃 지고 잎 나고 잎 지고 마른 나목 되도록
경배의 마음 잊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바람 불고 비 한번 쏟아지고 꽃비 나리고 나면
꽃대신 자본에 경배 올리는 일을 다시 시작하겠지
거실에서 내다보이는 숲 풍경이 달라졌다
진달래가 간간이 울긋 모여피어있는 것 외엔
아직까지 이렇다할 색은 별로 느껴지지 않지만
나뭇가지마다 이미 잎눈이 트고 있을 걸
가까이 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수형이 부드러워졌다, 확실히
지난 겨울 동안 뻣뻣하던 숲은 튀어나오려는 연둣빛을 애써 숨긴채
잎눈이 트이는 소리가 보인다
몽글몽글...
아침부터 꿩 소리 꿩꿩 요란하고
동고비 소리 삐융삐융삐융 우렁차다
참새는 모이대로 마른 풀 몇 가닥을 물고와 잠시 쉬다 날아간다
어딘가 둥지를 열심히 만드는 중이라고 보고 하고 간다
기특도 하지^^
야생화
류시화
만약 원한다면
야생화처럼 살라
단, 꽃을 피우라
꼭
다음 봄까지
살아 남으라
오늘 받은 엽서에 적힌 글
20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