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v_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 (2021)
"너는 아주 나쁜 년이야"
도시의 사는 세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도시남녀의 사랑법.
서핑과 캠핑만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양양으로 한 달간의 휴가를 떠난 박재원(지창욱).
그리고 그곳에서 윤선아(김지원)를 만나게 된다.
거침없이 자유롭고, 솔직한 그녀에게 재원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대에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 동안의 휴가는 두 달로 이어지게 되고, 장난처럼 진심이 가득했던 둘만의 결혼식도 하게 된다.
그렇게 휴가를 보내던 중, 회사에 급한 일이 생긴 재원은 선아와 토요일에 청계천에서 만나자는 약속 하나만 한 채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게 그녀와의 마지막이 되었다.
재원은 말한다.
"차라리 미친 듯 싸우고 헤어졌다면, 이렇게 미친놈이 되어가진 않았을 거라고..."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잠수를 한 선아를 잊지 못한 재원은 1년째 그렇게 계속 그녀를 놓지 못한다.
그러면서 재원은 울기도 하고, 알코올 중독이 되기도 하며,
그녀에게 "너는 아주 나쁜 년이야"라며 욕을 퍼부었다가도, 그녀가 살아만 있었으면 좋겠다며 간절함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열탕과 냉탕을 오가며 그는 그녀를 잊지도 못하고, 사랑도 못한 채 매일을 살아간다.
이처럼 이 드라마는 사랑에 빠져 가장 행복했던 순간부터, 헤어짐으로 피폐해진 자신의 밑바닥까지...
적나라하게 모든 것이 표현된 아주 현실적인 드라마였다.
지창욱 배우가 이렇게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였다는 걸 왜 이제 알았을까?
이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은 건,
각기 다른 세 커플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많은 공감이 되어서도 있겠지만 이 드라마의 중심인 '박재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박재원의 찌질함 저 깊은 바닥 속에는 그녀에 대한 사랑과 진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놈의 사랑이 뭔지...
그리고 그게 지고지순한 순정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재원에게 선아는 그냥 그런 존재였던 것 같다.
지금 당장 내 옆에는 없지만... 그래서 내가 알코올 중독자가 되더라도 결국엔 그녀의 안부와 걱정을 묻게 되고,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사랑에 대해 아프지만 그냥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그런 사랑!!!!
이런 사랑에 관한 모든 감정의 스펙트럼을 자유자재로 연기했던 지창욱의 연기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열렬한 지지를 보냈던 것 같다.
지창욱 배우가 했던 작품을 처음 본 건 '수상한 파트너'였다.
'그때도 장면, 장면에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사실 그것보다는 처음으로 작품 속에서 본 '지창욱'이라는 배우에 대해,
'어떻게 저렇게 좌우대칭이 완벽하게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지?' 라며 외모에 대한 감탄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선 그의 훤칠한 외모도 외모지만, 외모보다는 다양한 연기와 감정선들이 눈에 더 들어왔다.
특히 평소에는 애써 덤덤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선아가 끝끝내 나타나지 않는 청계천을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이라던지,
술을 마시면서 그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눈물지으며 다 털어 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를 보는 이들은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아니... 후벼 팠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선아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땐 정말 넘치고 넘쳤고,
선아가 다른 남자에게 잘해주는 모습을 보며 질투를 할 때는 '저런 마음이 연애를 더 풍요롭게 하지'싶었으며,
그녀를 그리워하다 하다, 지치고 지쳐, 너무 화가 나서 그녀에게 "나쁜 년"이라고 말할 때는 진짜 찌질하면서도 너무 현실적이라 좋았다.
정말 살아 숨 쉬는 연기란 저런 거구나... 싶게 말이다.
나는 이 드라마를 그냥 단순히 로맨틱, 멜로, 코미디라는 장르로만 규정짓고 싶진 않다.
사랑에 있어서 정말 찐한 다큐이자, 초하이퍼리얼리즘이였다.
그리고 지창욱 배우가 연기한 '박재원'은 이 세상 사랑의 표준점 같은 캐릭터였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나도 박재원 일 수 있고, 너도 박재원 일 수 있었을...
누구나 미치도록 찬란한 사랑의 주인공이자,
언젠가 한 번쯤은 슬픈 사랑의 주인공일 수도 있었던!!
그런 각자의 사랑과 연애에 울기도, 웃기도 하는 이 세상 수많은 박재원들에게 용기이자 표준이 되어준 것 같은 드라마였고, 캐릭터였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사랑을 한다면, 박재원처럼 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