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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May 03. 2024

투자는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하고 차가운 머리로 한다고 많이들 생각하시지만, 사실 마음으로 하는 것이더군요.


기본적인 정보 습득은 필요하겠으나,

결국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심리니까요.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의 생각,매수 매도 버튼을 누르기 직전의 마음가짐이 투자의 승패를 좌우합니다.


"그냥 계약금 포기하자."


지난 2년간 저희 신랑과 피 터지게 다툰 원인인 지식산업센터 분양권을 결국 계약금 포기로 내놓기로 했습니다.


거액의 프리미엄까지 얹어서 주고 산 물건이지만,

잔금을 치르고 취등록세를 내고 인테리어를 할 여력이 되지 않기에

계약금을 포기해서라도 넘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투자를 할 때에는 배우자와 충분히 논의를 하고 뜻이 맞아야 함을 뼈저리게 알려준 물건이었습니다.


가슴이 터지도록 아픈 것은

너무나 큰 손해도 그렇지만

매수 당시 신랑이 그렇게 반대를 했는데도 밀어붙였던 제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금리 상승이 뻔하게 보이는 상황에서 대출을 무리하게 받지 말자는 말을 무시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신랑의 말이 아직도 귀에 맴돕니다.


2년 후 상환해야 하는 대출금이 있으니 투자를 신중히 하자는 신랑의 말에,

프리미엄이 조금 더 오르면 팔려고 단기 투자용으로 사는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사실 마음 한 켠에는 지식산업센터 공급량 과다의 염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기축인데도 더 비싸게 거래되는 물건들이 있었기에 신축 분양권이 싸다고 생각을 했어요.


교만했던 거죠.

나 이만큼 투자할 수 있는 능력 된다고.


보여주고 싶었던 거예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자랑하고 싶었어요.

시세차익도 올리고, 나중에 월세도 받을 수 있는 좋은 사무실을 가졌다고.


2년 후 상환해야 하는 대출금으로 도박을 했어요.


무지, 교만, 조급함,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까지


투자에서 경계해야 한다는 모든 마음가짐을 다 가지고 있었어요.


그 심판을 지금 받는 중입니다.이제 여기에서 끝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도장 함부로 찍으면 안 된다는 말은

왠지 회한을 가득 담은 깊은 한숨과 참 잘 어울려요.


도장을 찍기 바로 그 직전까지도

'이 계약이 정말 옳은가. 나는 여유를 가지고 올바른 취지로 결정한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숙고를 거치고 여유를 가진 올바른 결정을 했다면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는 그 순간에 진심으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어요.


나중에 그 결정에 대한 수익이 약간 아쉽다 하더라도 좋은 투자로 남을 수 있고요.


이번 건을 뼈에 새겨서 다음에는 옳은 투자만 할 겁니다.


겸손, 여유, 합의

이 세 가지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가치로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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