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공유(6)
"쌤 우리 도파민 중독이에요"
벚꽃이 절정인 주말. 오랜만에 만난 쌤은 깔깔대며 이런 말로 반가움을 대신했다. 벚꽃이 절정이라는데. 사는 곳도 멀리 떨어진 우리는. 한 요가원에서 다시 만났다. 요가지도자 과정을 하며 가까워진 선생님인데. 오랜만에 다시 만난 곳은 아로마명상 지도자 과정이 시작되는 곳이었다.
"뭔가 계속 배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직업으로 요가를 가르치고 있는 그 쌤도 참 열심이다. 나는. 요가에 대한 허기가 계속되어 배움이 확장되는 중인데. 이번 학기는 향기요법 수업도 듣고, 이렇게 아로마명상TTC까지 이어지고 있다. 요가에서 명상으로, 아로마로... 배움은 끝이 없고. 아로마 역시 참 행복한 배움의 확장이다.
도파민 중독.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여주며 삶의 의욕과 즐거움을 주는 어떤 것을. 찾고 있다고 하면 난 도파민 중독이다. 요가 ttc, 워크숍, 인도 연수, 학부 졸업 등등.. 경력이 늘고 있고. 매 경험은 나를 성장하게 한다. '살기 위해' 시작한 요가는 이렇게 내 삶의 큰 줄기, 나아가 뿌리가 되고 있다.
나의 일. 역시 그러하다. 온 힘을 다해, 오랜 기간 전력을 쏟아부은 나의 일.은. 간간이 느끼는 보람과 성취감이 무수한 스트레스와 힘든 상황을 압도했고, 지금까지 버텼다. 내 일은 나를 성장하게 했고 나는 내 일에 자부심이 있다. 요즘은. 참 힘든 시기인데. '직장인'으로서 나는 '다른 일'이란 걸 생각하기 시작했다. 견고했던 내 직업관, 직장에 대한 충성심에 '틈'이 벌어지기까지는 참 아프고 괴로운 시기가 있었다. 관통하고 있다. 직장에 남아서 할 수 있는 일, 하고픈 일을 여전히 궁리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고 내 자아는 시야를 좀 넓히라고 한다. 제안도, 조언도 간간이 이어진다. 이제는 커리어 전환을 생각해 볼 때가 된 것.(그게 맞는 거겠지?..)
'몰입의 즐거움(미하이 칙센트미하이)'에선.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행복감만은 아니"라고 했다.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가, 얼마나 몰입하고 있는가가 삶의 질을 달라지게 한다고. 내가 요가에서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은 뭘까 했는데, '몰입' 자체가 주는 큰 만족감, 긍정적인 힘이었다. 일도 나에겐 그랬다. 그런데 더 이상 나의 일로 '도파민' 자극이 되지 않는다면. 보람, 성취감, 만족감을 높이기엔 일의 성격과 비전이 달라졌고, 회사의 구조나 판단이 비합리적이라면. 이미 지나치게 소모된 느낌이라면.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나도 이제 시선을 좀 돌려서 확장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지금 관통하는 '이 시점'이 나에겐 참 필요한 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평화로운 일요일 오전에. 요가하러 가려다. 일단은 생각 정리를 좀 해보고 있다. 어지러운 마음 같은 책상을 좀 정리하고 커피를 내리고. 할 일들을 좀 정리한 뒤. 요가는 오후에.
적절한 시점에, 맞는 판단을 하기를. 내게 꼭 맞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자연스럽게 이끌리기를.
화랑미술제에서 만난 그림. 임은희 작가.
색감이 화려한데 또 따뜻하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한다. 내가, 내 인생의 길을 이런 모습으로 걷고 있다고 생각해 본다. 나만의 개성, 창의력, 따뜻함을 놓치지 않고. 신중하게 섬세하게 묵묵하게 나의 길을 결정하고 걷는다. 관통하는 모든 시간이 소중하다. 결국은 나다운 길을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