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simjae

by 심재


우물

—태국전통 안마를 받으며




그녀는 깊은 우물을 가지고 있어요


수직으로 몸을 세우고 앉아 내 몸 속 수 백 마디 매듭을 주물러 풀며

겹겹이 지른 빗장을 허물어요

닳고 삐걱거리는 온 몸의 뼈마디와 기혈 그 부실과 불통을

들여다봐요

부식된 파이프 속 군데군데 막힌 울혈을 맨손으로 뚫어요

송곳 같아요

붉고 뜨거운 피가 검은 살갗 아래로 흘러가요

반들거리는 다갈색의 손가락이

사람 속에 묻힌 흰 뼈들을 하나씩 추려 세워요

뚝. 뚝. 경직된 사고가 해체되는

바닥과 바닥이 부딪는

이제 그녀와 나만의 섬세한 대화가 남았어요


깊게 파인 그녀의 찰랑찰랑한 우물 속으로 걸어들어 가요

어머, 블랙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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