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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혜 변호사 Nov 14. 2019

보험사기 방조죄 처벌


[대전형사변호사가 알려드리는 보험사기 이야기]




보험사기로 보험사기죄의 정범인 환자에게 허위의 입퇴원 확인서를 써준 병원 원장을 보험사기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논한 대법원 판례 내용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사기방조죄란


사기에 직접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이 행했던 사기 범죄에 대한 조언, 범행 장소 및 자금 제공, 범행도구대여 등 간섭하여 도운 죄를 말합니다.


방조는 범죄의 예비·음모시부터 종료시까지 가능하고 방조범에게는 자신의 방조행위에 대한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실행행위에 대한 정범의 고의 등 이중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고의는 내심적 사실이므로 피고인이 이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법원 2016도12865, 2017. 5. 31.


병원 원장인 갑이 환자 을 등에게 허위의 입·퇴원 확인서를 작성해 교부하였는데요, 환자 을 등은 각자 가입한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받았습니다. 검사는 갑이 환자들에게 허위로 입·퇴원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기 때문에 환자 을 등이 보험사기를 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갑은 보험사기를 한 환자들이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하는 것을 방조하였다는 이유로 보험사기의 방조범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법원에서는 환자들에게 허위 입퇴원 확인서를 써준 행위가 보험사기의 방조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갑에게 보험사기 방조의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환자들이 각 보험사기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데 기초하여, 방조범이 범행이 방조한 정범이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면 방조범 역시 무죄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아래에서 환자들에게 허위의 입퇴원 확인서를 써준 병원 원장 갑이 무죄를 받게 된 이유들을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심에서 인정된 사실관계

① 수사기관에서 많은 환자들이 입원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음에도 병원에서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② 입원기간 중에 병원에서 잠을 자지 않고 수액을 투여받지 않는 등 제대로 입원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은 간호사를 통하여 갑이 보고를 받았다고 보이는 점

③ 입·퇴원확인서는 통상 실손보험금이나 입원의료비특약 등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 발급되는 점

④ 갑이 운영하던 이 사건 병원은 원장인 갑이 주로 진료를 보고(위 갑 외에 마취과 전문의 1명, 야간 당직의사 2명이 있다), 간호사 2명과 간호조무사 6명이 있으며, 원무과 직원은 원무부장 및  3명으로서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입원환자가 수시로 무단 외출·외박을 한다면 피고인들이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수사기관에서 2011. 10. 7. 이 사건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할 당시 이 사건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진료비를 계산하던 공소외 1의 경우,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음에도 입원료가 포함된 금액이 결제되어 이를 문의하였고, 수납 직원인 공소외 2는 ‘우선 진료비를 계산하고 보험 회사에 청구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 등을 종합하여 갑은 을 등이 보험금을 편취하는 것을 방조한다고 판단하여 사기 및 사기방조의 점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보험사기로 기소되었던 환자들인 을 등은 (서울동부지방법원 2012고정1509)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에 검사가 항소하였지만 항소심 법원(서울동부지방법원 2014노133)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을 등이 보험금을 부당하게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따라서 보험사기로 기소된 환자들인 을 등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방조범은 종범으로서 정범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정범의 범죄행위 없이 방조범만이 성립될 수는 없다 [대법원 1974. 5. 28. 선고 74도509 판결 등 참조]




대법원에서는 위의 판례를 참조하는 등 여러 사항을 보았을 때, 을 등의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 이상 방조범에 불과한 갑의 범죄도 성립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례에서 정범은 보험사기의 정범인 환자들을 말하며, 방조범은 정범이 보험사기 유죄임을 전제로 하는 부분인데, 보험사기로 형사재판을 받은 환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았으므로 갑의 행위가 보험사기를 방조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 취지로 판결하였습니다.




환자들의 보험사기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었으므로,
원장을 보험사기 방조범으로 인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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