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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May 05. 2024

스스로 사냥감이 되겠다는 마음?

SNS에서 광고를 보았습니다.


"나는 이렇게 투자해서 이만큼 많이 벌고 산다."

"나는 지금 부수익으로만 한 달 매출이 몇천만 원이고, 내 자산은 몇십억, 몇백억 원이다."

"나이 들어서 고생하지 않으려고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서 움직이고 있다."


소름이 돋았어요.


이렇게 자극적인 멘트를 늘어놓았는데, 예전에는 나도 여기에 퐁당 빠져서 살아서 도가 지나치다는 것을 몰랐구나.


이렇게 온통 과장과 거짓을 범벅한 자극적인 세상에 젖어서 살았구나.

나 또한 목도리도마뱀처럼 있는 대로 두 팔을 펼치고 '보았느냐~' 하면서 살았구나.


출처: Pinterest


마음을 가라앉히고, 욕심과 조급함을 배제하고

초심자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 속내가 다 드러나는 것을 저만 볼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일부러 눈을 감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사냥을 배우러 들어갔으니, 아직 사냥꾼이 되기는 경험이 부족하고 사냥개라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그들과 닮고 싶었나 봅니다.


출처: Pinterest


그러나 제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은,

제가 사냥개도 아닌 사냥감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투자판이라는 지옥에서 살아남으려면 당연히 없는 정신도 끌어모아서 바짝 차려야 하거늘,


저는 가지고 있던 정신줄마저 놓아버리고 곱게 사냥감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부동산 하락장이 3년째에 접어드는 지금은 

많은 분들이 "투자 강사는 투자를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강의를 해서 돈을 번다."라는 것은 알고 계세요.


수강하는 분들도 어느 정도 알고 계시지요. 

투자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내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하고, 경험이 많은 강사들이 강의로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기꺼이 지불합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강사들의 화려한 경력을 우리 수강생들이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수강생들의 투자를 도와주었다는 명목으로, 해당 투자 사례를 본인의 것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그나마 양심적이에요. (사냥감 1)


수강료 받아서 강의라는 포장으로 본인들의 매물을 소개하고, 중개 수수료와 컨설팅 수수료까지 얹어서 받습니다. (사냥감 2)


돈 많은 진짜 지인들의 안 팔리는 물건을 수강생들에게 파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명 설거지라고 하지요. (사냥감 3)


경험치를 늘려주겠다고 하며, 임장 보고서를 만들어서 제출하는 강의도 팝니다. (수강료 내는 자발적 사냥개)



쉽고 빠른 길은 일부러라도 가지 않겠다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부자가 될 때까지 그 길이 지루할 수는 있어도

한 입 사냥감으로 사그라들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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