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한 마지막 책 집필 완료

후련한 마음으로 복직 준비

by 위혜정

한해를 쉬고 직장으로 복귀하는 것,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휴지기를 가질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쉼터]에서 [일터]로의 모드 전환은 큰 에너지 소모를 동반하기에 에너지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덜어냄과 비축의 전략이 필요하다.


3월부터 가중될 에너지 소모를 미리 제하고자 출판사와 계약된 원고를 복직 전에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냈다. 작년부터 틈틈이 수집해 두었던 문장들을 엮어서 <하루 10분 100일의 영어 필사> 시리즈의 마지막 원고에 종지부를 찍었다. 무거운 짐을 덜어낸 것처럼 속이 후련하다. 이제, 원고 작업이 끝난 3권의 책이 편집장님들의 손끝을 타고 어떻게 책으로 출간될지 하나하나 만나볼 수 있는 기다림과 기대의 시간이 남았다.




영어 필사책을 집필하고, 좋은 문장들을 수집하다 보니 아들 역시 숨은 조력자가 되어준다. 함께 책을 읽다가 좋은 문구들이 나오면 "엄마, 이거 책에 넣어요!" 한다. 방학 때부터 매일 함께 조금씩 읽어왔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마지막 장을 드디어 덮었다. 예전에 영화를 한번 봤음에도 피날레를 장식하는 17장은 마음이 찡해서 눈물 콧물이 쏟아졌다. 목이 메는 가운데 꾸역꾸역 다 읽어줬더니 아들 역시 가슴이 찡했는지 갑자기 "엄마, 이 부분 좋아요. 책에 넣어요!" 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There are all kinds of courage, " said Dumbledore, smiling. "It takes a great deal of bravery to stand up to our enemies, but just as much to stand up to our friends."

"용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 덤블도어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적을 무찌르기 위해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친구에게 맞서는 것 역시 그것 못지않게 용기가 있어야 하지."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J.K.Rowling-


덤블도어가 해리포터를 비롯해서 론과 헤르미온느의 우정과 용기를 크게 치하하여 그리핀도르의 역전 점수와 승리를 허락한 통쾌한 장면이다. 여기서 아들은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축하의 세리머니를 하느라 잔뜩 흥분을 했다. 안 그래도 셋의 우정이 뭉클했는데 통 큰 결말을 안겨주어 속이 뻥 뚫렸다. 아들에게도 이렇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똘똘 뭉쳐진 친구들이 생기면 좋겠다. 내 마음에 들어와 눈시울을 적신 명장면은 다음과 같다. 엄마가 되고 나니 느끼는 강렬한 공감인지 해리를 세상에 홀로 남기고 떠난 모성의 애절함이 느껴진다.


Your mother died to save you. If there is one thing Voldemort cannot understand, it is love. He didn't realize that love as powerful as your mother's for you leaves its own mark. Not a scar, no visible sign...to have been loved so deeply, even though the person who loved us is gone, will give us some protection forever.

해리 너의 엄마는 널 위해 목숨을 버렸어. 볼드모트가 이해하지 못한 게 하나 있다면 그건 사랑이란 거야. 너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강력하게 징표를 남겼는지 깨닫지 못한 거지. 그건 네 이마 위의 흉터나, 눈에 보이는 표식이 아니야. 깊이 받은 사랑은 그 사랑을 준 사람이 없어져도 영원히 우리를 지켜주거든.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J.K.Rowling-


고아로 천대받으며 살아왔던 해리포터에게 서러웠을 과거에 대한 보상과 앞으로의 삶에 대한 힘을 가득 실어주는 명대사이다. 버려진 게 아니라 지켜진 아이. 모든 것을 이기는 사랑이 악을 이겨내고 한 아이를 끝까지 지킨 것이다. 진한 감동이 밀려온다.


"엄마도 이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들의 희생적 사랑에 대한 호언장담에 실제 어떨지는 몰라도 기분 좋게 책을 덮었다.




집필 완료, 해리포터 완독 기념으로 연휴 동안 가족들과 둘러앉아 해리포터 영화를 감상할 계획을 세운다. 모든 것을 끝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풀어져서 볼 생각을 하니 행복하다. 오래도록 아이와 함께 보기를 기다려 왔던 첫 작품, 개봉 박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 됐어요!"를 외칠 정도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첫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영화는 어떻게 볼지, 그 감상평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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