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의 계절 - 묵 콩국
밀프렙
여름이다. 덥고 습해서 입맛이 없고 손가락 하나도 까닥이기 싫지만 가만히 있어도 기운이 좍좍 빠져나가고 혈압도 떨어지는 계절.
그래서 요즘은 밀프렙을 만들어 놓는다. 원래 묵도 콩국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요즘은 콩국만 한 게 없다. 콩국 덕에 내가 아직 살아있다. 간단하고 시원하고 단백질 듬뿍에 포만감까지. 맛도 좋다. 어른의 맛이다. 이제야 어른이 되었나 보다.
재료:
묵 - 도토리묵, 청포묵, 메밀묵 등. 두부면 보다 묵이 왠지 더 시원하다. 젓가락질하지 않고 숟가락으로 훌훌 떠먹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젓가락질조차 귀찮은 여름이니 말이다. 두부면 특유의 콩비린내가 없고, 대두+대두 조합보다 조금이나마 다양성이 있다는 점도 좋다. 참고로 오아시스마켓에서 빨간색 비트, 노란색 치자 청포묵을 판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으니.
콩국 - 취향껏 고른다. 이것저것 먹어봤는데 나는 풀무원 '국산콩 진한 콩국물'이 제일 입맛에 맞았다.
(옵션) 깻잎, 방울토마토, 오이 - 제일 만만한 건 깻잎이다. 저렴하기도 하고 물에 헹구어서 가위로 슥슥 잘라 넣으면 끝. 한 장 한 장 씻기 귀찮으니 무농약을 사자. 깻잎만 넣어도 향이 강해서 콩국과 묵의 밋밋함을 잘 보완해 준다.
(옵션) 구운 계란 - 든든하게 먹고 싶을 때는 구운란을 추가한다. 아몬드 슬라이스나 호두를 넣어도 좋다.
제조:
묵을 썬다. 밀폐용기에 한번 먹을 분량씩 나누어 담는다. (데치라던데 나는 그냥 사용한다. 가끔 부지런을 떨 때는 물을 끓여 붓거나 전자레인지 1분.)
오이를 썰어서 올린다. 방울토마토와 계란도 반으로 갈라 올린다. 제일 위에 깻잎을 가위로 썰어 마무리.
뚜껑을 닫고 냉장고에 착착 보관한다.
하나씩 꺼내 콩국물을 부어 먹는다.
물 한잔 마시듯 쉽게 한 끼 해결! 단탄지 비율도 딱 맞고 채소까지 있으니 완벽한 식사다. 단짠이 없으니 계속 먹어도 질리지도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