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달라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만 두자고 얘기하세요.
누구나 언제나 섹스 할 때 아플 수 있습니다. 고통을 즐기기 위해서 하는 섹스도 있다는데, 오늘 그건 제외하고 얘기할게요. 첫경험 때도 물론 아플 수 있습니다. 저는 '여성이라면 첫경험 때 아프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몸 안에 뭐가 들어간다잖아요? 몸에 구멍이 '뽕' 뚫린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아프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아예 이게 뭔지 못느끼는 사람도 있어요. 말 그대로 아무 느낌 없다. 왜, 사람이 너무 긴장하면 감각이 둔해지잖아요. 너무 아무 느낌이 안나서 지금 이게 시작한건지,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건지, 끝난건지 알아 차리기가 어려웠다는 사람이 꽤 있어요. 그럴 때는 물어보기도 좀그렇잖아요.
혹시… 끝났어?
tmi 일수도 있지만 제 경험을 얘기해보자면, 태어나 처음느끼는 느낌이긴 했는데 아픔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분 좋은 느낌도 아니었어요. 영화나 드라마, 소설과 만화책 등 미디어에서 첫경험 때 여성들이 아파하는 그 얼굴 표정을 많이 비춰줍니다. 저도 많이 봤어요. 그런 이미지들을 여러번 보면서 '섹스 할 때 여자가 아플 수 있다.' '첫경험 때 여자가 아파야 한다.' 이런 고정관념이 생기는 것 같아요.
흥분이 되서 윤활 역할을 해주는 질액이 나오거든요? 질액이 흥건한 정도로 나와야 아프지 않고 기분 좋게 할수 있거든요. 그런데 흥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거나 강압적으로 삽입이 이루어지면 매우 아프거나 피가 날 수도 있는 겁니다.
이렇게 피를 보고나서도 이게 소위말하는 처녀막이 터진건지, 질 내부에 상처가 나서 피가 나는건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장 좋은 것은 천천히 부드럽게 하는 거예요. 시간을 두고요!
그런 사람이 있대요. 질액이 원래 적은 사람. 아무리 흥분해도 질이 잘 젖지 않는대요. 본인이 그런 타입이라면 본인만 알 수 있습니다. 섹스상대는 알수 없어요. 섹스상대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이 사람을 흥분시키지 못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 사람이 원래 질액이 적은 사람인건지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혹시 내 질이 건조한 편이다, 이런 생각이 들거나, 오늘은 내가 건조하다 이런 생각이 든다면 젤을 준비해뒀다가 사용하시길 권장합니다.
질액이 많고 적음에 따라 남성들이 여성을 규정하기도 합니다. 물 많은 여자, 잘 젖는 여자, 쉬운 여자, 야한 것 밝히는 여자, 이런 얘기 들어 보셨나요? 사람들은 왜이렇게 남을 규정하고 판단하고 분류하려고 할까요?
절대 아닙니다. 잘 젖는 사람은 그냥 몸에 질액이 많은 사람인거지 그게 뭔가 야한걸 더 발히거나 그런거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에요. 그냥 손에 땀이 많은 사람, 눈동자가 갈색인 사람 이런 것 처럼 그냥 그 사람이 태어날 때 갖고 태어난 기질인것 뿐이에요. 질액은 사람에 따라 투명하기도 하고, 하얀색 젤리처럼 나오기도 하고 그런데요. 이것도 그냥 기질입니다.
과거에는 질액을 애액이라고 불렀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할 때 분비되는 체액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었거든요. 여성이 원치 않는 성 경험, 즉 강간을 당하게 되더라도 질액은 분비될 수 있습니다. 질액은 질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체액이거든요.
질액을 애액이라고 오해하던 과거에는 성폭력 피해자의 몸에서 질액이 분비된 경우, 사법부는 성폭력 피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인 여성도 '즐겼다'라고 사법부에서 판단했지요. 억울한 피해자가 너무 많았습니다.
지금도 강간을 묘사하는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보면 성폭력 피해 여성의 질액을 애액이라고 판단하고 "너의 질은 물이 흥건하다! 몸은 솔직해서 거짓말 못한다!" 등으로 여성의 NO를 YES로 곡해하는 표현이 넘쳐납니다. 오해하시면 안 돼요. 상대방이 싫다고 거부한다면 웃으면서 거부하든, 울면서 거부하든, 질액이 흐르는 상태에서 거부하든 모두 거부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합니다.
섹스 할 때마다 아픈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 '원래 섹스는 아픈건가'보다 이러면서 참는 사람도 있어요. 1년 2년 3년.. 아프면 안 됩니다. 섹스할 때 아프면 안 되는 거예요. 병원에 가야합니다. 질경련 일수도 있고, 심리적인 일 일수도 있고, 염증이 있는 것일수도 있고, 상처가 있는 걸지도 몰라요. 그때는 병원에 가서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여성이 흥분하면 어떤 사이즈의 남성도 받아들일 수 있다' 뭐 이런 얘기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론적으로는 그럴수가 있는가봐요. 현실에서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사이즈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혹은 두 명의 성기 모양이 많이 다른 경우엔 둘 다 아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엔 질벽이 아플 수 있고, 자궁경부에 닿을 때마다 아픔을 느낄 수도 있고요. 남성인 경우에도 바깥 부분 피부가 아플 수 있고 아니면 뭔가 빡빡 하다거나 뼈가 느껴진다거나 이런 아픔이 있기도 하더라고요. 이런걸 속궁합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럴 때는 둘 다에게 편안한 자세를 찾아보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나 아파, 그만하자. 이렇게 얘기하세요.
- 아플수도 있지만 아무 느낌이 안날수도 있습니다.
- 흥분이 덜 되어서 질액이 안 나오는경우 아픕니다. 그럴 때 피가 날 수도 있습니다.
- 원래 질액이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러브젤 같은 것을 미리 구비했다가 사용하는 것을 권해요.
- 섹스 할 때마다 아프다면 병원에 가서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혼자서는 나아지기가 어려워요.
- 편안한 자세를 찾아보면 안아픈 자세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한번 해보세요.
나도 상대방도 아프지 않아야 '우리가 섹스했다'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상대방이 아플 수 있다는걸 기억해두고 표정을 잘 살펴봅시다. 둘이서 좋은 분위기에서 이런 엄청난 일을 하는데 아프다고 말하기가 얼마나 어렵겠어요. 표정도 자세도 눈 크게 뜨고 잘 살펴봅시다.
- 우리 둘 중에 아픈 사람은 없는지
- 둘 다 좋은지 괜찮은지
- 미세하게 느낄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에서 감각을 열어놓고
- 내 욕구에 충실하게
- 하지만 콘돔은 꼭 끼고
- 아프다면 아프다고 말하기로 해요.
▶ https://youtu.be/zkItrCMBgV4
참고로, 상대방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섹스는 강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