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by 마녀

반년 전에 이루어진 전시를 새삼 소개하려니 살짝 부끄럽습니다.

그만큼 깊은 울림이 있었고 그만큼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라고 여겨주시면 좋을듯 합니다.

부족한 사진으로 현장에서 얻은 감동을 전부 전달하지 못해서

속이 상할 지경이라면 이해가 될까요?

작품 하나하나가 주는 압도적인 무게감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깊은 바다의 울림을 뜻하는 '절울'

파도를 뜻하는 제주어가 '절'이라는데 그때문인지

바다의 울림, 파도의 울음 등 여러 수식어가 붙어 다른 뜻으로 쓰여도

어느 것 하나 어색하지 않습니다.


사진을 통해 오랫 동안 제주를 담아오신 강길순 작가님의 내공이

이렇게 빛을 발하는구나 싶어 전시를 보는 내내 말을 잇지 못했었습니다.

그때는 이런 저런 일들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던 터라

주변 지인들에게 좋은 전시가 있으니

제주에 가면 꼭 보시라고 전하기만 하고

정작 포스팅을 못했는데

지난 달에 8월 제주행을 결정하고는 그때 찍었던 사진을 찾아보면서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때의 감동을 공유하고 싶어졌답니다.





예술이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말이 필요없는 감동에 있다고

설명이 없어도 전달되는 의도에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

기회가 된다면 꼭, 특별한 공간에서 다시,

작가님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작년에,

주변정리랍시고 몇 마디의 말을 던지고 소셜을 멀리한 시기와

하필이면 몸을 옮겨 해낸 일들이 맞닿아서

제주로 다시 돌아왔느냐는 질문들을 많이 받습니다.

저는 길 위를 오가면서 가방을 싸고 풀고 반복하며 사는 삶이라

어느 곳에 머무는가 보다 어떻게 머무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다녀왔습니다, 라고 인사를 드립니다.


손님을 대하듯 주고 받는 인사속에서

다녀왔니? 라는 말로 마음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신 분께도

저를 잊지 않고 궁금히 여겨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도

저 깊은 바다의 울림으로 쌓여가는 시간을, 함께였던 기억을,

층층히 덮힌 바다의 흔적들처럼 품고, 담고, 살고 있었노라고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부분까지 전해줄 것 같은 작품의 힘을 빌어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다녀왔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