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세계에 발을 들인 지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책 작업과는 또 다른 브런치만의 매력에 이끌려 원고를 쓰면서도 마음과 생각을 담아 브런치 발행글을 끄적여왔습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지난 1년은 생각지 못했던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에디터 픽 [신작 브런치 북]으로 소개되었고,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배지도 받게 되었으며, [틈]을 통해 메인에 노출되는 영광도 안았습니다. 무명의 글쓴이에게는 뛸 듯이 기쁜 순간들이 아닐 수 없었죠.
<브런치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했습니다>라는 설레는 제목의 메일도 여러 통 받았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제안들이 담겨있었지요. 도서관 강의 제안, 방송 섭외 제의, 어느 소설가의 자료 수집 요청 등 다른 세계로의 초대장들이라고 할까요. 브런치가 놀라운 연결 고리가 될 수 있구나... 마냥 신기하기만 했어요. 신세계로 접속되는 새로운 경험은 언제나 감사한 일이지요.
8월과 9월, 고 3 담임의 새 학기는 그야말로 치열했습니다. 천장까지 가득 쌓인 일들에 파묻혀 때론 숨이 턱턱 막히기도 했습니다. 집까지 바리바리 일을 싸들고 퇴근을 하곤 했죠. 학생들에게 중요한 시기인 만큼 교사도 바쁘게 함께 움직여야 했기에 브런치에 올리던 글을 멈추었습니다. 본업에 더 집중하기 위함이었죠. 그러던 중 <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알림 글이 떴습니다. 매해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브런치 작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지나칠 수 없는 큰 기회의 장이지요. '허락된 문이니 밀고 들어서기라도 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고민해 왔던 글을 틈틈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렵고 딱딱한 데다 고리타분하게만 보이는 성경에 살짝 인문학적 지식을 더하여 일상의 삶과 연결 짓고 생의 지혜를 찾아보는 흐름으로 [연재]를 기획했습니다. 첫 글이 발행되기 전까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많은 분들이 읽고 기독교에 대한 반감보다는 서서히 말씀이 스며들면 얼마나 좋을까? 연재글을 모아 책으로도 내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어느 순간, 쓴 글로 뭘 해보겠다는 마음이 커져가는 걸 느꼈어요.순수했던 의도가 희석되면 안 되지! 하는 경각심이 들었어요. 개인적인 욕심의 기름기를 쭉 빼기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성경을 샅샅이 뒤지고 깊이 묵상하며, 그 시간들에 빠져드는 마음 자체를 하나님은 기뻐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의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고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바라기 시작했습니다.
그 마음을 하늘에서 받으신 걸까요? 어떤 제의보다 반가운 메일 한 통이 날아들었습니다. 그동안 받았던 제안들과 유사하겠거니 하고 메일을 열어봤더니 이게 웬일입니까? 한 출판사의 출간 제안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받은 브런치 메일 중에 가장 반가운 메일이었죠.
<출판사 기획 출간 제안 메일>
미국 조지아에 거주하고 계시는 팀장님이셨어요. 브런치라는 매체를 편집장님들이 눈여겨보신다고 하더니 과연 그런가 봅니다. 국경을 초월한 제안이라니요. 한국과 미국의 시차로 인해 새벽에 화상으로 출간 기획 미팅을 하는 신선한 경험이 추가되었습니다. 지금은, 내년 초에 만나게 될 책의 원고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랍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찾아온 것이지요. 너무 설레지 않나요? 글을 써 놓고 보니 더욱 대단한 일이 벌어진 것 같네요.
누구나 이 멋진 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브런치는 모두에게 열린 기회이니까요.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글을 아무리 써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에요. 최솟값은 마음의 변화와 성장, 최댓값은 알 수 없는 무한 세계로의 유입이라 감히 말해봅니다. 기회를 잡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입니다.끊임없이 의심이 들 때, 그냥글쓰기를 권유합니다. 안 쓴다고 달라질 건 없지만 쓸수록 달라지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시도와 실행의 쳇바퀴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반드시 '전진'의 동력이 되거든요.
안 쓴다고 달리 할 일도 없는 것 같아요(적어도 저는 그래요). 내 글을 누가 읽을까? 글을 쓴다고 뭔가 달라질까? 과연 출간은 할 수 있을까? 등 밀려드는 회의감과 불확신의 거센 물결을 막아내고 싶으신가요? 알게 모르게 나를 지키는 방호벽은 가만히 있을 때 세워지지 않더라고요. 꾸준한 글쓰기가 답인 것 같아요.멈추면 뒤로 가지만 걷다 보면 적어도 후진하지는 않거든요. 게다가 마음과 생각까지 지켜짐을 느낄 수 있어요. 구독자 수, 글조회수, 공감 개수, 답글의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딱 한 사람의 독자를 위해글을 쓰면 됩니다. 누군가는 내 글을 읽습니다. 그 누군가가 중요한 사람이면 되는 거 아닐까요? 수많은 사람이 스쳐 지나가는 것보다 의미 있는 단 한 사람과 연결되는 것, 그게 더 매력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 단 한 사람을 위해 오늘도 건필하세요. 브런치에 글을 쓰는 모든 작가님들을비롯해 글을 쓰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