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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Apr 19. 2024

"OOO, 어제…" 내 이름을 봤다

인간관계(9)-회사 편 

"OOO 어제~..."


직장 상사에게 얘기하러 갔다가, 문득 카톡방에 내 이름이 적힌 걸 보았다. 내가 '어제' 한 것, 혹은 상황에 대한 대화를 한 모양인데. 일부러 보려 한 것도 아닌데 내 이름이 똬악 눈에 꽂혔다. 당황스러운 상황인데, 더 당황스러운 것은 그다음 문장을 보지 못했다. 상사가 황급히 창을 꺼버린 건데. 내가 본 것은 딱 거기까지. 내 이름만이 '나를 보라'며 손 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마음이란 게 참 여리고 취약한 지라. 상상력이 발동된다. 내가 어제 뭘 했지? 뭘 말했지? 뭘 잘못했을까?... 생각은 일단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아무래도 뒷담화란 안 좋은 얘기가 더 많으니. 그런데 내 상사는, 내가 그래도 깍듯하게 모시기도 하고,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보좌하고 있는 거라. 나에 대해 나쁜 얘기를 할 게 있나.. 어제 조금 일찍 퇴근한 거? 아니면 다른 사람이 하는 나의 얘기였나? 어제 뭐 회사에서 티 나게 한 행동이 있었나.


방향을 바꾼다. 화가 나거나 불안한 것은 '내가 만든 나쁜 판단' 때문.이라고 배우지 않았는가. 이건 원래는 내가 몰랐을 내용이고, 심지어 주어가 '나'인 문장을 봤더라도 나쁜 얘기일리는 없지 않나. 라는데 무게를 실어보자. 내가, 그래, 어제도 일을 잘했지. 어제도 잘하더라, 의 얘기일 수 있지 않나. 그럴 가능성이 높다!.. 고 보자. 어차피 내 마음은 내가 정하는 대로 흘러가는 것인데. 내 이름 하나 봤다고 흔들리고 오늘 기분을 엉망으로 망칠 순 없다! 


요즘 인사철이라 좀 뒤숭숭하고. 혹은 퇴사 후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하나 고민 중인데. 나는 요즘 일부러, 더 밝게 지내고 있다. 아무래도 그동안의 요가 수련과 명상, 고민과 공부가 쌓여서 그런지 다행히 그런 기분 상태에 있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힘이 나는 얘기들을 듣고 있다. 내 마음가짐이 달라지면, 그리고 잘 될 거라고 믿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그렇게 될 거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현실은 옳고(벌어질 일은 벌어지고) 현실을 보는 나의 판단을 밝게 하면 된다. 그리고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자연스럽다.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그리고 이제 주말이다!


불안감에 동동거리고, 감정에 휘말리며, 걱정에 가득 찼던 날들은 안녕이다. 충분히 아팠고 고민했고 이제는 그걸 딛고 성장하고 있다. 오늘도 '내 이름' 하나로 훅 들어온 공격을 철저히 막아낸다!!... (그러려고 여기 다시 다짐하고 쓰고 있다.) 


다 잘 될 겁니다. 나는 밝은 판단을 하겠습니다. 나의 감정도, 현재도 미래도 내가 주도하겠습니다. 


이달 초 화랑미술제에서 본 조형물. 김성복 작가의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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