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유현숙
지하노래방, 그 한 평 반의 조명 속에다 젊은 날의 노역을 메들리로 부려놓고
휘적휘적 계단을 오른다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다……
꽃숭어리 같던 내 청춘도 수탈당했다
송별회도 끝나고 꽃잎들 흩날리고
이 계단을 다 올라서면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젖어……
지상의 골목길을 휘돌아야 하리
외진 모퉁이 돌아 전라선 밤 열차를 타고 가서
오동도 갯바람에 눈물 닦아야 하리
세상 어디에도 피접의 방 한 칸 마련하지 못한
이런, 얼어 죽지도 못한
아직도 동백꽃 피고 지는 내가 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