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서 얻는 위안

일상공유(37)

by 이음

봄이다.

패딩에서 벗어나지 못하겠더니. 금세 코트에서 재킷으로, 얇은 겉옷도 거뜬한 한낮이다.


나는. 늦은 휴가를 다녀왔고.

올초 밀려들었던 고단함을 내려놓고. 새로 리브랜딩한 기분이다.


돌아온 일터.

바쁜 일이 좀 줄어드는 국면이기도 했지만. 조금은 버벅대는 느낌.

나른한 봄날과 함께 같이 늘어져 버린 기분이랄까.

한동안은 또 지독히 외로워서.

그냥 무작정 요가원으로 갔다.

혼자 있는 고요함이. 쓸쓸함이 견디기가 힘들어서. 말이다.

오늘로써 6일 연속. 요가는 너무도 당연한 위안이다.


오늘은 사람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회식이기도 했는데.

맛난 음식에 설레는 마음으로 갔는데. 말이 겉도는 기분.

어색한 걸까. 반갑지 않은 걸까. 혹은 자리가 멀어서일까.

친밀감을 느끼지 못한 채. 어줍잖은 말들만 둥둥 떠있었다.

남는 것은 공허함. (그들은 역시 남이다.)


오늘은 좀 덜 바쁘고. 내일 일을 미리 해두고(그래야 스트레스가 줄지)

고대하던 저녁 약속이 있는데.

급격히 피로해진다. 집에 가서 혼와인 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래도 힘을 내본다.


아무 일도 없었으므로.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고대하던 저녁 자리이므로.

좋은 사람들, 우호적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므로.

쓰면서 위안을 얻는다.


그저 차분한 정리. 들뜬 마음의 진정. 묵상. 이 필요하다.


뜻대로 모든 것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모두가 나를 사랑할 수도 없을뿐더러.

매일이 즐거울 수도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그만둔다고 그만둘 수도 없는 일상이므로.


그저 오늘을 살아내고 위안거리를 찾는.

내 자신을 격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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