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발리여행을 하고 나서
발리에서
나는 이제야 행복해지는 방법을 조금 알아낸 것 같은데 그들은 이미 그들이 있는 곳에서라면 어디든 놀이터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어 맘껏 즐기고 있었다. 가벼운 그들의 몸짓을 보고 유쾌한 언어를 듣는 것만으로, 나도 그 세계에 발을 들인 것 같았다.
내가 살던 곳에서 본 것들은 먼저 인사를 건네도 지쳐있는 사람들의 회색 표정과 이 나이라면 너는 이런 것을 해야 한다는 이미지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 너만의 어쩌구들이었다.
그들은 발리가 자기가 살던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며칠을, 몇 년을 머물러 살고 그곳에서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삶을 일구고 있었다.
그런 것들로도 삶을 장식할 수 있구나. 그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딱딱하게 굳어있던 것들이 그 나라의 날씨처럼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꽉 잡고 있던 손아귀의 힘을 풀고 느슨하게 놓아주는 법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가는 길에서 살짝 벗어난 길에서 눈부신 논밭과 처음 보는 꽃을 발견했다.
처음 만난 이방인을 어제 만난 이웃처럼 인사해 주는 사람들. 낯선 언어로 인사하면 나의 억양이 재밌는지 귀엽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들.
시계방향으로 흘러가는 하루들을 지날 때, 진이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이 오지 않을 때 눈을 감고, 혼자 내 동네처럼 걸어 다녔던 거리를 다시 걷고, 낯선 곳에서 요가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떠올려본다. 나는 여기에 살아 있고 그곳에 존재하는 기분이 좋았다.
어떻게 혼자서 그렇게 여행했고, 그 시간들 속에서 오롯이 즐거웠을까. 날씨마저 나를 안아주어 몸에 열이 날 것 같은 나라. 또, 눈을 감고 싶어진다.
그 나라가 나에게 주었던 것들이 흐려지지 않게 또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