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에서 칼부림 사건이 있고, 연이어 분당에서 그리고 전국 여기저기에서 칼부림 관련 뉴스가 올라오고 있다.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는 게 이런 걸까. 희생자의 가족들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원한 관계 범죄도 아니고 인사도 나눠 본 적 없는 누군가에게 사랑하는 가족이 죽임을 당한 일을 감당하면서 남은 여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가족뿐이겠나 서로 마음과 정서를 나눈 친척 친구들 선후배들 까지 그들의 허망한 마음의 무게가 무겁다.
모두가 애도하며 슬픔을 나누고 있는 중에 10대, 20대들이 살인예고 글을 올리고 있다는데 그 아이들은 무얼 먹고 자랐기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건가. 코로나가 뇌 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코로나로 뇌기능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고서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손가락으로 그런 장난을 할 수 있는 걸까.
사건을 모방해서 장난 삼아 또는 자기 허세를 부리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나 같은 경우는 점점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코로나 이전처럼 보통의 일상을 살아가며, 마음의 여유가 생기려던 찰나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보다 눈에 보이는 사람이 더 무섭다. 실제로 오해로 신고를 해서 경찰에 의해 과잉 진압 당한 중학생이 있었다고 들었다. 서로를 못 믿고 의심하면서 수상하게 여기는 마음의 불안과 또 어떤 이유로든 오해를 받고 억울할 수밖에 없는 마음들 다 너무 딱하다.
세상에 이런 일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살인사건 유괴 성범죄 다양했다. 인간 공동체에 범죄가 없어지길 바랄 수도 없는 것이 성경에 아담과 하와가 아들 둘을 낳았는데, 형이 동생을 돌로 쳐 죽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백 수천 명도 아니고 하나뿐인 동생도 내 마음에 거슬리면 죽일 수 있는 게 인간의 잔인한 면모인 것이다.
영화인지 뉴스인지 모르겠는 이야기들이 잠잠해 지길 바라본다. 이 와중에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를 관통한다. 인명 피해 없길 큰 상처 내지 않고 지나가 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