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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혜 변호사 Mar 17. 2020

재물손괴 무죄 판결 사례


[형사변호사가 알려드리는 재물손괴죄 처벌 사례]




이번 포스팅은 재물손괴 무죄 판결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피고인의 모(母)인 R이 B를 상대로 R이 소유한 대지에 위치한 B 소유의 주택부분을 철거하라는 승소판결 및 대체집행결정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이 담당공무원에게 대체집행결정문을 첨부한 지붕 전체에 관한 철거지원 신청서를 제출하며 지붕 전체에 관한 철거권한이 있는 것처럼 담당공무원을 기망하여 지붕 전체를 철거하게 하였는데요, 이에 피고인은 B 소유의 재물을 손괴하였다는 재물손괴의 간접정범으로 기소된 사안을 살펴보겠습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16. 5. 13 선고 2015고정396 판결



B는 주택의 소유자이고 피고인 모(母)인 R은 이 사건 주택이 위치한 대지를 소유하고 있는 자입니다. R은 B를 상대로 이 사건 주택의 건물철거 소송을 제기하여 주택을 철거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고, 주택을 철거할 수 있는 대체집행결정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시청에서 하고 있는 '슬레이트 지붕 철거지원 사업' 담당공무원에게 이 사건 주택 지붕 철거지원 신청서와 법원 결정문 등을 제출하였는데요,  "현재 주택의 소유자인 B와 연락이 되지 않고, B가 어디론가 도망을 가서 내 돈으로 주택의 지붕을 철거하려고 한다."라고 말하고, 이 사건 주택 전체의 지붕 철거지원 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이후 시청으로부터 지붕철거 의뢰를 받은 공단은 지붕철거업체를 선정하여 B 소유의 이 사건 주택의 지붕을 철거하였습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고인에게 이 사건 주택의 지붕 전체에 관하여 철거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시청 담당공무원 등으로 하여금 지붕 철거를 하게 함으로써 B 소유의 재물을 손괴하였다는 사실로 기소되었습니다.




시청에서 추진하는 '슬레이트 지붕 철거지원 사업'에 지원 신청을 한 것일 뿐이며 해당 사업 담당공무원은 요건을 심사하여 철거 여부를 판단하고 집행한 것이므로, 재물손괴죄의 간접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



피고인은 기소된 사안에 대하여 위와 같이 주장하였습니다.




처벌되지 아니하는 타인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유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범죄를 실현한 자는
형법 제34조 제1항이 정하는 간접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타인의 의사를 부당하게 억압하여야만 간접정범에 해당하게 되는 것은 아니나( 대법원 2008.9.11.선고 2007도7204판결), 타인의 행위를 유발하고 이용한 자를 간접정범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이용하여 자신의 범죄를 실현한다는 정범의 표지가 있어야 하므로, 정범에 대한 고의 및 위법성의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피고인은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확정판결 및 대체집행결정을 확보한 이후, 시청에 대한 지붕 철거지원 사업 지원 신청을 할 때까지 약 4년간 불법적인 집행방법을 시도하지는 않았던 점


② 피고인은 약 4년간 적법한 강제집행절차에 의한 권리행사를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현실적인 집행상의 문제로 인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던 중 시청에서 추진하는 슬레이트 지붕 철거지원 사업을 알게 되었고, 그 방법을 통해 권리 실현을 하기로 선택한 점


③ 위 철거지원 사업은 민원인이 신청을 했다고 모두 수리되는 것이 아닌 담당공무원들의 요건심사를 거쳐 공무집행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인 점


④ 피고인의 철거지원 신청을 담당한 공무원은 피고인의 신청에 대한 요건심사를 하고, 상급자의 결재까지 받아 피고인의 신청을 수리하고 철거 의뢰를 한 점


⑤ 피고인이 위 철거지원 사업 신청에 관하여 첨부자료를 조작하거나 위계, 기망 등의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게 재물손괴 범행에 관한 정범으로서의 고의나 위법성의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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