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존재에 대한 존중
각자의 존재를 조정하거나, 수정할 필요 없이 함께 살아가려면 많은 고민과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한 번도 그런 인생을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제 처음으로 그런 인생을 살아보려고 하니 혼란의 연속이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 지켜볼 몇 가지 규칙을 정해보려고 해요. 아마도 이 원칙은 완벽하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계속 수정될 거예요. 더 좋은 원칙이 생기면 주저 없이 바꿔나갈 거예요.
가끔은 이 규칙을 적용하는 과정을 여기에 적어보기도 할 거예요.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피드백이 있으면 좋겠네요. 하지만 그 피드백도 저의 존재를 위협하거나 강제하는 방식은 아니면 좋겠어요.
저는 서울의 비영리조직지원센터에서 개설한 [활력 신공]이라는 시리즈 수업을 작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수강했습니다. 지금은 그 후속 모임 [발코니]에 참여하고 있어요. 발코니는 도서 어댑티브리더십에서 나온 개념이에요. 지금 서 있는 곳의 외부, 혹은 한 단계 위 차원에서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올라서는 가상의 포지션을 말한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맘대로 추측해봤습니다.)
이 실험의 시작은 ‘일하는 것’에 맞춰보려고 해요. 함께 ‘산다’의 개념은 함께 ‘일한다’보다 광범위하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인 삶과 일을 분리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다만 ‘일한다’는 개념을 택하면 언어가 부족한 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고, 나의 개인사를 조금은 덜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매거진 이슈 이슈 제작지원 : 기획, 현장방문, 인터뷰, 글쓰기
고민하기 → 탐색하기 → 결정하기 → 실행하기 → 회고/평가하기
이 모든 일을 해나가는 과정을 정리해봤더니 이렇게 묶을 수 있더라고요. 어떤 일을 할지 결정하는 과정, 결정에 필요한 고민하는 과정, 고민에 필요한 실질적인 탐색과정, 결정 이후에 실행하는 과정, 실행 이후에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들어보고 더 나은 다음을 위해 평가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함께 하는데 필요한 대원칙(초안)을 정리해봤어요. 왜 ‘대’ 원칙이라고 하냐고요? 그냥 그게 제일 크고 멋있어 보여서요. (넝담ㅋㅋ) 지금 제가 만든 이 초안은 너무 광범위하고 개념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언젠가는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법까지 갖춰낼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
(1항) 타인에게도, 나에게도 무리한 요구와 기대는 하지 않기
(1항) 고민/탐색/결정/실행/회고 전 과정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기
적은 것을 보고 있자니 정말로 그야말로 두루뭉술 끝판왕이네요. 내 이럴 줄 알았지. 너무나도 두루뭉술해서 손에 잡히지 않는 연기 같은 원칙이네요. 마치 우리나라 헌법 같다. 안 지키면 안 되지만 지키려고 보니 뭘 지켜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모든 원칙 하나하나에 구체적인 언어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아요. 마음 원칙이야 그렇다고 칩시다. 그래도 행동원칙은 실제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다행스럽게도 구체적인 규칙들도 점점 마음속에서 자라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은 글이 너무 길었으니 다음에 풀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