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렇게 사랑이를 떠나보냈다...

그리고 우린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이를 추억할 것이다

by 의미있는 육아

대학병원 초음파 진료를 보러 가기 전까지

절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남편과 나는 법 없이도 사는 착한 사람들이고

요령 한번 피운 적 없이 성실하게 살아온 남편과

드라마 몇 편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아픔과 슬픔을 겪은 나.


나름 산전수전 겪으며

온실 속의 화초처럼은 살지 않았던 우리였기에

더 이상의 새드 스토리는 없을 거라고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병원으로 향하는 차 창밖으로 하늘을 보며

몇 번이고 빌고 또 빌었다.


절대, 우리 아기를 지켜 달라고

하지만 그 기도는 들어지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우리가 아기를 지켜주지 못했다.


아기가 아픈 게 아니길

의사의 오진이길

그래서 다시는 그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화를 내며 이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간절히 빌었다.


우리 두사감 정말 착하게 잘 살아오지 않았냐고,

누구보다 성실하고 정직한 내 남편이

눈물 흘리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속으로 몇백 번, 몇천 번을 울며 소리쳤지만

우린 그렇게 사랑이를 떠나보냈다...


아무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게 기적일까

극복하는 게 기적일까


나는 무슨 기도를 어떻게 했어야 했나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내가 먹었던 모든 음식과 약과

내가 맡았던 나쁜 냄새들과

겪었던 슬프고 아픈 감정들

모조리 탈탈 털어 다시 기억을 더듬어본다

후회해본다

아무 의미 없는 짓이지만.


사랑아, 어디 있니...



소아 청소년과에서 첫째 감기진료를 기다리다

눈앞에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쌍둥이를 보았다.


나도 모르게 서서 뚫어져라 쳐다본다.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 앉으니 첫째가 아기들 앞에서 알짱거리며 눈을 못 뗀다.


"엄마, 아기 봐. 작다."

"그치? 귀엽지? 아기들은 엄청 작고 약해서 우리가 잘 지켜줘야 해.

태어나면 저렇게 엄청 작아."

"우리 아기도 그래?"

...

"응..."


곧 도착한 남편의 시선이 아기들에게 멈춘다.

아무말 하지 않지만 눈은 고정돼있다.

병원에서 나온 지 한참이 지나 남편이

"아까 그 아기들이 눈에 밟히네. 계속 생각나."


우린 아직도 아니 어쩌면 계속

눈앞의 아기들과 임산부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다가 한 마디씩 꺼내

사랑이를 추억하겠지


작가의 이전글안부를 묻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