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사랑하는 내 가족들 몸 녹일 따스한 국물요리.
깊은 겨울밤. 공기가 차가워요. 그냥 걸어도 추운데, 하필 칼바람도 불어서 볼이 베일 것 시려요.
호오.. 입바람을 불며, 두 손을 녹여봐도.. 당최 이 추위는 가시지가 않아요. 빨리 집에 가고 싶어 발걸음을 재촉해 봐요. 털이 가득한 부츠를 신어도 발안으로 얼음이라도 들어왔는지, 발꼬락이 시려바서 걸을 때마다 아프기까지 하네요. 아, 엄마가 보고 싶어요. 따스한 국물이 먹고 싶어요.
왔니, 우리 아가?
이제 12월이에요. 제법 겨울이 진도가 나갔죠~
맞아요. 바람이 너무 차가워요. 온도만 낮으면 됐지, 바람까지 물어서 세상에. 양 볼이 빨개요.
우리 아가가 땅땅 얼어서 들어왔네요. 눈사람이 따로 없어요. 애가 새파랗네. 어쩌면 좋을 까요?
급한 대로, 양 볼에 내 손을 얹어봐요. 꼬옥 껴안아도 봐요. 하지만 오들오들 떨기만 하네요. 이럴 때 엄마 마음은 급해지기 마련이지요..오또캐~ 오또캐~
역시 이럴 때는 따끈~한 국물요리죠? 남은 야채랑, 냉동실에 고기까지 다 꺼내서, 금세 할 수 있는 요리가 있어요. 제 마음대로 이름 지어봤는데요. 이름 하야~
내 맘대로 냄비전골.
부르스타 있으세요?
아니면, 휴대용 인덕션은요?
그 둘 중에 하나랑, 넓은 냄비 하나 있으면 기본 준비물은 끝이에요!
샤부샤부 아시죠? 뭐 그런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거 아세요? '냄비'가 외래어인 거? 저 오늘 우리 둘째 문제집 채점하다가 알았지 뭐예요?
'냄비'가 일본어 '나베'에서 온 말이래요. 그래서 외래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결국 냄비전골은 그냥 일본 나베요리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육수가 걱정되신다고요?
육수는 여러 방법이 있어요. 직접 멸치와 야채로 우리는 방법이 있고요. (좀 번거롭죠)
저는 시판 육수알을 쓰기도 해요. (요새 정말, 너무 편하지 않나요?)
요새 제가 매일 쓰는 소스는 일본 나베소스예요.
유튜브 채널 '룬룬쓰' 아세요?
일본에서 사는 분인데, 주로 아이 도시락 만드는 영상을 올리세요.
일본 식재료와 브이로그도 올리시자만요.
그분 영상에서도 이런 봉지형 나베소스가 많이 나와요.
https://smartstore.naver.com/dokidokijapan/products/6176918301
일본물건들을 직구해 주는 사이트인데, 나베소스도 있어요.
종류가 세 가지인데요. 저는 주로 구운 날치육수 소스를 많이 써요.
두유소스는 호불호가 있으실 것 같아요. 저는 가끔 사용합니다. 연한 들깨탕 같은 느낌이 나요.
1 봉지로 2인분 정도 국물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약간 짭짤하게 먹는 경향도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요거 여러 봉지 사다 놓으면 든든해요 ^^
https://smartstore.naver.com/dokidokijapan/products/7617748308
이건 일본식 당면인데
익는 시간이 빠르고 식감이 좋아요.
국물도 잘 흡수하고요.
제가 이용하는 사이트에서 바로 링크를 올려드렸어요.
다른 곳에서 구매하셔도 당연히 상관없어요.
보통 일본 직구하는 사이트는 배송비를 무게마다 받거나, 제품 개수마다 받는데 이 사이트는 얼마를 담던 배송비가 3000원 이더라고요.
대신 종류가 많지 않아요.
https://www.oasis.co.kr/product/detail/34467?categoryId=
야채는 전골용 야채 세트 사서 구비하시면 되고요
사실 저는 그때 그때 냉장고에서 공수해요. 콩나물, 두부, 가리지 않고 그냥 마구 넣어요.
고기는 샤부샤부용으로 얇은 소고기 준비하시면 되어요.
그리고, 떡, 수제비, 칼국수 등도 필요하시면 준비하세요!
자 준비되었으면?
야채를 마구 깔아줍니다.
아! 야채 데코레이션을 아이에게 맡기셔도 좋아요.
네가 예쁘게 담아보렴~ 하고 말이에요. 야채와 버섯을 담게 하는 거죠.
어차피 끓이면 다 섞여서요. 아무 상관이 없어지니까 이럴 때 마음껏 식재료도 만지고, 예술혼을 펼쳐보라고 하세요. 하다 보면 생각보다 잘해서, 기대한 만큼 엉망으로 데코레이션 해놓지 않더라고요. 나는 깜짝 놀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시시해진다니깐요. 너무 잘해서.
그날 그날의 야채사정에 맞게, 넣어주시면 돼요.
물은. 야채가 많으면 좀 적게 넣어주셔도 돼요. 끓으면서 야채에서 수분이 나와서요. 그 야채에서 수분이 나오는 걸 돕는 정도만 넣으시면 육수가 좀 더 진하게 우려 져 나오는데요. 국물이 많았으면 좋겠다 싶으면 물 그냥 자박하게 넣으셔도 돼요. 어차피 고기가 들어가면서 다 진해지거든요.
아시죠~ 많이 드셔봐서 아실 것 같아요.
저 나베 봉지 육수가 사실 다 해요. 모자란 간은 간장이나 소금으로 하시면 되고요. 간장은 많이 넣지 마세요. 저는 굵은소금으로 간을 더 하는데요, 먹다 보면 짜게 되기 때문에 굳이 더 하실 필요는 사실 없어요.
제가 성질이 급해서 그만..
하긴, 짜면 물 더 부으면 되긴 합니다.
1리터 들이붓지만 않으면.. 괜찮아요. 뭐든 간 하실 때는 조금씩, 조금씩. 하시는 게 좋죠.
가끔 간 보다가 배가 부를 때도 있습니다. 하하..
야채 국물이 준비돼서 끓으면 떡부터 넣어서 먹여요. 몰랑몰랑 해질 때 건져서 그릇에 덜어주면, 덜어주기 무섭게 없어지죠.
그리고 고기를 한 줌 씩 넣어서 건져 먹이면 돼요. 붉은 기만 가시면 먹어도 되는 거 아시죠?
그리고 떡, 고기 무한 반복.. (야채도 모르는 척 고기랑 같이 건져서 그릇에 덜어주기)
아. 맞다. 찍어 먹을 소스는 어떻게 하냐고요?
우리 큰애는 달걀과 간장을 섞은 걸 좋아해요.
네. 맞아요. 날달걀요! 일본에서는 그렇게 먹는 다면서요?
한국 간장이 좀 진해서 맛이 강한 데도 큰 아이는 그렇게 먹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저와 둘째는 일본식 유자소스에 찍어먹는 걸 즐겨요.
남편은 둘 다 잘 먹는 것 같아요.
제가 주문해 먹는 유자 폰즈인데, 재고 상태에 따라 구매하시면 될 것 같아요.
꼭 이 제품 아니더라도 유자 폰즈 소스 검색하시면 많아요.
폰즈는 감귤류 생즙을 이용한 소스를 뜻한대요.
저는 일본 만화 '맛의 달인'에서 폰즈 소스를 처음 접했어요.
'유자', '영귤', '귤' 등 다양한 감귤류를 사용하고요. 그에 따라 소스 이름도 다 다르더라고요.
고기 먹을 때, 많이 곁들여 먹는 것 같아요.
이 제품은 약간 시큼한 맛이 강해요.
저랑 둘째는 그 맛을 좋아합니다만,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간장에 와사비 풀어서 먹기도 해요.
야채도 찍어먹고, 고기도 찍어먹고요.
둘째가 더 어릴 때에는 고기에 소금 찍어 먹기도 했답니다.
초간장 해서 먹어도 괜찮은 것 같아요.
시판 소스 사다가 찍어 드셔도 물론 괜찮습니다.
어느 정도 먹었으면 이제 면 차례죠?
칼국수 면을 먹으려면 국물만 남기고 야채를 모두 덜어낸 뒤에 넣으시는 걸 추천해요.
칼국수의 전분기 때문에, 국물이 줄어들 수 있으니, 국물을 조금 더 부으시고 넣으시면 알맞을 거예요.
졸아든 국수를 좋아하실 수도 있으니,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서 드셔보세요.
위에서 제가 산 일본식 당면은, 야채가 있어도 상관이 없어요.
그냥 국물 위에 올려서 젓가락으로 살짝 국물에 적시게 눌러놓으면, 한 오 분 정도면 익거든요.
꼬독꼬독한 식감을 좋아하실지도 모르겠네요. 한 가닥씩 드셔보시면서 조절해 보세요. 푹 퍼지면 퍼지는 대로 맛있더라고요.
전 사실, 여기저기에 감초처럼 막 넣어서 먹어요. 불어도 못 먹을 정도로 퍼지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미리 불려둘 필요도 없고요. 편해서 잔뜩 주문해 두고 자주 써요.
한국 요리 잡채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은 거 같고요.
국물 요리에 감초처럼 넣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아요.
당면을 넣고 싶으신데, 일본 당면이 없다면, 한국 당면을 삶아두시고 소분해서 냉동했다가 쓰셔도 괜찮아요.
어쨌든 미리 준비는 해야 한다는 게 번거롭긴 합니다.
늘 그렇듯이 냄비전골을 둘러앉아서 먹고 나면
다들 배를 두드리게 되죠. 하염없이 먹다 보면 배가 터질 것 같아요.
저희 식구는 사실, 다들 먹는 양이 적어서 다 먹고 난 뒤 죽을 못해먹어요. 떡, 수제비, 면으로도 배가 꽉 차요.
그래도 이렇게 양껏 실컷 먹고 나면, 마음이 뿌듯해요.
사실 별 거 준비한 건 없었는데, 잔치라도 치렀나 싶게 푸짐하게 먹은 기분이 들거든요.
밖에서 먹는 거랑은 또 달라요. 집에서 먹는 건.
애들도 각자 배꼽이 튀어나오게 먹었는지 연신 하품을 해대며, 하나둘씩 자리를 뜹니다. 뒷모습이 꽤나 만족스러워 보이는군요.
뽀용한 두 녀석, 볼에 생기가 도는 것이, 이제 한기는 가신 것 같네요. 말랑 따끈 고양이 두 마리 같아요. 소파에 반쯤 드러누워서 담요를 온몸에 둘둘 감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 저도 안심이 됩니다.
저는 일어나서, 그릇을 치워요. 설거지를 해야지요. 하지만 어김없이 제 뒤통수에 대고 애들은 말한답니다.
엄마, 후식은 뭐예요?
어때요,
그 댁 저녁 집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죠?
겨울밤, 별 거 없는 어느 집 풍경을 감상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따스한 온기를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뜨거운 국물에 담가, 야채도 고기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냄비요리 가족들과 저녁에 어떠세요?
두근두근 첫 글이 발행되었어요.
첫 글로 어떤 음식을 할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다들 하는 음식으로 유난 떠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는데요.
저는 저 소스들로 굉장히 편하게 냄비전골을 끓이거든요.
같이 알아두면 좋겠다 싶었어요.
소소한 팁들이 도움이 되시길 바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셨길 바라면서.
저희 집 소박한 저녁풍경이 그 댁에도 전해지길 바라며.
오늘 저녁도 가족들과 도란도란 사랑이 꽃피는 식탁에서 맛있는 식사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