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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졔잘졔잘 May 23. 2023

스쿨존 사고, 아이에게 설명하기

내 권리를 아는 어린이로 성장하는 뉴스읽기

40대 성인이 된 나는 매해 4월이 되면 마음이 저리다. 2014년 4월, 그 바다에서 세월호가 바다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기자로서, 시민으로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진도, 목포, 안산을 휘젓고 다니며 그렇게 많은 오보를 낸 기자들에게 슬픔 속에서도 여전히 친절했던 가족들의 얼굴도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아이 둘을 키워보니 '말을 잘 듣는 아이'로 키우는 건 어렵지만 한 편으로 쉽다. 아무런 정보 없이 공포에 사로잡히면 아이들은 말을 듣는다. 배 안에서 아이들이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그대로 따랐던 건 배 밖 상황을 전혀 볼 수도, 알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이 가만히 있도록 한 건 선장이지만 가만히 있는 아이로 성장하게 한 건 사실 2014년까지의 한국 사회였다. 


2023년 연이어 발생한 스쿨존 사망사고를 보며 다시 한 번 세월호를 떠올렸다. 학교 현장에서는 '안전한 생활'이라는 교과 과목을 통해 아이들에게 '안전을 지키는 방법'을 강의한다. 횡단보도에서는 녹색 어머니,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신호에 맞춰 길을 건너고, 길을 건널 때는 좌우를 살펴야 한다는 이제 마흔이 넘은 내가 초등학교 때 배웠던 내용에서 한 톨도 달라지지 않은 교육을 받고 있다. 


학교 앞 횡단보도를 가만히 지켜보면 알 수 있다. 이 세상에 신호를 위반하는 어린이는 거의 없다. 뉴스 속 등장하는 '민식이법 놀이'같은 장난을 치는 어린이는 극히 소수다.  그런데도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아이를 덮치는 끔찍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사고의 원인은 거의 대부분 어른이다. 그저 운전 중 과실이 아니라 음주운전, 과속이 요즘 뉴스에 등장한 '스쿨존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이다. 음주운전은 교통 규칙을 지키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교통사고를 내버리겠다는  각오를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생각을 해야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운전자에게도 여러가지 안타까운 이유가 있겠지만 이해해줄 여지가 없다. ) 


이런 사고가 발생한 후 아이들에게 '안전 규칙을 잘 지키세요'라고 말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내가 아이라도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우리는 안전 규칙을 잘 지켰는데요...'




아이들에게 지금 가르쳐야 할 것은 '지적'이다. 어린이를 보호하라고 만들어 놓은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마음 놓고 어린이를 위협하는 어른들을 '지적'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주 뉴스쿨은 '스쿨존 뉴스'를 다뤘다. 


지금 학교 앞에는 스쿨존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제도'가 필요하다. 노란색 횡단보도와 높은 울타리가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스쿨존에서 교통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예외 없이' 처벌 받는다는 높은 수준의 두려움이 조성돼야 한다. 그 지적을 사실 어른인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하는 게 맞지만 어린이들에게도 '어른의 잘못'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안전 규칙을 잘 지키세요'라는 어른의 가르침에 '나는 잘 지키고 있고, 어른들이 문제인데요'라고 말할 수 있는 어린이로 키우는 게 바로 어른들의 역할 아닐까. 자꾸만 말대답 하는 아이가 내 아이라면 속이 뒤집어질 노릇이지만, 그게 내 아이를 살리는 일이라면 기꺼이 속 따위는 열한 번이라도 뒤집어져도 좋다. 



뉴스쿨 51호 '스쿨존을 지켜주세요'가 보고싶다면... 


https://newscool.co/article-school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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