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보는 개기월식

by narae

친구와 여행 일정을 마치고 침대에 누워 쉬고 있는데 메이트가 개기월식이 있다고 문을 두드렸다. 나가서 보니 붉은 달. 레드문이 떠 있었고 아래에서부터 위로 어두워진 것이 보였다. 한국에서는 반대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어두워진다. 달의 모습도 한국에서 보는 것과 다른 표정이었다. 한국에선 얼굴처럼 보였는데 여기선 흙감자 같다.


구름이 많이 낀 날씨여서 구름에 가려졌다가 달이 다시 나타났다가를 반복했다. 월식 때문에 어두워지는 것인지 구름 때문인지 헷갈려하며 다 같이 달을 봤다. 피크 시간이 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어서 돗자리를 가져와 아스팔트 바닥에 깔고 누워서 봤다. 누워서 보니 별도 잘 보이고 박쥐들도 보이고, 머리 큰 새도 봤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며 보는 별들은 너무나 아름답다. 아빠랑 몽골에 갔을 때 본 별들도 아름다웠는데 시드니에서 본 별들도 예쁘다. 날이 흐리고 달이 밝아서 쏟아질 것 같은 별은 아니었지만 오리온자리도 보이고, 하늘에 박혀있는 별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파란색인지, 노란색인지도 구별이 될 만큼.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달이지만 더 열심히 눈에 담았다.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지만 그리워할 시간이기에. 구름에 가려진 달을 보고, 다시 나타나는 달을 보고, 주변의 사람들을 보고, 친구도 슬쩍 보고. 지금 여기 있지만 언젠가 떠나야 하는 여행이기에 자꾸만 아쉬운 마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