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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체 Nov 14. 2023

첫 경험 상대로 괜찮은가? 판단 기준 10가지

이 글은 2023년 11월 14일에 처음 발행되었으나, 피드백을 반영하여 2023년 11월 17일에 전면 수정되었습니다.


첫 경험, 누구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오늘은 첫 성관계를 이미 경험하신 분들 말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내용을 가져왔어요.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습니다. 성 경험도 마찬가지이지요. 첫 경험 나이가 언제건 움츠러들 필요 없어요. 남들이 보기에 너무 어릴 수도 있고, 너무 늦을 수도 있지만 남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나'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사람과 하고 싶은 때에 좋은 경험을 하면 그걸로 완벽해요. 첫 경험을 위해 고민해 볼 내용은 뭐가 있을까요?


첫 경험을 아직 하지 않으셨다면 가장 고민되는 건 "누구와 할 것인가?"라는 고민이겠지요. 사귀는 사람과 첫 경험을 하는 사람도 있고, 하고 싶은 사람과의 첫 경험을 준비 중인 사람도 있겠지요. 지금 어떤 사람과의 첫 경험을 망설이고 있다면 몇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요. 그 이유와 함께 내 첫 경험 상대로 괜찮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함께 고민해 보아요. 


< 목차 >

1. 누구와 할 것인가? :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아.
(1) 성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
(2) 대화가 되는 사람
(3) 다른 사람에게 떠벌리고 다니지 않을 사람
(4) 나를 감염시키지 않을 사람
(5)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를 옮기지 않을 사람
(6) 피임(임신 예방)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2. 누구와 할 것인가? : 사랑하는 사람이랑 할래.
(7) 나를 아프게 하지 않을 사람
(8) 집요하게 성관계를 요구하지 않을 사람
(9) 성관계 후에 나를 다르게 보지 않을 사람
   - Q. 한 번 성관계를 맺었으니 계속 요구하진 않을까요?
   - Q. 자꾸만 모텔에 가자고 하면 어떻게 하죠?
   - Q. 아무 때나 스킨십을 해서 곤란한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죠?
(10) 성관계 후에 헤어지자고 하지 않을 사람

3. 언제 할 것인가?
4. 어디서 할 것인가?
5. 피임은 어떻게 할 것인가?


1. 누구와 할 것인가? :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아.

사귀는 사람과 해도 괜찮고요. 사귀지 않는 사람과 해도 괜찮습니다. 꼭 사랑하는 사람과 첫 경험을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 경험이라고 해서 무조건 아름다우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하고 싶은 사람과 해도 괜찮아요. 사실은 하기 싫은 사람만 피해도 꽤 성공적이랍니다. 


(1) 성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

소위 섹스를 몸으로 하는 대화에 빗대어 말하곤 하지요. 맞아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지요. 눈빛, 몸짓, 분위기로 하는 대화만큼이나 중요한 게 언어로 하는 대화입니다. 몸과 분위기로 소통하는 것만 로맨틱하고 섹시하다고 생각하고 계시진 않나요? 섹스를 정말 몸의 대화로만 한다면 정말 중요한 부분에서 오해가 생기거나 위험에 처하는 등의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어요. 


민망하게 어떻게 말로 꺼내냐고요?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민망하지요. 어쩌면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입에 담아보지 않은 말들을 연속해서 뱉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못 하겠다. 그러느니 차라리 안 할래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누구나 그럴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언어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어요. 성관계는 나와 상대방의 욕구를 몸으로 다루는 일입니다. 욕구라는 건 눈에 보이지가 않아요. 몸으로 표현하기에도 제한적이지요. 더 느낌이 좋은 섹스를 만들려면 서로의 욕구에 대해 표현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언어로 주고받지 않으면 거의 프로 마임 연기자 급의 표현능력이 필요할 겁니다. 그런 표현능력을 사용한다고 해도 실제 상황에서는 머리가 너무 복잡해져서 감각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첫 경험이라면 '더 좋은 느낌이 나는 섹스' 만큼 '안전한 섹스'도 중요합니다. 성관계는 둘 만 있는 공간에서 서로의 내밀하고 취약한 모습을 공유하게 되지요. 관계 전부터 관계 중일 때, 관계가 끝난 후까지 상대방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필요가 있어요. 나와 몸을 섞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야 한다니,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상상이 되시나요? 나의 느낌, 나의 욕구가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느낌과 욕구도 존중해야 하는 어려운 대화를 눈빛, 손짓, 몸짓, 분위기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없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성에 대해 말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랐습니다. 갑자기 말로 다루려니 당연히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시도해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태어나 지난 몇 년은 섹스 없이 살았지만 앞으로 살아갈 엄청 긴 인생에서 섹스는 떼려야 떼어낼 수 없는 중요 일과가 될 수도 있거든요.


왜 성에 대해 얘기하기가 어려운 걸까요? 


궁금하다면, 믿을 수 있는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세요. 내가 부끄러워하는 건 정확히 어떤 건지 알아보는 겁니다. 몸에 대해 얘기하는 게 부끄러운지, 상대방과 나의 관계에 대해 얘기하는 게 부끄러운지 구분해 보세요. 혹은 내가 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것, 느끼고 있는 것들을 전부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는 것도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흉을 볼 것 같다면 누가 뭐라고 말할 것 같은지, 그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게 나한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말 vs 나의 섹스, 어떤 게 더 중요한 지 생각해 보세요.


(2) 대화가 되는 사람

섹스 상대도 성에 대해 말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그래야 서로 대화가 되겠지요. 내가 성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면 더욱 중요해요. 상대방이라도 성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인 게 나아요. 둘 다 말하지 않으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 저의 지인은 소통이 잘되지 않아서 첫 관계 후에 한 명이 급히 병원에 가게 되었답니다.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 쪽이 낫지요.


섹스에서 대화가 된다는 건 어떤 걸 말할까요?


말하면 듣고 수용하는 관계

한 명이 말하면 다른 사람은 들어야 해요.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에 반영해야 하지요. 


예를 들어 한 명이 아픈 표정을 지었다면 다른 한 명은 지금 아픈 건지 좋은 건지 물어볼 수 있어야겠지요. 혹은 한 명이 "아프니까 천천히 하자" 말했다면 "아프구나. 그래그래. 천천히 하자." 말할 수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실제로 천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요.


대화가 되지 않는 커플이라면 "천천히 하자, 아프다"라는 말에 "조금만 참아, 좀 견디면 안 아파." 같은 말로 답하며 상대방의 감정과 의견을 무시하게 되지요. 이런 섹스는 좋을 수도, 편안할 수도, 안전할 수도 없습니다.


서로 동등한 관계

편안하게 의견을 내고 수용하려면 서로 동등해야 합니다. 동등하다는 건 섹스에 대한 주도권을 나와 상대방이 동등하게 갖고 있는 걸 말해요. 성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 자신의 성적 욕구나 취향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과 아직 모르는 사람... 이처럼 섹스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많은 요인이 있지요. 이런 수많은 요인이 전부 똑같은 섹스 상대는 거의 없어요. 대부분은 다른 배경과 다른 조건을 갖고 있지요. 


그럼에도 동등한 관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더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성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이 적은 사람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요. 혹은 나이가 너무 많은 노년의 성관계라면 반대로 나이가 적은 사람이 나이가 많은 사람을 위해 노력해야 할 수도 있고요. 한 사람은 자신이 어떤 성적 욕구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이미 파악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아직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라면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노력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배려해야 누구 한 명이 단독으로 이끄는 일 없이 진행될 수 있겠지요. 이런 배려가 없다면 다른 한 명은 영문도 모른 채 얼렁뚱땅 우당탕탕 따라가게 됩니다. 섹스를 한다기보다는 당한다는 표현이 더 알맞은 그런 섹스를 경험하게 해선 안 되겠지요.  


(3) 다른 사람에게 떠벌리고 다니지 않을 사람

성관계가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까 봐 걱정이 된다면 그 사람에게 미리 얘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랑 한다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 줘."

이렇게 말해도 되고요. 


"나랑 하면 주변 사람에게 말하고 싶진 않아? 누구한테 말하고 싶어? 어디까지 말하고 싶어?" 물어보는 방법도 있지요. 말하고 싶어 한다면 왜 말하고 싶은지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왜 말하고 싶어?" "왜 그 사람에게 말하고 싶어?"


들어보고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은 동의해 줄 수도 있습니다. "나랑 했다는 건 말해도 되는데 구체적인 얘기는 아무것도 하지 마.""구체적인 얘기는 해도 되는데 나랑 했다는 건 말하지 마." 이렇게 제한을 걸어두는 방법도 있지요. 


둘 사이에 공통으로 공유하고 있는 공동체(학교, 직장, 모임 등)가 없다면 없는 대로, 있다면 있는 대로 얘기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입니다. 


만약 상대방이 이런 대화가 되지 않는 사람이거나,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리 대화해 봐도 나와의 경험에 대해서 단 한마디라도 새어나가진 않을까 두렵다면 그 사람과는 하지 않는 걸 추천할게요. 불안함 속에서 섹스를 할 필요는 없거든요. 그 어떤 섹스도 불안해하면서까지 할 필요 없어요.


(4) 나를 감염시키지 않을 사람

성관계는 수많은 신체 접촉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감염에 대비할 필요가 있지요. 코, 입으로 감기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도 옮길 수 있습니다. 성기 접촉을 통해 성병 관련 바이러스, 세균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고요. 특히 나, 또는 상대방이 지금 첫 경험이 아닌 경우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성병 바이러스를 받았을 수도 있어요. 증상이 없는 성병도 있어서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지요. 


위생도 중요합니다. 성관계 도중에 몸에 상처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손을 잘 씻지 않으면 손에 있는 균이 상처와 만나 염증이나 발진을 일으킬 수 있어요. 


성병 바이러스는 종류가 정말 다양합니다. 관계를 갖기 전에 성병 검사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체 검사는 30~40만 원 정도로 비용이 비싼 편이라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그래서 콘돔을 항시 사용해야 하는 것이랍니다. 다만 100% 콘돔에 의존해서는 안 돼요. 첫 경험에서 콘돔을 제대로, 정확히 사용하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성병이 옮는다면 산부인과나 비뇨기과에 가야 하는데요. 이게 막상 방문해서 진료받기가 쉽지 않을 수 있거든요. 비뇨기과나 산부인과에 방문해 본 적이 없다면 말이지요. 그럼에도 증상이 느껴진다면 꼭 병원에 방문해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성기를 타인에게 보여준다는 게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부끄러움보다는 치료가 우선시 되어야겠지요. 또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아프면 안 되니까요.


(5)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를 옮기지 않을 사람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을 방지하려면 자궁경부암 예방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첫 경험 전에 맞아야 좋다고는 하지만 이미 성관계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해도 맞는 편이 좋다고 합니다. 9~26세 안에 맞으면 좋다고 해요. 


자궁경부암 관련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여성만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실제로는 남성도 맞아야 합니다. 남성이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경우 자궁경부암에 걸릴 일은 없습니다만, 다른 염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해요. 그리고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가 여성의 몸으로 옮기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나 때문에 상대방 여성이 자궁경부암에 걸리게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자궁경부암 백신이 청년이 맞기엔 굉장히 비쌉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경험을 준비 중이거나 파트너가 있다면 맞는 게 필요합니다. 지금은 만 12세를 대상으로 국가에서 가다실 2, 가다실 4 무료 접종을 해주고 있어요. 성별은 상관없다고 하니 참고하시고요. HPV 백신의 부작용 위험이 크다고 잘못 알려졌었지만 오해로 밝혀졌습니다. 안전한 백신이니 참고하세요. 


(6) 피임(임신 예방)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첫 경험에 대해서 가장 걱정되는 게 무엇인가를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됐었는데 남성과 여성의 걱정이 달랐습니다. 남성은 상대방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었고요. 여성은 임신에 대한 걱정이었지요. 


임신은 오롯이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인 만큼 여성들이 더 많이 걱정하는 분야인 게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요? 그 말은 즉, 남성은 임신에 대해 비교적 적게 고민한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여전히 피임은 여성의 몫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계획하지 않은 임신은 우리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정말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건 피임방법을 확실히 습득할 수 있을 때까지 첫 경험을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확실하게 피임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슬프게도 이 세상에 확실한 피임이라는 건 누구도 보장할 수 없어요. 어떤 피임방법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이중 피임을 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임신 예방법이 있습니다. 체내에 삽입하여 호르몬을 조절하기도 하고요. 난자와 정자가 만나지 못하도록 물리적인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피임 방식은 콘돔인데요. 콘돔도 100% 확실한 임신 예방법은 아니지만 사용법이 간편하고 접근성이 좋아요. 


콘돔으로 피임을 할 수 있으려면 정확한 사용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콘돔 자체가 아무리 튼튼하다고 해도 사용하는 사람이 제대로 착용하지 못하면 임신 가능성이 폭발적으로 올라갑니다. 다 사용한 콘돔을 몸에서 제거할 때도 방법이 있습니다. 발기가 풀린 상태까지 기다리지 않고 제거해야 하지요. 그뿐만 아니라 콘돔의 유통기한, 보관상 태도 중요해요. 콘돔의 재질이나 사이즈가 사용하는 사람과 잘 맞아야 하지요. 


어떤 피임방법을 쓰더라도 피임에 대해서 서로 투명하고 확실하게 공유해야 합니다. 서로의 알 권리를 지켜 주는 거지요. 기왕이면 성관계 전에 미리 대화하고 준비할 수 있으면 더 좋고요.


말하기 부끄럽다고, 혹은 피임도구를 준비하기 부끄럽다는 이유로 피임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될 수도 있어요. 혹시 피임에 실패하여 임신하게 됐다면 여성 의원/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고 사후 경구피임약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24시간, 48시간, 72시간 등 빠르게 복용할수록 좋으니까 빠른 대처가 필요해요. 병원비와 처방 약 값도 꽤 나옵니다. 합쳐서 5~7만 원 사이 정도로요. 비용 부담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사후 경구피임약이 여성의 몸에 큰 부담을 줍니다. 사후피임약을 믿고 임신 예방에 소홀해선 안 됩니다. 


2. 누구랑 할 것인가? : 사랑하는 사람과 할래.

사랑하는 사람과 성관계를 할 수도 있지요. 사귀는 사람일 수도 있고요. 그럴 때에도 고민해 볼 지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사랑해도 상대방과의 섹스가 걱정된다면 진행시킬 필요가 없어요. 섹스는 나 좋자고 하는 것입니다. 걱정되면서, 찜찜해하면서까지 할 필요 없어요.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대화로 풀어보는 게 가장 시급하고요. 대화로 풀리지 않는다면 관계 자체를 고민해 보는 방향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7) 나를 아프게 하지 않을 사람

첫 경험이라는 게 아플 수도 있고, 느낌이 이상할 수도 있고, 아무 느낌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막연하게 아플까 봐 두렵다면 첫 성 경험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세요. 제 글에도 첫 경험이 아플까 봐 걱정될 때 읽을 수 있는 글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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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약 내 느낌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이 당신을 아프게 할 것 같아서 걱정된다면, 그 사람과의 성관계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느끼는 이유가 있을 거예요. 평소에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을 수도 있지요. 평소의 당신의 말은 무시하고 본인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이었다면 망설이게 될 수 있습니다. 아플까 봐 공포에 떨면서 섹스할 필요는 없어요. 안 하셔도 됩니다.


(8) 집요하게 성관계를 요구하지 않을 사람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의 첫 경험이 강간과 섹스 그 사이 어디 즈음에서 이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는 많은 문화적 역사적 배경이 있는데요. 


여성의 욕구는 표현되선 안 되는 무엇으로 금기시됐습니다. 여성의 NO는 NO가 아니라 앙탈, 튕기는 것, 애교로 받아들여지는 문화 때문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성관계를 하려면 임신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하니 순수하게 성관계를 욕망하기 쉽지 않지요. 


반면에 남성은 성에 관심이 많고 성 경험에 개방적입니다. 욕구를 표현해도 괜찮지요. 욕구가 있고 성행동에 적극적인 남성에게 '남자답다'라는 칭호가 부여되기도 합니다. 


성에 적극적인 남성이 성에 보수적인 여성을 상대로 성관계를 조르거나 선물공세, 이별 협박 등으로 성관계에 응하도록 압박하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여성들은 성관계가 하기 싫어도 거절하기가 매우 어렵지요. 그래서 두 눈을 질끈 감고 그 시간을 견디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성들이 거절하기 어려운 건 여성들이 여성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감정을 먼저 읽고, 알아서 나서서 배려하도록 훈련되기 때문입니다. 섹스를 거절했을 때 상대방이 느낄 당혹감, 불편감 등이 머릿속에 빤히 보이거든요.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느니 차라리 내가 희생하는 게 낫겠다고 금세 결론을 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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