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걸 좋아한다.
그냥 어릴 때부터도 좋아했고 그래서 그냥 평소에도 일기나 글을 자주 끄적였다.
글을 쓰는 건,
취미라고 얘기하기엔 거창하고, 특기라고 하기엔 너무 못쓰고!!!
그래서 그냥 나에게는 소소한 재미이자, 글을 쓰면서 정제되는 말과 시간들이 좋아서 놓지 않았던 순간들이었다.
그렇지만 글을 쓰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매번 글이 잘 쓰이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더 잘 표현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었고,
혹은 쓰고 싶은 큰 주제는 있지만,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적거나 진심 너무나 원초적이어서 쓰이지 않는 순간들도 많았다.
그리고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비러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리뷰 혹은 감상평을 쓰면서 그 고민은 더 심화되었던 것 같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글을 공인된 플랫폼에서 쓰게 된다면,
나 스스로에 대한 훗날의 기록이자,
좋은 작품들에 대한 다양한 인상을 글로써 남겨놓는 것이 정말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했기에 겁 없이 시작했다.
그런데 몇 개의 리뷰를 쓰다 보니,
똑같이 작품에 관해 감명을 받거나, 특정한 인상을 받아서 '이 작품은 꼭 써야 해!'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드라마, 영화에 관련한 리뷰여도
어떤 건 술술 잘 쓰이는 반면, 또 어떤 것은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너무 쓰이지 않아 머리가 지끈 거리기도 한다.
너무 쓰이지 않는 글은, 누가 시키지 않은 것이니 삭제 혹은 업로드를 하지 않으면 그만인데...
또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은지 계속 붙잡고 이리 쓰고 저리 쓰고 지웠다 첨부했다.... 난리 부르스를 친다.
그 내면에는 글로 잘 표현이 안될지라도...
영화와 드라마가 나에게 주는 울림이 분명 있기에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이럴 때마다 글을 쓰는 게 직업이지 않은 게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것이 업이었고, 생활 전선이었고, 내 삶의 부분을 쥐고 흔드는 것이었다면.
아마 나 같은 글재주로는 애초에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고,
그리고 좋아서 쓰던 글들이 어느새 '일'로써 스트레스의 한 축으로 존재했을지도 모르겠다.
글이 쓰이지 않는 스트레스에 대한 어느 날의 푸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