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오늘도 고생했어요.
하늘이 붉게 타오른다
느릿하게 재가 되어버린 밤은
이내 시커먼 어둠이 되어 세상을 뒤덮는다.
마지막 남은 책상앞의
하얀 불빛마져 어둠에 묻히고 나면
텅빈 사무실
어스름
창문틀 사이로 달빛 그림자가 진다.
문을 열자,
머리카락 사이로 스산한 공기가.
하아...숨을 뱉으니 차가운 입김이.
무심히
인사를 주고받는 듯.
터벅터벅.
사람들 사이로.
발걸음을 옮긴다
어질어질. 두통약이 어딨더라.
스르륵. 눈을 감고 버스창틀에 기댄다.
분명히 감았는데
창문은 닫혔는데
바람도 안부는데
눈꺼풀 사이가 시렵다.
쓸쓸하고 헛헛한 바람소리가 휘잉휘잉
귀끝에서 가시질 않는다.
어지러이 이명소리
아까분명 약을 먹었는데.
지쳐 눕고싶다.. 한없이 쉬고 싶다.
맥주나 한캔하고
늘어지게 자고싶구나.
퇴근길 당신은
얼마나 지친 발걸음으로
집을 향해 오나요
매일 반겨주려 노력해요
마음을 전달하지 못해
나도 아파요
고맙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