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벽에 일찍 일어난다. 일찍 출근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는데.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꽤나 명상적이다.
깜깜한 새벽. 일어나면 침대에서 가벼운 스트레칭과 명상부터 한다. 길지 않다. 그저 잠을 좀 몰아내는 움직임. 세상에 나갈 준비 운동을 서서히 한다. 불을 켜고, 작게작게 움직인다. 움직임은 크지 않다. 작게 움직여도, 나만 깨어있는 시간이라 파동은 크게 번져나가는 느낌. 창밖의 풍경을 확인하고 날씨를 본다. 베란다의 화분이 숨을 쉴 수 있게 잠시 창문을 연다. 호흡. 시간이 좀 되면 요가매트에 잠시 앉아 짧은 명상을 하기도 한다. 고요하다. 참 고요하다. 부스럭거리는 것은 나뿐이다. 내 소리뿐이다.
문을 열고 나오면 바깥 풍경을 다시 한번 본다. 멀리 남산타워의 안부도 한번 살핀다. 아파트 단지에 내딛는 발자국.도 아마도 내가 처음이거나, 새벽배송 기사님과 함께 하거나. 눈이 펑펑 온 날은 발자국을 남기는 즐거움도 있다. 나뭇잎은 더 푸르고 생생한데, 가로등은 오묘한 빛으로 설렘을 준다.
아침이 서서히 오는 느낌도 천천히 느낄 수 있다. 세상이 깨어나는 걸 나는 고요하게 지켜본다. 와글거림이 서서히 커지는 느낌은 살짝 간지럽기도 하다. 출근하지 않는 주말엔 이 시간을 더 깊게, 길게 누릴 수 있다. 소파에 누워서 책을 읽거나. 명상을 더 길게 하거나. 가벼운 요가를 하거나. 혹은 멍을 때려보기도 한다. 아침형, 새벽 기상의 이로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한낮, 해가 떠있는 시간과 저녁 약속으로 이어지는 불야성의 시간은. 소란스럽다. 말들이 무성하고 감정이 부딪친다. 한편으론 활동적인 시간이기도 하다. 에너지가 가득하고 사회성이 가득하다. 팀워크가 뭉쳐 뭔가를 해내기도 한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 재잘거리며 에너지를 나누고 사는 얘기를 한다. 운동을 하고 요가를 하고 내 몸에 에너지를 쌓고 또 해소한다.
저녁엔 최대한 일찍 잠이 든다. 새벽형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생각보다 간단한다. 일찍 자면 된다. 운동을 하고 가벼운 저녁을 일찍 먹고 나면 더 쉽게 잠이 든다. 깊게 달게 자고 나면 아침엔 가볍게 일어날 수 있다. 물론 알람은 두세 번 맞춰 놓는 것이 좋긴 하다. 첫 알람에 잠에서 깨고 잠시 더 누워있는 시간이 참 달다. 두 번째 세 번째 알람에 일어나는 게 더 부드러운 기상. 갑작스럽고 급박한 것은 평화를 해치니까.
'오늘 하루도 껌이지!'
미니어처 작가 타나카 테츠야 전시를 보고 왔다. 일상의 물건들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고, 사진을 찍어 온라인으로 발표하고 있는 작가. 예술의 영역이란 점점 더 무궁무진하고 상상을 넘어선다. 온라인에 작품을 공개하며 소통하는 것도 참 매력적인 작업일 것 같다. 일상 곳곳이 예술이다. 세상 작은 미니어처인데, 울림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