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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ae May 23. 2023

두려움이라는 스승

분노의 질주 Ride or die

영화의 부제목은 Ride or die, 달리거나 죽거나라는 뜻이 아니고 끝까지 함께 간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내 곁에 있을 충실하고 의리 좋은 사람을 의미하고 주로 힙합 문화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달리거나 죽거나가 맞는 것 같다. 아니 그냥 달리면서도 죽을 것 같고, 죽지 않을 것처럼 겁 없이 내달리는 사람들이다.


첫 장면부터 말이 되지 않는 연출에 입꼬리를 씰룩 움직였다. 말이 되지 않아서 더 재밌다. 귀를 때리는 비트와 강렬한 엔진음이 막힌 숨을 뚫어 주듯 시원하게 느껴졌다. 강렬한 그들의 비주얼만큼이나 행동력은 더 강력하다. 귀를 빵빵 때리는 비트가 나도 운전대를 잡고 질주하는 한 팀으로 느껴지게 한다.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역주행은 제일 약한 레벨이고 없던 길도 만들어 달린다. 길 위를 달린 다기보다 거의 날아다닌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말일테다.


그들은 두려움이란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인 것 같지만 두려워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이 가진 것 중에 가장 소중한 것, 가족.


가족을 잃지 않으려고 머뭇거리지 않고 길이 없는 곳으로 엑셀을 밟는다. 불길을 지나쳐도 눈하나 깜빡이지 않는다. 그 눈동자는 불보다 더 강한 힘이 담겨있다.

토레토가 아들에게 운전을 알려주며 했던 말이 있다. 자신의 운전실력이 맘에 들지 않아서 뾰로통해 있는 어린 아들은  자랑스럽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빠에게 말한다. ‘아빠는 두려운 게 없잖아요?’ 토레토는 말한다. ‘누구나 두려워한단다. 때론 두려움이 최고의 스승이지, ’


토레토가 말했던 두려움이라는 이름의 스승처럼, 제자가 그것을 깨우치고 새로운 배움으로 느끼게 되면 두려움이라는 스승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두려웠던 것, 나는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계속 마주하면 그것은 두려움 속에 가려져있던 하나의 마음임을 알게 된다. 계속하면 두려움도 옅어진다.

그리고 그 후에는 깊이 뭉쳐 있던 두려움이 단단하지만 유연한 무엇인가로 섞여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지게 한다.


두려움이라는 마음을 알고도 계속하는 것, 그건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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