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매매 업소 이용에 관해서 다루려고 합니다. 이 글의 제목에 적힌 "입대 전후 업소 이용"에서 "업소"가 어떤 업소를 말하는 걸로 이해하고 들어오셨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성매매 업소로 한 번에 이해하신 분도 계실 테고, "업소? 무슨 업소?를 이용하는 거지?"라는 궁금증으로 들어오신 분도 계실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맞나요?
우리 주변에 성매매 업소가 정말 많아요. 하지만 어떤 사람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요. 성매매 업소를 알아보는 눈은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께서 성장한 배경, 성별, 직업, 소득, 주변 인물, 성매매에 대한 관심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남성이라면 성매매 업소를 조금 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성매매 업소가 많은 곳에서 성장했다면 조금 더 잘 알 수 있을 테고요. 놀랍게도 성매매를 많이 하는 직업은 따로 없습니다. 업무 특성이나 조직문화에 따라 성매매가 조금 더 쉽게 진행되기도 하지요. 고급 성매매 업소는 소득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업합니다. '값싼' 업소는 소득이 적고 외로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업하지요. 성매매에 관심이 많다면 '오피', '키스방' 이외에도 수많은 성매매 업소에 대해 알고 계실 겁니다. 관심이 없다면 오피가 뭔지도 알 수 없지요.
성매매 업소를 주요 이용하는 성별은 남성입니다. 여성들도 이용한다고 하지만 두 시장을 비교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큰 차이를 갖고 있지요. 그만큼 성매매 업소 종사자의 비율은 여성이 높고요. 물론 성매매는 불법입니다.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
그럼에도 성매매를 하는 남성들이 많은 건 걸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경찰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 업계 여성들과 가족, 애인은 알게 될 일 없을 거라는 생각이요. 성매매를 했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매장'될 가능성은 '없다'라고 보는 겁니다.
이런 생각은 근거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가 워낙 남성의 성매매에 관대하거든요. 여기서 '우리 사회'란, 성매매를 경험해 본 남성뿐만 아니라 성매매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남성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심지어 큰일 하려면 성매매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들도 있지요.
많은 여성들이 모르더라고요. 남성들은 선후배, 친구들뿐만 아니라 회사 동료, 회사 상사와 성매매 업소에 같이 방문하기도 합니다. 영업하면서 거래처와 방문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워낙 많이 나오니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요. 안다고 말해도 될까 잠깐 고민이 되네요. 짐작하는 것과 아는 건 다르니까요.
이렇게 타인과 함께 성매매를 공유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끼리"는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어젯밤에 친구와 함께 성매매 업소에 다녀왔다고 해도 친구의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성매매 업소 방문 사실을 말하는 친구는 없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성매매에 대해 잘 모르게 됩니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으니까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지요. 착하디착한 내 남자친구가 성매매 업소에 방문해서 돈을 지불하고 성관계를 한다는 사실을요. 누구보다도 가정에 헌신하는 내 남편이 성매매 업소 여자와 주말에 데이트를 다닌다는 사실을요. 누군가의 성매매가 가족, 애인, 업계 여성에게 들통날 위험에 처할 때면 또 다른 남성이 슈퍼맨처럼 나타나 그를 도와주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서로 돕고 도우며 성매매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 사회에서 남성의 성관계는 권장되는 영역입니다. 첫 경험을 일찍 할수록, 성관계 경험이 많고 다양할수록 남성 사회에서는 "남자다"라고 인정받아요. 모두 어렸을 때를 떠올려 봅시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성에 대해 관심이 생기고 처음으로 '야동'이라는 걸 접했을 때요. 어떠셨나요? '나도 저런 걸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게 되겠지.' 생각하셨나요? 혹은 '나도 언젠가 꼭 해보리라.' 굳게 다짐하셨나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주변에는 성관계를 경험해 본 사람들의 경험담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누구랑 어디서 어떻게 했는데 어땠다" "어제 몇 번 했다." 이런 식이지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어깨가 올라가고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은 부러워하는 위치가 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성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기도 하지요. 이런 경향은 남성의 나이 듦과 상관없이 계속됩니다. 그건 군대에 입대하기 전에도 그렇고, 입대한 후에도 그렇고, 제대한 후에도 그렇지요.
만약 이 글을 읽는 20대 초반 남성이 '지금 내 주변에는 그런 분위기 없는데?'라는 생각을 하고 계시다면 그건 정말 다행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성 평등한 분위기에서 살아가고 계신 거니까요.
만약 입대를 앞두고 있다면, 성매매 업소 이용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것이 있어요. 오늘은 그런 걸 좀 알려드릴게요.
너무 당연한 말이죠? 하지만 너무 중요한 말입니다. 어느 날 여자친구, 예비신부, 딸내미가 당신에게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자기야, 성매매 해봤어?" "아빠, 성매매 해봤어?" 실제로 입에서 어떤 대답이 나오는지와 상관없이 자신의 마음속에서는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봤지." 여기서 "안 해봤어."라는 말은 거짓말이 되지요. 어차피 살면서 수많은 거짓말을 하는데 이깟 거짓말쯤 뭐 어떻냐 생각하신다면 저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여성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성매매한 남성이라고 하면 달라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 달라 보이는 게 아니라 나쁜 쪽으로 달라 보이지요. 혹은 이미 알고 있는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 알고 싶어서 물어볼 수도 있다는 거죠.
평생 누군가를 속이면서 살아갈 이유가 있나요? 우리 인생에서 남성과 여성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불가분의 존재들입니다. 이 많은 사람들을 속이며 떳떳하지 못하게 살아가선 행복한 인생을 보내기 어렵습니다. 성매매 경험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첫 경험을 해야 한다는 건 이제 고리타분한 옛날 옛적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할 필요 없어요. 하고 싶은 때에 하고 싶은 사람과 하세요. 대신 몇 가지 포인트는 있지요. 상대방이 아파하진 않는지, 불편한 건 없는지 상황을 살피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경험하세요. 문을 잠글 수 있는 안전한 곳에서, 성관계 전후로 씻을 수 있는 위생적인 공간에서 경험하세요. 그거면 됩니다. 상대방의 상태를 살피면서 한다면 상대방이 싫다고 할 때, 아프다고 할 때, 중단하자고 할 때 성관계를 중단할 수 있을 겁니다. 폭력적이지 않도록 서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하는 게 필요하지요.
돈을 줬다면 평등한 관계가 아닙니다. 돈을 낸 사람은 돈을 낸 만큼 '서비스'를 받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요. 돈을 받은 사람은 돈을 받은 만큼 '서비스'를 해줄 의무가 생깁니다. 첫 경험은 인생에서 단 한 번뿐입니다. 이런 경험을 날려버리지 마세요.
당신께서 못생기고 키가 작아서 성관계를 '해줄' 여자가 없을 것 같다고요? 미리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이 세상에 키 안 보고 얼굴 안 보는 멋진 여성들이 정말 많답니다. 제가 장담합니다. 당신께서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면 멋진 여성과 맺어질 수 있어요. 제가 원래 장담 잘 안 하는데, 이건 정말 장담할게요.
제일 위험한 건 형입니다.
친형, 사촌 형, 동네형, 아는 형,
학교 선배, 직장 선배, 직장 상사, 교수님...
성매매 하러 가자고 말할 확률이 제일 높은 사람은 당신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입니다. 당신께서 아무리 성매매를 싫어한다고 해도 이들을 피할 수는 없을 겁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같이 한 번 가자. 내가 내줄게.
너는 남자 새끼가 그런 것도 못 하냐.
감언이설이 있을 수도 있고 무시, 조롱, 협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아무것도 없는데 왜인지 따라가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되기도 하지요. 이후에 내게 닥쳐올 불이익이나 관계의 끊어짐,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날 수도 있다는 걱정까지 생각해 보면 이들을 따라가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생활을 해야 하니까요.
어쩔 수 없을 때는 따라가세요. 어쩔 수 없으니까요. 그 대신 성관계는 하지 마세요. 제가 성매매 종사자분께 들은 적 있는데, 여럿이 온 경우에 그중 몇 명은 성관계를 하지 않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사회생활 때문에 정하는 척해야 한다면 그런 방법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돈은 똑같이 지불해야 하고요.
그럼 그 시간에 뭘 하냐고요? 글쎄요. 잠을 한숨 주무시던지, 대화를 나누시던지 그건 자유죠.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에게 폐만 안 된다면 뭐든 할 수 있겠지요? 성매매 여성도 사람이니까요. 어쩌면 당신과 나이가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학창 시절 당신보다 공부를 잘했을 수도 있어요. 당신이 관심 있는 업계에서 일하던 사람일 수도 있고요. 축구, 농구, 야구, 배구 같은 프로경기를 좋아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손님과 얘기할 주제는 아닐 수도 있지만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지요. 물론 이 모든 걸 떠나서 그저 한 명의 사람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합니다. 이유는 충분하지요.
그래도 너무나 하고 싶다면, 결국엔 하게 되겠지요. 오직 본인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오롯이 본인의 책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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