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오지 여행의 기억(4)

기억을 접으며

by 위혜정

험한 산악 지형과 잦은 정치적 갈등으로 발전이 더뎌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손꼽히는 나라, 네팔. 하루가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이 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해발 1,500m 산악지대 외딴 지역에 꼭꼭 숨어 살고 있는 산골 마을 사람들. 이들은 바깥세상으로부터 잊힌 채, 자연에 맞서 그리고 가난에 맞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 나름의 생존과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외부 세계의 원조에서는 소외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가진 것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다른 세계를 모르고 평생 감사로 나누는 삶을 살아 가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와 같은 외부인이 불시에 나타나도 몸에 벤 친절을 베풀었던 것처럼.




산골 마을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죽을 정도의 중병을 앓고 있지 않다면, 매번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정도의 가난이 아니라면 현재 겪고 있는 스트레스와 절망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자들의 사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이 힘들다고 불평했던 시간들이 부끄러워졌다. 이미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가 생긴다.




네팔 저 깊은 산골 마을에서도 꿈과 희망이 자란다. 외부의 관심을 먹고 더 크게 자랄 수 있다.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불리는 고 이태석 신부의 말을 다시 떠올려본다. 그는 가난하고 혼란한 수단 땅을 처음 밟았을 때 이렇게 생각했다.


처음엔 이들이 워낙 가난하니까
여러 가지 계획을 많이 세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같이 있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그들을 저버리지 않고 함께 있어주고 싶다.



함께 있어주는 것과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 그들에게 힘이다.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우리는 더 가지려고 아등바등하는 삶으로부터 살짝 시선을 떼어내면 된다. 우선, 기회가 있고, 도전이 있는 풍족한 환경에 감사하고 누리자. 그러고 나서 높은 꿈을 가지고 힘차게 전진하는 것, 넉넉한 마음으로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품고 섬기는 삶으로 성장하면 된다. 풍성한 삶은 그렇게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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