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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어때 Aug 12. 2019

실내 스카이다이빙으로
언제나 쉽게 날아오르기

용인 실내스카이다이빙 체험장 플라이스테이션 


사람은 언제나 불가능한 것들을 꿈꾸고, 그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쉼없이 노력한다. 타고난 환경에서 벗어나려는 유전자라도 내재되어 있는 것일까? 현재 인간은 지구상의 어떤 생물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아가미 없이도 물 속을 노닌다. 그 중 가장 허황된 일은 허공에서 몸을 띄워 자유낙하를 마음껏 즐기는 스카이다이빙일 것이다.



스카이다이빙이란?

스카이다이빙은 높은 하늘에서 낙하산을 펼치지 않고 자유낙하를 즐기다가, 일정 고도까지 떨어지면 낙하산을 펼치고 착륙하는 항공 스포츠다. 1919년, 미국의 레스리엘 어빙이 500피트의 고도에서 뛰어내려 착지에 성공한 것이 최초의 기록이다. 국내에는 육군 공수부대의 창설로 1960년 최초로 도입되었다. 기체에서 뛰어내린 직후 약 60초동안 자유낙하를 하는데, 엄청난 스릴을 만끽할 수 있지만 동시에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할 경우 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플라이어들은 윈드터널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윈드터널

최초의 윈드터널은 공기 저항을 연구할 목적으로 고안되었고, 라이트형제가 적극 사용하여 비행기 실용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후 점점 발전해 스카이다이버의 훈련 도구로 쓰이기 시작했다. 실내에 인공 터널을 만든 후, 거대한 모터 팬을 아래에서 작동시켜 거센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이다. 윈드터널을 이용할 경우 낙하산이 필요없기 때문에 간단한 장비만으로도 충분히 플라잉이 가능하다. 낙하 시간 또한 정하기 나름이고, 여러 제한 사항도 실제 스카이다이빙보다 적은 편이다. 


무엇보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기 공급이 원활한 이상 언제나 플라잉이 가능하다. 자연스럽게 실내 스카이다이빙 또한 하나의 전문적인 스포츠로 주목받게 되었다. 팀을 이루어 플라잉을 겨루는 다이나믹 2/4웨이, 윈드터널 안에서 연기를 펼치는 프리스타일 등 다양한 종목이 생겼다.  2015년부터는 국제 항공 연맹에서 주최하는 세계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현재 전세계에 2만 명의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국내 최초 실내 스카이다이빙, 플라이스테이션

러시아와 미국, 세계 곳곳에서 즐길 수 있던 실내 스카이다이빙 시설이 우리나라에도 생겼다. 용인 에버랜드 5분 거리의 플라이스테이션이다. 올해 1월 정식 오픈한 후 <진짜 사나이>,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예능에 등장하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4개월만에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넓은 스크린이 압도적이다. 웅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윈드터널 안을 날아다니는 플라이어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체험객의 기대를 한껏 고취시키는 영상을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가면, 드디어 윈드터널을 만날 수 있다. 언뜻 보았을 때는 높이가 실감나지 않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층을 넘어서 높게 뚫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고 시속 360km의 바람을 타고 최대 10m까지 하이 플라잉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짧은 단위로 체험이 가능한 액티비티여서 선예약은 필수다. 리셉션에서 홈페이지에서 미리 해둔 예약을 확인하고 나면 안전 서약서를 쓸 차례. 위험이 따르는 액티비티이니만큼 서약서 없이는 임할 수 없다. 안전과 관련된 조항들을 잘 읽고 서명하면, 바로 옆 장비 대여소에서 일체형 플라잉 슈트를 받는다. 끈으로 조이는 운동화가 아닌 경우, 신발 또한 대여 가능하다.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곳>>>


다음으로는 영상을 통해 교육을 받게 된다. 올바른 플라잉 자세와 윈드터널 안에서 사용하는 수신호를 배우고 나면, 준비는 끝이다. 결연한 마음으로 고글과 귀마개, 헬멧을 쓰고 강사와 1:1로 짝을 지어 터널 앞 대기공간에서 기다린다. 이윽고 모터 팬이 돌아가며 귀마개를 뚫고 들어올 정도의 굉음이 울려퍼진다.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다.


강사가 먼저 윈드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평지처럼 걸어 들어가는 강사와 다르게 체험객은 밸리 자세를 취한 채로 터널 안으로 입성하게 된다. 만세를 하고 입구에 서 있다가 그대로 앞으로 기울어지는 것이다. 평지에서라면 바로 넘어져 바닥에 부딪치겠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자연스럽게 몸을 띄워주었다. 바람의 힘으로 공중에 떠오르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본격적으로 공중을 유영하기 전 바닥과 가까운 곳에서 수신호를 교환한다. 강사의 수신호에 따라 차근차근 정확한 자세를 잡아간다. 어려울 것은 없었지만, 바람 속에서 자세를 유지하려니 꽤 힘이 들어갔다. 완벽한 밸리 자세를 취하게 되면 강사가 붙잡지 않아도 둥실둥실 뜬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자세가 잘 잡힌 것 같아 만족하는 와중에 갑자기 강사가 팔과 다리를 하나씩 붙들었다. 뭔가 잘못하고 있나 싶어 자세를 점검하려는데 갑자기 몸이 하늘로 치솟아올랐다. 하이 플라잉이었다!


입에서 저절로 즐거운 비명이 터져나왔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솟구쳐 올라갔다가 또 빠르게 하강했다. 시야가 순식간에 휙휙 바뀌었다. 2층 카페에 앉아 터널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였다가, 눈을 깜빡이면 어느새 윈드터널 꼭대기였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까마득했다. 날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으면서도, 몸에 느껴지는 바람과 속도가 자꾸만 현실감을 불러일으켰다. 


터널 밖으로 나와 플라잉 슈트를 벗고 난 뒤에도 혼이 빠져나간듯 한참 얼떨떨했다. 장비와 슈트를 반납할 때까지도, 이 모든 게 2분 안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믿기 힘들었다. 강사는 자연스럽게 하이파이브를 하더니, 수료증을 넘기고 다시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바깥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는 굉음 속을 그는 가볍게 날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실감이 났다. 윈드터널 안을 날았었다는 게.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면?>>>


실제 스카이다이빙을 해 본 경험이 있으니, 실내 스카이다이빙에는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무척 만족스러웠다. 우선, 준비과정이 무척이나 간단했다. 실제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는 안전장비를 철저하게 착용한 후, 헬기에 탑승해 한참이나 올라가야 했다. 반면 실내 스카이다이빙은 간단한 장비만 착용하면 빠르게 플라잉이 가능했다. 게다가 실제 스카이다이빙의 두 배 정도 되는 시간동안 무중력 상태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체험할 때는 가장 기본인 밸리 자세를 배우지만, 다양한 동작을 취하면서 자유롭게 플라잉을 즐길 수 있는 프로 플라이어 교육과정도 수강 가능하다. 사흘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윈드터널 안에서의 30분이 포함되어 있다. 클래스 시간 전후로 강사의 브리핑을 받으며 자세를 보완할 수 있고, 강의를 수강하고 나면 강사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플라잉이 가능하다. 


사람이 꿈꿀 수 있는 일 중 가장 허황된 일에 가까운 스카이다이빙. 비용이 가볍지는 않지만, 태어나면서부터 느꼈던 중력을 잠시만이라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놀이기구는 물론이고 번지점프나 짚라인 등 온갖 액티비티를 경험해왔지만, 그 어떤 액티비티도 스카이다이빙만큼의 큰 짜릿함을 선사하지 못했다. 타고난 제약을 모두 벗어던지고 가볍게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싶다면, 이번 주말에는 용인으로 가자.



플라이스테이션에서 직접 날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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