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헬프 리뷰 / 초대손님 해와
오늘의 초대손님은 해와입니다. 해와는 초록과 흙, 글과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1960년대 미시시피 지역에 젊은 백인 작가가 흑인 가정부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의 애환을 책으로 낸다. — by NETFLIX
보라 내가 헬프 리뷰하자고 했을 때 어땠어?
해와 할 말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난 헬프 보고 단 한 번도 울지 않았거든. 감동적이긴 했지. 그런데 전개가 너무 예상 가능했어. 예전에 페미니즘 모르고 이 영화를 봤는데,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준 영화는 아니었어. 흑인이란 사람들이 있구나, 그 사람들이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지내는구나, 백인 여자들 진짜 못됐다. 이런 생각을 했어.
해와 내가 어제 영화를 다시 봤거든. 이번에 봤을 때는 주인공 작가의 태도에 눈이 많이 가더라고. 흑인 혐오를 지켜보면서 본인은 딱히 어떤 제스처를 하지 않더라고. 흑인들에겐 목숨 걸고 말하게 해 두고 자신은 친구들 앞에서 아무 말도 못 하네 싶더라고.
보라 이 영화 어땠어?
총평 by 해와
해와 영화 속에서만 희망이 잠깐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난 느낌이야. 처음엔 희망이 있는 듯했어. 사람들이 모여서 나도 증언하겠다고 얘기했을 때는. 누군가의 조력이 있을 때 한 걸음씩 나온 사람들이 있긴 했지. 그건 그들의 선택이기도 하지만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현실은 여전하잖아. 그 현실을 감당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거잖아.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보자는 에너지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영화였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시해주지 않더라.
보라 나도 미래를 보여주지 않는 영화라는 점에 공감해. 그런데 나는 이 영화를 통해서 현재를 드러내는 방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어. 차별은 개인의 경험으로만 있고 눈으로 보이지 않는데, 이걸 영화로 만들어주니 나 같은 사람이 차별을 볼 수 있게 되잖아. 그림으로 그려놓은 느낌이었어. 사진이나 그림 같은 느낌. 앞으로 어떻게 하자 이런 메시지는 별로 없지만 지금 이렇다, 예전엔 이랬다, 이런 느낌.
해와 난 그래서 더 안 좋은 것 같아. 입체감이 안 느껴져. 흑인 여성 헬프의 사진을 본 것 같아. 흑인 여성 헬프가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되는 게 낙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흑인 여성들은 본인들이 헬프로 살기를 바라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주어진 환경에서 그 상태로 낙인 된다는 게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해. 록산 게이 책에도 헬프에 대한 리뷰가 있었는데 끔찍하다는 평을 했었지. 당사자가 보기에 흑인 여성이 한정된 어떤 직업이나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이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했어. 영화 헬프라고 헬프만 보여주고, 백인 여성이 가끔 만나서 가끔 만나서 들은 그 이야기, 심지어 헬프의 삶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지 그 외의 여성, 어머니, 어떤 주체적인 꿈을 좇는 사람, 취미를 가진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진 않아서 인생 전체가 헬프인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혼란스럽고 아쉬웠어. 실화라고 해도 아쉬울 것 같아.
보라 실화래?
해와 모르겠어. 책으로 나왔잖아. 책이 원작이고 어떤 감독이 이 책을 영화화 한 거래. 처음에 책이 나올 때 어떤 출판사에서도 받아주지 않아서 출판이 힘들었는데, 영화감독이 이 책을 영화로 만들 테니 출판해달라고 얘기해서 출판하게 됐대.
해와 영화를 만들 때는 흑인이 주체적이고 입체적으로 나오면 좋았을 것 같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삶을 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헬프로 살면서 흑인 혐오 여성 혐오를 받고 있구나. 이러면 이해가 더 잘 될 거라고 생각해. 폭력의 경험에 대해 얘기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 시작만 있고, 과정도 없고, 에너지도 없어서 당사자가 봤을 때 좋은 운동이 아닌 것 같아.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이 많았어.
저항하지 마! 저항하지 마!
보라 나 이 장면 보다가 엄청 울었어. 내가 잡혀가는데, 내 가방은 너한테 막 주는 거야. 자기는 잡혀가면서 가방은 막 살리는 거지. 그 가방에 뭐 얼마나 대단한 게 들었겠어? 가진 거 없는 사람들끼리 갖고 있는 작은 것도 소중히 하는 그런 마음 같아서 찡했어. 그리고 가방을 받아 든 친구가 소리치지. 저항하지 말라고. 그러다가 경찰에게 맞았지. 우리가 저항하지 말라는 말, 다른 말로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듣는데 딱 그 장면이야.
해와 약간 다르지 않아? 흑인 헬퍼가 얘기한 '저항하지 마'랑 권력자들이 우리에게 얘기하는 '가만히 있으라'는 다르지 않아?
보라 응. 다르지. 우리가 보통 '가만히 있으라'에 대해서 분노하는 것은 권력자들이 하는 말이라서 그런 거지만 여기서는 보호하고 싶어서, 더 다치지 않도록 저항하지 말라고 하는 거잖아? 나는 그게 두배의 압력이라고 생각해. 권력자들이 가만히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해두었잖아? 그 순응이 시스템을 더 강력하게 하지.
해와 여기에 순응하지 못하고 있는 친구가 다칠까 봐 옆에 있는 친구가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느낌이구나.
보라 응. 너무 슬프지. 나 계속해? 나 인상 깊었던 장면 엄청 많아.
해와 정말 많다… 다 하자.... 혹시 영화 하나를 그냥 다 적어 온 거 아니야?
보라 해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라 사건이 딱 터졌을 때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 않고 어떤 사람은 엄청 슬퍼하잖아. 엉엉 울고 막 넘어지고, 심지어는 이러다가 내가 오늘 죽을 수도 있다. 오늘 격양된 이 사회 감정 때문에 내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막 뛰어가다가 무릎 까지고, 서로 지켜주는 이런 장면이 너무 슬펐지.
해와 나도 그 장면은 슬펐어.
보라 강남역 살인사건 때에도 어떤 사람들은 '이게 내 얘기 같다'면서 막 울고 포스트잇 붙이고 꽃 놓고 그러는데 어떤 사람들은 '쟤네 왜 저래' 그러잖아. 그거랑 딱 똑같은 장면 이았어.
해와 나도 우리 집 골목에서 치한을 한 번 본 이후로는 그 구간에서 되게 빨리 걸어. 한동안 그랬어. 엄청 빨리 가는데 그게 엄청 서러웠던 적이 있지. 치한을 본 그날, 내가 다리를 후덜 거리면서 집으로 가던 그 날이 생각났어. 그날 가다가 너무 열 받고 억울해가지고 막 울면서 집에 들어갔어. 그때 열두 시였거든. 아빠가 나를 보고 경찰에 신고를 했지. 새벽 2시까지 경찰이 막 집 문을 두드렸어. 그때가 생각나더라. 엄청 종종걸음으로 뛰는 걸 들키고 싶지도 않았어. 도망간다고 누가 느낄까 봐. 그때 생각이 많이 났어. 그 장면을 보면서.
보라 너는 도망가는 것도 들킬까 봐 이런 생각을 했지만 영화 속 헬프들은 그 생각도 못하고 겁내 뛰어간 게 생각나네. 너무 슬픈 연대였어. 다른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도 연대의 하나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
해와 KKK였다고 했지? 미니 잭슨네 집에 에이블린이 와서 무릎 다친 거 치료해주면서 KKK였다고 얘기해주더라.
보라 그리고 자녀 학자금 때문에 경찰에 잡혀간 사람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연대의 파도가 몰아쳤잖아. 그 집에 잔뜩 모여서 기자를 기다리는 그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라 엄청 울었어.
해와 근데 너무 흔한 장면 아니야? 한국 영화에도 진짜 많이 나오는 장면인데. 저도 가겠습니다! 저도 가겠습니다! 이런 느낌.
보라 이게 근데 예전에 페미니즘 모르고 봤을 때도 이 장면은 울었던 것 같아.
해와 이 장면이 늘 감동적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넣는 거겠지. 아직까지도. 아니다, 이게 2011년 영화지?
보라 응, 오래됐다. 슬픔에 대해서 대응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로 선택했다는 게 좋았어.
해와 그거밖에 할 수 없었던 건 아닐까.
보라 근데 어떤 사람은 파이에 똥 넣는 것도 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다양한 방법이 있지.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좋았어.
해와 파이에 똥을 넣었는데 냄새가 안 났을까… 좀 의문스럽네.
보라 해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와 좀 꼬리꼬리 한 냄새가 났을 것 같은데.
보라 난 안 났을 것 같아. 불에 한번 구웠잖아.
해와 얼마나 넣었을까도 너무 궁금해.
보라 해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와 그냥 쪼-끔 넣고 넣었다고 한건 아닐까? 많이 넣었을까?
보라 나는 어떻게 넣었을까도 궁금해
해와 갈았을까?
보라 해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우리를 곤란하게 만드는 거야?
다들 잘 지내는데 왜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
넌 이기적인 사람이야!
보라 책이 나오고 나서 애인이 화내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 왜 우리를 곤란하게 만드는 거냐고 묻는데 그 사람이 말하는 ‘우리’가 누구지 싶고, 다들 잘 지내는데 왜 문제를 일으키냐고 물을 때 ‘다들’이 누군가 싶고 그렇더라. 문제는 이미 존재하는데, 기껏 한다는 말이 ‘넌 이기적인 사람이야’ 이래 버린단 말이지. 이게 되게 자주 본 방식이잖아. 평소에도 자주 듣는 얘기지만 영화에서 보니까 남달랐어.
해와 우리 부모님도 그런 얘기 자주 하셔! “우리는 그런 거 안 해~” 이렇게 얘기하시는데 “아빠가 말하는 우리가 누구야?”라고 물으면 말을 안 해주시거든. “있어, 그런 애들~ 너는 몰라~”
보라 해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라이팬으로 머리를 내려치겠어요.
보라 미니가 남편의 폭력 때문에 얼굴에 상처가 났단 말이지, 그랬더니 그거를 보면서 셀리아가 그랬지. "내가 당신이라면 프라이팬으로 머리를 내려치겠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자신이 백인 여성이라서 그런 것 아닌가? 자기는 무서운 경험이 별로 없었잖아, 거기 나오듯이 엄청 해맑은 사람이고 어떻게 보면 나이브하다고 해야 하나? 미니가 이런 사람이 하는 말에도 영향을 받잖아. 그래서 슬펐어. 저 사람이 하는 말에도 영향을 받다니.
해와 근데 그 사람도 엄청난 슬픔이 있기는 했잖아. 유산이라는 슬픔을 혼자서 감당했잖아. 피가 뚝뚝 흐르는데… 정말 순진하고 강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울고 불고 막 칭얼대고 그랬을 거야. 무덤도 만들어주고, 직접 파서. 닭 죽이는 거…… 봤어?
보라 해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와 그냥 어떤 용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런 이미지도 있었던 것 같아. 물론 그래도 백인이지~
보라 응, 돈도 많고, 가슴도 크고, 허리도 얇은 백인.
원하신다면 저희 집에서 평생 일해 주시겠어요?
보라 내가 엄청 울었던 장면이야. 미니가 정식으로 고용되어서 식사 초대받았을 때.
해와 아, 평생직장 얻었을 때?
보라 해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라 그때 미니가 식탁에 앉을 때 미니한테 의자를 빼주면서 앉게 해 주는데 그게 백인 여성들은 늘 받는 대우를, 흑인 여성은 받지 못하던 대우를 그 날 미니가 처음 받는 거잖아. 백인 남성이 의자를 빼주는 것.
해와 나는 그때 무슨 생각했는지 알아? 네가 왜 내 의자를 빼니? 다시 넣어놔~ 내 의자는 내가 빼. 나는 그런 어떤 모든 대우가 다 싫은 것 같아.
보라 난 좋은데…
해와 여성을 타깃 삼아하는 남성들의 대우. 고 쥐뿔도 없는 고거에 여성들의 마음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아~ 정말 날 농락하는 것 같아.
보라 난 누가 문만 열어줘도 설레 ㅋㅋㅋㅋ
해와 난 누군가 데이트를 할 때 아니면 남성과 함께 둘이 걸을 때 차나 오토바이가 지나가잖아? 그럼 나를 이렇게 피하게 해 주잖아? 힘에 의해서 피하게 될 때, 그럴 때 굉장히 자존심 상해. 내버려 둬!! 이러고 싶어. 내가 갈 거야 거기로 다시!!
보라 내가 죽든지 말든지!
해와 괜히 막 오기 부리고 싶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라 어떻게 해주는 게 좋아?
해와 아무것도 안 해주면 좋겠어. '차 온다, 조심해.' 이렇게 말하면 되지. 아니면 지가 그냥 내 옆에 와서 서. 그럼 내가 '아 네가 여기 있고 싶구나 내가 그럼 빠질게' 하고 빠질 수 있거든. 굳이 나를 잡아서 당겨가지고 엉? 이런 주체적인 사람에게 말이야.
Lucky Heart
보라 투쟁의 성과라는 게 사실 별로 없잖아. 다 그냥 감정적인 것뿐인 거야. 여기서 나오는 투쟁의 성과라는 게 뿌듯한 것, 다른 사람이 박수 쳐줘서 뿌듯한 것, 그냥 내가 기분 좋은 것 이런 감정적인 것 밖에 없는 거야. 이게 뭐 법을 바꾼 것도 아니고 이 동네 지역사회를 바꾼 것도 아니고 그냥 기분 좋은 것에서 끝나는데 이것도 그냥 좋더라. 투쟁의 성과라는 것은 지독하게 개인적인 것이라는 게 어떤 진리잖아? 내가 투쟁한다고 해서 이 사회 제도가 바뀔 수도 없고, 혹시 내가 운동하는 분야에서 제도가 바뀌더라도 내가 거기에 기여한 면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잖아. 내가 뭐 국회의원도 아니고.
보라 그래서 그거 자체가 주는 상징성이 있는 것 같아. 에이블린이랑 미니가 둘이서 교회에서 박수를 막 받아. 그때 미니가 부채를 안고 있는데 그 부채에 러키 하트라는 말이 쓰여있어.
해와 어우, 디테일하네.
보라 응. 그게 너무 나한테 눈에 띄었거든.
해와 러키 하트?
보라 응, 러키 하트. 행운이라는 거지. 그게 진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거야. 우리가 투쟁하는 사람은 많지만 저렇게 박수받는 경험 할 수 있는 사람은 진짜 별로 없잖아. 나 혼자서만 뿌듯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축하를 받는 것. 100여 명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감동을 느끼고, 연대의 성과, 투쟁의 성과를 축하하는 그 자리에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내가 박수를 받는다는 것이 되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보통은 승리의 경험은 못 하고 계속 힘들게 투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 근데 이렇게 한 번 박수받으면서 쉬어 갈 수 있는 것 자체가 행운이다. 그걸 상징하는 것 같아서 엄청 의미심장해 보였어.
by 보라
보라 나는 좋았던 장면이 많았어. 인상 깊었던 장면이라고 해야겠지. 나에게 이 영화는 하나의 사진이 아니라 사진전 같은 느낌이야. 장면, 장면마다 생각할 지점이 많았어. 그 지점을 시각화해줬다는 점에서 나에게 의미가 있는 것 같아.
보라 이 차별이라는 것을 평소에 많이 당하고 살면서도 다른 사람이 받는 차별에 대해서 생각해볼 여유는 별로 없잖아. 여기서는 이 영화를 보면서 별별 사람들 생각이 다 나더라. 사실 상황만 다르지 비슷한 종류의 차별을 겪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다양하게 있다는 그런 생각이 계속 들더라.
보라 흑인 여성이 받는 차별뿐만 아니라 백인 여성이 받는 차별도 많이 드러내려고 했다고 생각해. 흑인 여성만 여기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진 않은 것 같아. 남성은 계속 보조적인 역할만 수행하고 흑인 여성과 백인 여성이 갈등의 주체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점이 인상 깊었어.
보라 이 영화가 말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같았어. 우리가 늘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은 잘 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하지만 그 말 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 사실 말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그런 것을 보여주니까 좀 신기했던 것 같아. 말을 하는 과정이 너무 중요하고 힘든 반면에 말에는 힘이 있다는 점, 말을 하면 그 말을 억압하는 또 다른 힘이 생겨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다른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할래? 비추천할래? 별점 같은 걸 해볼까?
해와 별점은 이제 식상한 것 같아. 우리는 달 점으로 하자!
보라 좋아. 다음부터 달 점이다!
이 글은 팟캐스트 일종의 고백의 일부를 발췌해서 타이핑한 글입니다. 일종의 고백은 어떻게 나로 살 것인가, 함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 함께 나누는 곳이에요. 파일럿 시즌에서는 청년 4명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첫 번째 시즌은 영화 리뷰로 가득 채워집니다. 제가 준비, 편집, 업로드하고 함께하는 분들은 매 에피소드마다 조금씩 달라질 예정이에요. 앞으로 자주 만나요! — 보라
[팟빵] http://www.podbbang.com/ch/17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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