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것을 안아주는
작년 가을에 다녀온 인도, 리시케시의 갠지스 강가.
청명한 빛의 강물은 보는 이의 마음도 맑게 해주는 힘을 가졌다.
강가는 인도의 강이자 신성한 강의 여신을 상징한다. 정화의 힘을 가지고 모든 것을 너그럽게 감싸 안아주는 어머니의 강이기도 하다.
그래서였을까, 머나먼 타지에서 온 나를 아무런 이유 없이 안아주는 것 같았다. 본래 있었던 자리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둥둥 떠있던 나를 아무 말 없이 품에 안아주었다.
리시케시에서의 날씨, 음식, 사람들, 요가,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편안했다.
그래서 나는 그곳에서 많이 웃었다. 내 표정을 본 사람들은 내가 원래 그렇게 맑게 웃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다. 인도에 가기 전에는 웃는 날보다 어두운 날이 더 많았는데.
강가에선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오고, 평온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서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물살을 탔다.
우리는 때론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행복을 마주친다. 그곳은 멀리 있지만 언제나 마음속으로 느낄 수 있는 나의 집이 되었다. 나만의 안식처를 발견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큰 위로가 될 것이다.
그 안식처가 어디이든, 잠시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곳이 나의 집이다. 내가 만나는 이들에게 내가 보았던 맑은 빛을 전하는 일, 그것 또한 내가 가질 수 있는 큰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