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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요가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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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ae Jul 27. 2024

나의 삶에 요가가 들어온 이유

뒤에서 슬금슬금 다가가 선생님의 등을 콕 찔렀다. 선생님 오랜만이에요. 하는 인사와 동시에 나는 품에 안겨졌다.


선생님은 나를 만나자마자 꼬옥 안아주었다. 오랜만이라고, 반갑다고 하는 인사와 함께 더 꼬옥 안아주셨다. 안겨있어서 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느껴졌다.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나는 어김없이 리시케시에서 요가를 했던 공간으로 순간이동한다. 수업이 시작되면 소년처럼 웃던 선생님의 얼굴은 진지해지고, 요가에 대한 경건한 마음이 느껴져서 나도 그렇게 임하게 된다.


처음 만나는 사람일지라도 함께 요가를 하며 가까워지기도 하고, 결국 해내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함께 수련하며 찍은 영상들 속에 나는 그들을 보며 웃고 있다. 매트 위에서 보내는 찰나의 시간 동안 나는 영원할 것 같은 행복을 느낀다.


나의 삶에 요가가 들어온 이유가 이런 것이겠지 하고 생각했다. 죽을 때까지 가지 않을 것 같던 나라를 두 번이나 가고, 여전히 그리워해서 꿈속에서 훌쩍 떠나는 나라. 어쩌면 내가 살고 있는 이 삶보다 인도에 있었던 시간들을 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말하면 더 잘 알아주는, 내가 잘 해낼 수 있게 나를 바라봐주는, 요가는 나에게 그런 의미겠지. 보잘것없는 나의 생에 요가가 찾아와 주어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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