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크리스마스 성극을?!

심장의 울림

by 위혜정

크리스마스다. 북미권의 크리스마스는 가족 중심의 단출한 행사인 반면, 한국에서는 연인들 혹은 외부인들과 함께하는 왁자지껄한 날이다. 같은 동양권이라도 기독교 인구비율이 낮은 일본과 다르게 한국의 성탄절은 법정 휴일로 지정되어 연말연시와 함께 축제 바이브로 들썩인다. 물론, 종교인들에게 성탄의 의미는 다르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경건한 예배가 중심이 되므로.





개인적으로 올해의 성탄절은 좀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 교회에서 목사님의 특별 지령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남녀 전도회에서 크리스마스 무대에 올릴 성극을 맡아달라고 하셨다. 4~50대가 주류인 전도회 회원들 사이에 초장부터 지진과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요즘 성극을 하는 곳이 어디 있지?

-이 나이에 연극을 준비해서 무대에 올라가라니 웬 말이야?

-서로 다 모이기도 힘든데 굳이 이걸 해야 해?


저마다의 합리적인 이유로 저항감이 더해졌다. 작은 교회다 보니 안 그래도 사역이 바쁜데 추가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한숨 섞인 시간들이 지나가고 '순종'에 무게가 더 실렸다. '어떤 성극을 무대에 올려야 할까?' 유튜브를 찾아보기도 하고 단막극 형식을 접고 완전히 다른 무대를 준비하는 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들이 오고 갔다. 다행히도 한 집사님의 헌신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대본이 탄생되었다. 스토리를 듣자마자 마음이 뭉클했다. 일상을 살아가던 단란한 가정에 한 아이가 사고로 죽는 비극에서 시작된다. 자녀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부모는 아이의 심장을 기증하여 생명을 살리는 선택을 한다. 추후에 그 부모와 심장 이식 수혜자가 서로 만나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면서 눈물이 봇물처럼 터진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우리에게 심장이 이식되고, 생명이 시작되었다는 성탄의 메시지까지 잘 담을 수 있다.





문득,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게 되었던 때가 떠올랐다. 두 번의 유산으로 어렵게 아이를 만난 후, 힘겨운 육아를 시작하게 된 어느 날이었다. 밤늦게 수유를 하느라 갓난쟁이를 품에 안고 졸음과 싸우고 있던 중이었다. 문득 마음에 이런 음성이 들려왔다.


- 넌 이 아이를 내놓을 수 있겠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이를 끌어안고 '절대 안 돼요!'라는 인간적인 포효가 먼저 튀어나왔다. 갑자기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독생자 예수님을 내놓으신 하나님의 사랑이 깨달아지면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귀하게 얻은 내 아이를 희생할 수 없는 부모의 애끓는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생명을 내놓으신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큰 것인지 가슴 깊이 느껴졌다.





그 사랑이 다시금 강렬하게 떠오르는 성극이었다. 어쩌다 주인공 가족의 역할을 하게 되었기에 더욱 그랬다. 진짜 아들이 옆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고, 의사가 아이의 뇌사 판정을 하며, 심장 이식 수혜자의 가슴에서 내 아이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듣게 되는 장면까지. 성극 연습을 하면서부터 감정이 이입되어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 너무 슬퍼요...

연습을 할 때마다 아들도 눈이 빨개졌다. 안 울어야지... 했는데 웬걸. 실제 무대에서도 눈물을 쏟았다. 나만이 아니다. 성도님들도 함께 울었다. 다 같이 예수님이 우리 가슴에 넣어준 심장 소리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올려드린 [하나님의 사랑 주님의 눈물] 찬양이 잔잔한 감동을 더했다. 성탄의 진정한 주인공 예수님의 탄생이 마음에 새겨지는 날, 생명을 얻게 된 기쁨과 평안이 모든 이들이게 깃든 하루였길 바란다.



https://youtu.be/HnYIavWHJlo? si=MWqlxvhSTeo4 rKd4



제목: 심장의 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