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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May 17. 2024

후순위 담보대출을 바라보는 너와 나의 시각

2년 전 무지성으로 계약한 지식산업센터의 잔금을 치르기 위해 대출을 알아보니, 예전과 달리 대출 가능 금액이 많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분양권 투자가 이래서 어려운 것이었구나 합니다.

미래에 생길 부동산 실물에 대해서 미리 투자해 놓는 것이니까요.

경제 상황, 정부 규제 등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감안하고 투자에 임해야 합니다.



특히 지식산업센터 투자는 2년 전에 비해 상황이 아주 많이 좋지 않습니다.

보유함으로써 얻는 수익이 대출 이자보다 많아야 의미가 있는데, 대출 금리가 2배 가까이 올라서 웬만한 수익으로는 매수의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대출 규모를 줄이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은행도 대출을 꺼려 합니다. 5% 가까이 되는 높은 대출 금리를 감당하겠다고 해도, 승인해 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다 보니 해당 지산 물건을 담보로 하는 것도 모자라, 보유하고 있는 다른 재산을 공동으로 담보해야 잔금을 치를 수 있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번에 저희가 해결해야 하는 지산 물건이 그러한 상황이어서, 전세 주고 나온 집을 담보로 후순위 사업자 대출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집의 시세에 비해 전세금 + 대출 금액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누가 보아도 임차인은 피해를 입을 여지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전세 사기'라는 흉흉한 말이 뉴스에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대출에 익숙하지 않은 임차인 분은 이 상황이 매우 못마땅하셨나 봅니다.


"어떻게 전세를 살고 있는 집에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가 있어요?"



대출 금액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임차인 분께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거라고 설명을 해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후순위 대출이기도 하고, 이만큼의 대출로 임차인 분께 영향을 줄 만큼 가치가 떨어지는 집이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불안하다고요."를 반복하시더라고요.



본인도 자가를 전세 주고 나오셨음에도, 임대인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시는 태도에 허탈하기까지 하더라고요. ​

여태껏 상식이 통하고 말이 통하는 임차인 분들을 만났던 것이 운이 좋았던 것이구나, 새삼 깨달았습니다.

상대방의 상황이 어떻든, 나는 10원 한 푼 손해도 없어야 함은 물론이고 마음에 거리끼는 것이 조금도 없어야 한다는 자세가 참 씁쓸했습니다.




다행히도 애들 아빠가 이틀간 여기저기 뛰어다닌 덕분에 후순위 담보대출을 받지 않아도 잔금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대출금액도 줄어들고 이자도 높아지지만,

의무도 아닌 전세보증보험료를 모두 부담하고 임차인 분에게 정신적 고통까지 받는 것보다는 낫다고 결론냈습니다.

최근에 제 주변에 너무나 좋은 분들만 가득해서 잠시 잊고 있다가 다시 한번 상기합니다.

세상에는 아무 자각도 없이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내가 할 일은 그 고통에 갇혀 있지 말고, 최대한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최선임을. 


+ 1. 그렇다고는 해도 상식이 통하는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2. 상대방은 내 요청을 거절할 권리가 분명히 있습니다. 일이 술술 잘 풀리면 오히려 이상한 것일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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