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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체 Dec 01. 2023

의붓 아빠에게 희생된 너를 기억하며

"6년 넘게 의붓딸 성폭행... 30대 남성 징역 25년"
"의붓딸 6세 때부터 3년간 성폭행한 새아빠, 징역 10년"
"청주 두 중학생 성폭력으로 죽음 내몬 의붓아버지, 징역 25년"
"맥주 마실래? 수면제 탄 음료 건넨 의붓 아빠..."
"의붓딸 이어 친구까지 성폭행한 아빠... 엄마는 알고도 묵인"
"욕실 칫솔 통어 몰카 설치해 딸들 최영한 의붓 아빠, 징역 3년 6개월"
"12년간 의붓딸 300차례 넘게 성폭행한 의붓 아빠, 항소심도 징역형"
"14세 때 첫 임신시키고 "넌 내 아내"... 판사도 경악한 의붓 아빠" 


아래 글은 친족성폭력 사건을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사건에 대한 내용은 모두 각색했습니다.
성폭력 관련 안 좋은 기억이 있다면 이 글을 읽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오늘은 너한테 편지를 쓰고 싶은 날이야.


사실 편지를 쓰지 않으려고 했어.

네 생각을 하면 너무 슬프니까.


편지를 쓰지 않았더니

다른 글은 아무것도 쓸 수가 없더라.

그래서 결국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어.


네가 떠나고 벌써 6개월이 지났어.

엊그제 같은데 벌써 6개월이라니 믿어지지가 않아.


어떻게 지내고 있니?


사후세계를 별로 믿지 않지만 

너를 생각할 때면 

천국과 지옥이 있다고 믿고 싶어져. 


네가 천국에 갔기를,

너를 힘들게 했던 모든 사람들은

차례차례 지옥에 가기를 바라거든.


너를 괴롭힌 사람에 대해 기사가 나왔더라.

너도 봤을까.


네가 살아있다면,

살아서 그 기사들을 봤다면

너는 어떤 기분을 느낄까.


네가 살아서 직접 인터뷰를 했다면,

우리들이 네 옆에 있었다면

그러면 넌 어땠을까.


나는 지금

화면 가득 네 이야기가 적혀있는 기사를 띄워놓고

너를 생각하고 있어.


왜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보도가 된 걸까.

이렇게 보도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왜 이제서야 보도가 된 걸까.

너는 이미 없는데.


어른들이 네게 해줄 수 있는 일은

겨우 이런 것뿐인 걸까?


네가 살아있을 때 

어른들이, 우리가 

네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더 없었을까?


소식을 전하자면

너를 힘들게 했던 한 사람은

오랜 시간 감옥에 갇혀 있게 됐어.

판사님이 그렇게 판결했지.


그런데 그 사람은 

그 징역형이 너무 과하다면서

다시 재판을 신청했어.

이게 말이 되니?


하긴, 너는 그 사람이 감옥에 가는 걸 바라지 않았지.

오히려 그 사람과 엄마가 감옥에 가게 될까 봐 걱정했었지.


그 사람이 감옥에 가게 될 거라고 

우리가 얘기해 줬을 때

너는 어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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