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시절, 글쓰기를 어떻게 배웠는지 기억하시나요? 한글 학습의 초입에서는 발화 위주의 모국어 사용 습관을 문자로 전환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세 줄 쓰기, 다섯 줄 쓰기 등의 간단한 글쓰기 활동을 통해 문자를 매개로 한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게 되지요. 말에 비해 현저히 낮은 문자 활용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초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을 거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자가 점차 익숙해지면서 ‘쓰기’의 기초가 다져지고 다음 단계로 일기와 독후감‘글쓰기’ 활동이 이어집니다. 일기는 일상을, 독후감은 독서를 통한 다양한 세계와의 만남을 기록하게 되지요. 일상으로 유입되는 새로운 경험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마무리가 되고요.
중고등 교육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글쓰기의 경험을 확장합니다. 국어와 영어를 통해 한국어와 외국어의 글쓰기 구조를 접하게 됩니다. 여기에 대학입시나 회사 입사, 각종 공기업이나 공무원 시험에서 연마해야 하는 고차원적인 ‘논술시험’까지, 우리의 글 쓰는 과업은 쉼이 없습니다. 이렇듯 초중고 교육 과정을 무리 없이 통과하면 글쓰기의 기본기는 대부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지나온 시간 속에 어떤 활동에 더 오래 머물렀는지에 따라 글쓰기의 개인 편차는 존재하겠지요. 여전히 글쓰기가 자연스럽지만은 않기도 하고요.
그건 왜 그럴까요? 제 생각엔, 글쓰기로의 체질 개선이 아직 안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즉, 글쓰기 습관이 잡혀있지 않아서이지요.‘습관’이란‘지속성’을 전제로 합니다. 의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의식대로 자연스레 움직이는 것이 습관이에요. 돌이켜 보면 저는 의식적으로 글쓰기를 좋아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동안 많이 써오긴 했더라고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과 청년 시절에는 일주일에 한 번 A4 용지 2~3장 분량으로 성경 말씀을 정리한 후 자기 성찰의 글을 완성했고, 줄곧 일기와 스케줄러를 작성했으며, 학교 교지에 글을 싣기도 했습니다. 어떤 형태가 되었든 간에 글 쓰는 시간이 쌓인 것이지요. 알게 모르게 썼던 지난 시간 덕분에 모양새를 갖춘 글쓰기의 세계로 건너오는데 큰 저항 없었던 것 같아요. 대문호 헤밍웨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500 단어 이상을 썼다고 합니다. 글쓰기가 작가의 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는 일부였던 것이지요.
글쓰기를 일상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지름길이나 우회로가 없는 유일한 방법, 반복적인 글쓰기가 기본 전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글쓰기 습관을 잡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의지가 중요합니다. 작심삼일,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해내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면, 혼자서 힘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닿습니다. 많은 방법 중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는, 제가 경험했던 ‘함께의 힘’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라톤과 같은 긴 여정의 글쓰기를 완주하는 과정에 적용해 볼 수도 있어요. 즉, 글을 쓰는 사람을 만나 같이 가는 것이죠. 글벗들의 열정에 힘입어 으쌰으쌰 함께, 그리고 쉽게 걸어갈 수 있게 됩니다. 4개월간, 새벽 기상을 통해 영어 필사와 글쓰기로 달궈진 일상이 외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글을 쓰다가 자연스레 책 출간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할 무렵이었어요. 막막한 마음으로 온라인 글쓰기 모임에 가입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많이 생겨난 비대면 모임 중의 하나였지요.
1시간가량 글벗들과 교류가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새벽, 비대면으로 만나서 일정 시간 동안 각자의 글을 쓰고, 대화로 마무리한 후, 하루 일정을 시작하는 패턴이었습니다. 구성원들은 모두 1인 기업 대표셨어요. 퍼스널 브랜딩 대표님, 책 쓰기 코치님 등 자기만의 색깔로 다양한 1인 기업의 삶을 일구어가시는 분들의 세계에 새롭게 접속되었죠. 주변에 교사로만 가득 차 있었던 인간관계의 폭과 세상에 대한 시선이 확장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열심히 사는 이분들의 모습에 적잖은 자극도 받았고요. 글쓰기와 책 쓰기를 기본으로 치열하게 전진해 가는 삶의 이야기들이 신선했고, 또 닮고 싶어 졌어요.
그렇게 6개월간 글동무들과 함께 삶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글을 나누면서 저의 글쓰기도 영글어 갔습니다.‘함께’의 중요성을 레스 브라운의 말에서 알 수 있어요.
“주변에 기를 세워주고 격려하고 비전을 공유하며 영감을 주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라.”
글을‘함께’ 쓰다 보면 꾸준히 서로를 이끌어 주는 시너지 효과뿐만 아니라 또 다른 유익을 누릴 수 있어요. 같은 내용이더라도 내 글에 누더기를 걸치는 것보다 비단옷을 입혀주고 싶은 마음과 노력이 바로 그것입니다. 울퉁불퉁했던 모양의 사유를 잘 다듬어 표현하려는 부단한 시도를 하게 됩니다. 내 글을 읽어 ‘주는’ 누군가를 의식하게 되거든요. 혼자서도 글을 쓸 수 있지만 남에게 보여 주어야 글쓰기가 는다는 말이 맞더라고요. 한 편의 글을 세상에 내어놓는 첫 작업은 벌거벗은 것 마냥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처음이 어려울 뿐, 일단 선을 넘기만 하면 별거 아닙니다. 독자를 염두하고 글을 쓰는 연습은 책 출간을 위한 필수 관문입니다. 나만 볼 일기를 쓰고 끝낼 것이 아니라면 말이지요. 함께 글을 쓰면 미리 낯이 두꺼워지는 연습을 할 수 있답니다.
요즘은 글쓰기와 책 쓰기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상에서 글쓰기 모임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글동무들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까요? 글쓰기의 고독감에서 벗어나 추진력을 얻고 싶다면 주변을 글 쓰는 사람들로 바꿔보세요. 환경을 변화시키는 방법입니다. 매일 쓰는 습관과 함께 그들을 통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2~3년 후 무엇을 쓰겠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데 분명한 도움이 됩니다. 글을 쓰다 보면, 나를 선명하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자연스레 나의 강점을 찾게 되고 쓰고 싶은 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모양새를 갖추어 가게 됩니다.
♠‘함께’의 힘을 활용한 글쓰기 ♠
1. 내 주변에 글벗이 있나요?
2. 어떻게 글벗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글 쓰는 환경 세팅과 루틴을 계획을 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