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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May 13. 2024

줄 수 있는 게 이 마음밖에 없다

5월 21일은 부부의 날입니다.

가정의 달 5월에 둘이 하나가 된 날이라서 기념한다고 합니다.


저희 집에도 5월에 기념일이 많습니다.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정신없이 보내고 꼬맹이 생일과 저희 결혼기념일도 5월에 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제가 무지성으로 지식산업센터 분양권을 계약한 날도 5월에 있습니다.

다음 주에 잔금 대출이 실행되면 등기를 치는 날도 5월이 되겠네요.

지금은 1억 이상을 손해 보고 팔겠다고 내놓아도 매수자가 없는 이 분양권을, 당시에는 프리미엄까지 얹어서 주고 샀습니다.

그러고 보니 분양권을 살 수 있게 도와주어서 감사하다고 부동산 강사님께 식사를 대접한 날도 5월입니다.

아무리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해도, 그때 제 머리는 그저 사람임을 표시하는 장식이었나 봅니다.


출처: Pinterest


결혼기념일 선물로 뭘 준비해야 할까 고민하던 게 행복한 것이었구나 합니다.

저와 신랑의 선물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서 툭탁거렸던 것이 참 귀여운 날들이었구나 합니다.

당시에는 나름 큰 스트레스였는데, 지금 보니 '세상 참 고민할 게 없어서 이런 것으로도 심각했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근심 걱정에만 싸여있지 않으려고 합니다.




앞으로 더 늘어날 이자 부담이 막막하긴 해도, 일단 잔금을 칠 수 있는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하루빨리 이자를 상쇄시킬 방법을 찾아보자 합니다.


이번 대출이 실행되면 총 대출이 40억이 되는 건가.. 아닌가, 35억에 포함했던 건가.. 계산도 되지 않습니다. 의미 없는 숫자 셈일 뿐입니다.

지금 어떻게든 살아내고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선물을 준비하기는 버거워도, 부부의 날을 축하할 수 있는 서로가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줄 수 있는 게 이 노래밖에 없다
가진 거라곤 이 목소리밖에 없다
이게 널 웃게 만들 수 있을진 모르지만
그래도 불러본다 니가 받아주길 바래본다​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다음주 부부의 날에 줄 수 있는 선물은
뼛속 깊이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마음과,
손 놓지 않아주어서 고맙다는 마음입니다.



줄 수 있는 게 이 마음밖에 없다

가진 거라곤 이 글밖에 없다

이게 널 웃게 만들 수 있을진 모르지만

그래도 불러본다 니가 받아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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