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드웬디 May 22. 2024

자주 보아야 진짜 가치를 알아요

'부자 동네'라고 해서 거리를 걷기도 어려울 정도로 그 분위기에 눌려본 적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예전의 압구정과 도곡동이 그랬고, 바로 얼마 전까지 한남동이 그랬습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걸친 것을 모두 합해도 10만 원이 안 되는 옷을 입고는 돌아다니기 버거운 동네라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기가 죽었든,
누군가 '그렇게 입고 어떻게 그 동네에 가냐?'라고 핀잔을 주었든,
그런 생각을 하는 자체도 싫어서 피했어요.


그러다 도곡동에 위치한 약국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이 으리으리한 동네에도 다 떨어진 운동화와 쿠션만 바른 얼굴로 활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계속 보면 편해지는 것은 일뿐만 아니라 사람, 환경 등 모두 다 그렇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발도 들이기 어려웠던 동네를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걸어 다닐 수 있다니, 어찌 보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콧대가 하늘 끝까지 솟아 있을 거라고 편견을 가졌던 도곡동 분들도,
여기저기 아프고 걱정이 많아 잠 못 이루는 분들이 많고
"어머, 정말 그래요? 어쩜 좋아~" 하면서 편하게 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동네가 익숙해지니 장점과 단점이 비로소 눈에 들어오고, 매매가와 전세가가 그렇게 형성된 이유도 수긍이 갑니다.


권위에 압도되었을 때에는 알 수 없는,
임장한다고 한두 번 와서는 파악할 수 없는 '동네 느낌'이 있습니다.

정말로 매수하려고 하는 지역은 자주 가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부동산 중개소 몇 군데 가 보고, 집 몇 번 둘러보고서 동네를 다 파악했다고 생각하면 계약서를 쓴 후에 아차! 하실 수 있어요.

가격의 추이와 거래량이 왜 그렇게 나오는지도 동네의 진짜 느낌을 몸으로 알아야 '그래서 그렇구나' 하고 더 이해가 됩니다.

부동산 투자는 '사람이 사는 곳', '사람이 일하는 곳'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에,
수치와 도표의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사람'이 직접 느껴야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정 이슈로 단기간 가격이 상승을 하면, 수치만 보아서는 아주 좋은 매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거품이 끼어있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익숙함에 가려서 숨어 있는 보석을 못 볼 수 있다.'는 투자 격언이 있기는 하나,

'잘 알지 못하는 데에는 돈을 집어넣지 말라.'는 보편적인 생각이 가장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동산 조정장에 투자를 시작하는 운 좋은 분들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