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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어때 Aug 19. 2019

부산 아쿠아리움을 가다

아크릴 너머 작은 우주



아크릴 너머 작은 우주


동그란 지구본을 돌려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사는 행성은 녹색의 땅보다 파란 바다의 면적이 더 넓다. 바다가 지구 표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1%, 때문에 우리는 육지에서 걸으며 생활하지만 실상 물의 행성에 살고 있는 셈이다. 
어디 크기뿐인가, 바닷속 깊은 곳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미지의 세계다. 아쿠아리움은 직접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바닷속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2001년 11월 개관한 씨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은 영남지방을 대표하는 수족관이다. 2014년 7월에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 10개가 넘는 전시관에 총 250여 종 10,000여 마리의 해양생물이 살고있다. 또한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BRP(Breed, Rescue, Protect) 캠페인’을 실천하는 생태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수족관의 위치도 해운대 앞바다에 있어서 그런지 왠지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계단을 통해 지하 전시관으로 들어가자 바닷속처럼 꾸며진 내부공간이 나왔다. 첫 전시관은 ‘아마존관’으로 아마존강의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특히 몸길이 5m, 무게 200kg까지 자라는 거대한 피라루쿠(Pirarucu)가 눈에 띄었다. 현지어로 피라는 ‘물고기’, 아루쿠는 ‘붉은 열매’를 가진 식물을 뜻한다. 크기가 커질수록 꼬리가 붉어지는 이들에게 딱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어서 귀여운 펭귄과 수달의 생활공간이 나왔다. 씨라이프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온 자카스펭귄이 살고있다. 따뜻한 땅에서 온 펭귄이라 물놀이를 하는 수조를 감싸는 물의 온도가 포근했다. 그 옆에는 수달 가족이 살고 있다. 수달은 귀여운 얼굴과는 다르게 로맨티시스트다. 항상 물 위에 누워 둥둥 떠다닐 것 같지만, 잘 때는 다른 수달의 손을 꼭 잡는다고 한다. 물론 거센 물결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한 생존본능이지만.


수달을 만나보고 싶다면, 부산 씨라이프>>>



몇 개의 작은 전시관을 지나면 ‘상괭이병원’이 나온다. 우리나라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는 1.5m 정도의 작은 쇠돌고래과 해양생물로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섬 주변에 서식한다. 하지만 최근 혼획과 포획으로 개체 수가 줄어들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씨라이프는 그물에 걸리거나 다쳐서 구출되어온 상괭이를 구조하고 재활과 방류를 돕는다.



중앙 전시관으로 들어서자 상어가 나타났다. 씨라이프에는 그레이너스 상어, 제브라 상어, 샌드타이거 상어 등 다양한 종류의 상어가 있다. 상어는 그 존재만으로도 위압감이 들지만 이들을 보다 자세하게 관찰하고 싶다면 바닥이 투명한 보트를 타고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도 있다.



상어를 관찰하기 위해 유리창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순간 머리 위로 큰 물체가 지나간다. 커다란 가오리가 특유의 눈웃음을 보이며 다가왔다. 가오리는 마름모꼴의 넓적한 몸을 갖고 있어 바다 밑에 살기 알맞다. 매력적인 미소를 지닌 가오리지만 꼬리에 있는 날카로운 독침은 다이빙 슈트를 뚫어버릴 정도로 강력하니 혹여나 바닷속에서 만날 때는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아쿠아리움의 진짜 주인은 형형색색의 물고기 무리다.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에서 나올법한 다양한 열대어들이 눈앞에서 춤을 춘다. 주변의 빛을 받아 그대로 반사하는 해파리까지. 마치 물고기만 사는 행성을 엿보는듯한 착각이 든다. 비록 그들이 헤엄치던 바다보다는 작고 좁은 공간이겠지만, 다른 우주가 보였다.


부산에서 만난 다른 우주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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