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에 살던 92일 동안

사랑의 나라에서 보낸 한 때

by 위시빈

슬로베니아에서의 92일동안 많은 도시를 천천히 걸었다. 어떤 에너지가 나를 만져주었을까? 괜찮다, 괜찮다 말해주었을까? 아직 나는 그 비밀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나의 소중한 비밀을 말하는 심정으로 이 책을 썼다.


- 김이듬, <디어 슬로베니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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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속삭이는 도시, 류블랴나 (Ljubljana)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다면 프레셰렌 광장을 약속 장소로 정하는 게 좋다. 나는 그랬다. 이 광장은 류블랴나의 중심에 있을 뿐 아니라 류블랴나 국제공항에서 탄 버스가 도착하는 중앙 버스터미널에서도 가깝다.


혹시 길을 찾지 못하겠으면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으면 된다. 슬로베니아 사람 대부분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췄다. 그들은 대체로 순박하고 수줍음이 많은 편으로 파리나 베를린 사람처럼 먼저 미소를 지어 보이거나 친절한 표정은 아니지만, 이방인이 뭔가를 물으면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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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에서 류블랴나 성까지 늘 걸어서 다녔다. 류블랴나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프레셰렌 광장에서 류블랴나 성까지는 그 거리의 절반가량으로 아주 가까운 거리다.


트로모스토비에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 1층 건물에 관광 안내소가 있는데 - 그곳에서 지도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숙박 시설 또한 안내받을 수 있다 - 그 길을 따라 죽 걸어가면 류블랴나 성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승차장이 나온다.


케이블카 타는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다면 오른쪽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 시청사 앞의 분수대를 지나 작은 가게들과 레스토랑, 카페들이 늘어선 구도심 길을 따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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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빛을 향해 나아가기, 피란 (Piran)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각별한 장소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는 피란이라고 답하겠다. 그곳이 왜 각별하냐고 다시 묻는다면 지중해의 햇볕 아래 해안을 걷다가 조금 울었던 것 같아서, 라고 말할 것이다. 조금은 부끄러운 대답이지만.


나는 단지 열쇠구멍을 통해 가없는 부두를 바라본 건 아닌지. 피란 바닷가 카페 의자에 깊숙이 앉아 갈매기가 저녁노을 속으로 날아가고 희미한 등불이 켜질 때 의식을 잃을 만큼 피로가 몰려왔던 순간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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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 태생의 유명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주세페 타르티(1692~1770)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타르티니 광장(Tartinijer trg)에서 나는 아드리아 해안과 연결된 바다와 바로크풍 베네치아풍의 절묘한 건물들을 놀란 눈으로 다시 둘러보았다.


내 운동화가 저절로 다시 언덕을 올라가 해발 289미터의 바레토베 프리 파드니(Baretovec pri padni)에 도착해 있었다. 그곳은 피란에서 가장 높은 지대로, 독특한 매력으로 사람을 잡아끄는 피란이 훤히 내려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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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의 눈동자, 블레드 (Bled)


블레드 호수는 슬로베니아의 눈동자다. 가장 먼 곳에 대한 사랑을 품은 그윽한 눈동자.


마음이 남루한 잿빛일 때, 진열장 보석처럼 빛날 때, 보기 드문 좋은 사람을 우연히 만났을 때 나는 블레드 호수에 갔다. 혼자 혹은 여럿이서 여러 번 그 호수에 갔지만, 갈 때마다 시를 읽는 경험처럼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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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드 호수의 둘레는 7킬로미터쯤 되는데 두 시간 반 정도면 호수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블레드 호수 주변에는 고급 별장과 호텔,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호수 가운데에는 성모승천성당이 있는 블레드 섬이 있는데, 나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을 뿐 섬에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블레드 섬에 들어가려면 보통 플레타나(pletana)라고 부르는 나룻배를 빌려 직접 노를 저어 가거나 뱃사공에게 돈을 지불하고 배를 빌려 간다. 섬에는 99개의 하얀 돌계단이 있고 그 꼭대기에 성당이 있다. 그곳에서는 종종 슬로베니아 전통 결혼식이 열리곤 한다. 또한 '소원의 종'도 있어 관람객들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가 종을 치며 소원을 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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