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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어때 Mar 19. 2020

사심으로 추천하는
을지로의 오래된 맛집

오구반점과 평래옥


2020년, 이토록 미래적인 숫자를 살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흔적을 좇는 게 트렌드인 요즘이다. 그 트렌드의 한가운데는 아직 을지로다. '힙지로'라고 불린지도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을지로에는 사람들이 많다. 골목마다 생겨나는 새로운 가게들보다 정말로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맛집들을 골라보았다. 오구반점과 평래옥.



오구반점


을지로3가 5-9. 주소부터 간단한 이 곳의 이름은 오구반점이다. 사장님의 성함이 오구라는 설, 주소를 그대로 따왔다는 설이 돌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이 집의 메인 메뉴가 군만두라는 것. 짜장면도, 짬뽕도, 탕수육도 아닌 군만두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이 집의 군만두를 매일 넣어줬더라면 아무런 스토리 진전이 없이 군만두 먹방으로만 끝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대단한 맛을 자랑하는 군만두가 있는 곳이다.



그 소문의 군만두가 바로 이것이다. 한 접시 시키면 도톰한 군만두가 바짝 튀겨지듯 구워져 나오는데, 총 7개다. 홀수의 매력은 한 접시 더 먹는 데 거리낌이 없어진다는 것.



한 입 물면 바삭한 만두피가 부서지는 게 먼저 즐겁고, 뜨거운 와중에 육즙이 퍼져 행복해진다. 만두의 속을 보자. 부추와 고기, 고기와 부추, 오로지 두 가지로만 이뤄진 것 같은 단순함이 어떻게 이런 맛을 내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여럿이 가서 푸짐하게 시켜먹어도 좋다. 무슨 메뉴를 시켜도 실패한 적이 없다. 가게 인테리어만 봐도 이미 내공이 뿜어져나오는데 무슨 말을 하겠는가. 다양한 테이블과 좌석이 있으니 어떤 모임을 가져도 괜찮을 듯하다.



<오구반점>
운영 시간 : 11:00~21:30
일요일 휴무
메뉴 : 군만두 8,000원, 짜장면 5,500원







평래옥


이번에도 면요리집을 소개해야겠다. 을지로 3가역의 평래옥이다. 평양냉면은 진입장벽이 높은 음식이지만, 한 번 맛들이면 정기적인 간격으로 먹고 싶은 충동이 찾아오는 마성의 음식이기도 하다.



건물이 너무나도 새것이어서 오래된 맛집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지만, 1950년부터 장사를 계속해온 집이라고 한다. 이 집에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담백하고 매콤새콤한 닭무침이 나온다는 거. 닭무침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다. 담백하게 삶아낸 닭다리살을 결대로 찢어 갖은 양념과 고춧가루에 버무린 메뉴. 무슨 술과도 잘 어울리는 기본찬이다. 본 메뉴로도 판매하기 때문에 아쉽게도 추가는 안 된다.



둘째, 냉면 한 그릇이 아직도 10,000원인 것. 꽤나 치솟은 타 냉면집과 비교했을 때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이다. 그렇다고 음식에 충실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면과 육수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 맛도 풍요롭다.



매콤새콤한 닭무침 한 젓가락, 슴슴하고 감칠맛 나는 평양냉면 한 젓가락, 반복하다 보면 술이 술술 들어가는 마법이 펼쳐진다. 수요미식회에는 초계탕으로 출연했었는데 아직 못 먹어봐서 소개할 수가 없다.

좌식 좌석과 입식 좌석이 있지만, 늘 사람이 많아 원하는 좌석에 앉을 수 없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일까. 평양냉면 매니아들의 혈중평냉농도를 채워줄만한 가게가 하나 더 있다는 건 희망이다. 


<평래옥>
운영 시간 : 11:15~21:30
(브레이크 타임 15:30~17:00)
메뉴 : 평양냉면 10,000원, 초계탕 13,000원, 닭무침 반 10,000원








을지로에는 오래된 가게들이 아주 많다. 그리고 하나같이 왜 오래됐는지를 알게 되는 맛들을 만나게 된다. 을지로 3가 뿐만 아니라 다른 역 가까이에도 맛집들이 차고 넘치니, 다음 번에도 소개할 기회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1박 2일로 놀아도 충분한 을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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